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괴사전
찬성


나에게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보인다.

어릴 적부터 보였고, 지금 역시 마찬가지다.

그들은 사람의 형상을 띄고 있기도 했고, 괴물의 모습을 띄고 있기도 했다.

내가 그들을 보듯, 그들도 나를 봤다.

어릴 적에는 두려움에 떨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그들이 나에게 해를 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뷔
"슈크림 빵!! 슈크림빵 사줘!! 신에게 공양을 받치거라!"

나에게 조막만한 손을 내미는 이 너구리의 이름은 뷔.

내가 태어났을때부터 내 주변을 떠도는 너구리 요괴이다.

본인말로는 내 수호신이라는데 같이 지낸 디 18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수호신이라는 녀석이 내 옆에서 한 일이라곤 슈크림빵 삥뜯기 뿐이었으니.

YOU
"...네 입에 묻은 크림이나 닦아."

내 말에 손바닥으로 입에 묻은 크림을 닦아내는 뷔는 다시 내게 앞발을 내밀었다.


뷔
"자, 다 닦았다! 이제 슈크림빵을 내놓거라!"

그렇게 먹고 또 쳐먹냐는 비꼬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다니... 조그만게 엄청 먹네.

녀석 때문에 한 달 용돈을 슈크림 빵값으로 다 쓴 것도 벌써 8년 째다.

YOU
"나 용돈 다 썼어. 이 돼지 너구리야."


뷔
"세상에 이렇게 잘생긴 나한테 돼지 너구리라니!! 난 그런 혼종이 아니야!!"

스스로 잘생겼다고 계속 그러는데 너구리가 다 똑같이 생겼는데 뭐가 잘생겼다는건지...


뷔
"나타났다, 저 녀석이야!"

그리고 그런 너구리를 하찮게 여길 때쯤 등장한 불길한 기운의 무언가에 좀 전의 장난스런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이 우리는 숨을 죽였다.

요즘 들어 실종 신고가 자주 들어오는 송도 공원.

그 실종 사건의 범인은 지금 우리가 몰래 숨어 보고 있는 '저 것'.

몸은 짐승의 형태를 하고 있으나, 머리는 도깨빙 형상을 하고 있는 녀석은 '악수'라 불리는 요괴이다.

악수는 인적이 드문 곳에 숨어 아기 울음 소리를 내, 사람을 유인해 잡아 먹는 아주 질나쁜 녀석이다.

중학교때 우연히 나쁜 짓을 저지르던 요괴를 지옥의 문 넘어로 보낸 후, 창조주인 주신에게 강제 스카웃 당해 3년 째 극한 노동 중이다.

나는 아직 18살이고, 사람이고, 겁도 많은데... 아군이라곤 슈크림 돼지 너구리 뿐이라니...

YOU
"...쟤 얼굴 너무 무섭지 않냐...? 왜 저렇게 커...?"


뷔
"...도망칠까."

당연하게도 뷔 역시 겁이 굉장히 많았다.

우린 곧장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