요괴사전

제 1 화 요괴퇴치사※귀신사진주의※

도망치듯 공원의 입구에 도착하자 머리 속으로 메세지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저들이 나를 헤치지 못하는 것과 내가 저 요괴들을 보며 느끼는 공포감은 별개였기에 나는 도망치는 일이 꽤 잦은 편이었다.

시각적인 공포가 얼마나 무서운지 다들 알거라 믿는다.

YOU

“아, 근데 이번에 놓치면 안 된다고 메세지 날라왔는데...”

주신은 생각보다 스마트했고, 그가 우리에게 일을 줄 때 스마트폰의 모습을 한 요괴사전으로 메세지를 전달해왔다.

적당한 명칭이 따로 없었기에 나는 그냥 요괴워치라고 부르고 있다.

만일 만화가 떠올랐다면 당신은 나의 동지ㅎ

뷔 image

“가라, 김00!! 넌 할 수 있어!!”

YOU

“미친 너구리야! 네가 내 수호신이라면서!!”

뷔 image

“흐, 흥! 미친 너구리라고 불러서 삐졌다! 너 혼자 가!”

저 망할 너구리가!!

그냥 겁 먹은 거면서 내 말에 삐친 척 등을 돌리는 녀석을 있는 힘껏 노려보다 이내 시선을 슬쩍 악수쪽으로 돌렸다.

그러나 그 사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습이 보이지 않는 녀석에 고개를 돌려 이리저리 돌아보는데 머리 위쪽에서 들리는 아기 울음 소리에 나와 뷔는 두리번 거리던 고갯짓을 마치 짜기라도 한 듯 동시에 멈췄다.

아니, 몸이 경직되어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이겠지.

-응애

YOU

“우아악ㅏ, 시발!!!!”

뷔 image

“이런 미친!!!”

천천히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본 나와 뷔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비속어를 날리고 주먹을 뻗어 악수의 멀굴을 날려버렸다.

그러나 너구리의 짧은 팔은 닿지 않고, 내 주먹에만 맞은 녀석은 아기 울음 소리를 내며 철퍼덕하고 땅에 떨어졌다.

울음 소리를 들으니 마치 아기를 학대한 기분이 들었지만, 마음을 굳게 먹기로 했다.

아까까지는 무서워 겁에 떨었지만 원래 처음이 무섭지 두 번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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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너는 헤치짇 못하고 이렇게 잘 때리면서 왜 항상 나를 앞장세우는건데!”

YOU

“그런다고 앞장 선 적이나 있냐! 나 아직 18세 미성년자거든?! 저 자식이 날 공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도 생긴 게 무서우면 무서운거야!!

엎어진 녀석이 기절했는지 살펴본 뷔는 그 위에 올라타 나를 타박하기 시작했다.

내가 반박하는 말에 악수의 몸 위에서 펄쩍펄쩍 뛰면서 열을 내는 너구리를 무시하고 주머니에서 요괴워치를 꺼내들어 지옥의 문 아이콘을 클릭했다.

어플이 실행되자 땅에서 붉은 안개가 올라오더니 그대로 땅이 갈라지며 커다란 붉은 문이 솓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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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봐도 무서운 문이야.”

문이 올라오자 바로 내 어깨위에 올라탄 뷔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이윽고 문이 열리며 뻗어나오는 검은 손들이 악수를 회수해갔다.

악수가 날 해칠 수 없었던 이유, 겁 먹고 도망치려던 내가 악수를 한 방에 제압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주 간단했다.

내 영혼이 엄청난 신성을 가진 이의 환생이기때문이다.

문제는 신성을 다룰 줄 몰랐기에 요괴에게 직접적으로 닿아야지만 처리가 가능하다는 거다.

이렇게 겁 많은 내가 가까이 다가가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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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일했더니 슈크림 빵이 먹고 싶네.”

YOU

“?? 일은 나 혼자 했는데?”

뷔 image

“뀨?”

“...뻔뻔한 돼지 너구리 같으니라고.”

이러니 저러니해도 너구리는 귀여웠다. 젠장!

그렇게 내 지갑은 또 슈크림 빵에게 털리고 말았다.

주신 image

주신

-무녀의 수호신인 뷔는 주신의 부름에 답하라.

뷔 image

“...쫑마 이따가 하믄 안 댕니까”

00의 지갑을 털어서 산 슈크림 빵을 먹고 있었을까, 갑자기 주신에게서 메세지가 날라왔다.

이미 입 안 한 가득 슈크림 빵을 담고 있었기에 우물우물 거리며 뭉개진 발음으로 대답하는 뷔를 보며 신은 긴 한숨을 내뱉었다.

주신 image

주신

-...본래 모습을 갖춰라.

주신의 말에 뷔는 입가에 묻은 크림을 닦아내고, 펑! 하는 연기와 함께 변신을 풀었다.

그러자 훤칠한 키에 살짝 눈꼬리가 내려간 동글한 눈, 붉은 끼가 도는 입술을 가진 아름다운 밈의 남자가 뷔가 있던 자리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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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 일이세요? 신님은 항상 00이 없을 때만 연락하더라.”

주신 image

주신

-...오늘 악수를 처리했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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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거요? 얘가 날이 갈수록 펀치력이 늘어요. 장난 없다니깐요?”

주신 image

주신

-또 그 아이가 직접 처리했다고?

뷔 image

“그럼 누가 해요?”

주신 image

주신

-...넌 도대체 뭘하고 있는 것이냐? 내가 왜 널 그 아이 옆에 붙여놨는지 잊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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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하라고 그러신 거잖아요.”

당당하게 대답하는 뷔에 주신은 인상을 찌푸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그를 보며 더욱 뻔뻔하게 어깨를 들썩이는 뷔의 행동에 주신은 자신이 18년 전 그를 선택했는지 고뇌했다.

주신 image

주신

- 네 본분을 잊지 말거라. 너를 하찮은 요괴에서 수호신으로 바꿔 준 내 은혜를 잊지 말란 말이다. 내가 너에게 바라는 것은 그 아이의 안전뿐이다.

그렇게 말한 신은 그대로 연기가 되어 흩어져 사라졌다.

그에 뷔 역시 다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귀여운 너구리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뷔 image

“예이, 예이. 여부가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