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민트향 라벤더 (시즌 1)

EP34. 눈물 < 미소

※ 이번화는 태형의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일정하게 들려오는 병실의 기계음 사이사이에 불규칙한 내 심장소리가 함께들린다는 걸 눈치채고 나서야 비로서 내가 이미 일을 저질러버렸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 내 앞에 눈 감고 있는 건 여주고, 여주에게 꽃을 쥐어준지 3시간째라는 걸 말이다

멀쩡한 나조차도 그닥 신경쓰지 않던 기계음이 반복되니 소음처럼 느껴지는데 그럼에도 깨어나지 않는 여주를 난 끊임없이 바라보며 초조하게 기다렸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가 깨어나도, 깨어나지않아도 두려운 건 마찬가지였다

깨어나도 여전히 모든 걸 기억하고 있을까봐, 혹은 영영 깨어나지 않을까 심장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우정과 사랑 중 무엇을 택하겠냐는 질문이 우스웠을땐 언제고 우정을 버린채 사랑을 택한 내가 결국에는 비참한 현실을 맞이하게 된 것 같아 한심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애가 타는 몇시간이 지나간 후,

김여주

"...누구...세..요?..."

모든게 틀렸다고 고개를 떨군 채 가로저으며 스스로 결말을 짓던 와중 너무 오랫동안 듣지 못해 하마터면 내 귀를 의심할 뻔 한 목소리, 여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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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떨군 고개를 서서히 들자, 정말로 내 앞엔 여주가 깨어난 채 날 바라보고 있었다

이 세상에 처음 눈을 뜬 듯 아무것도 담겨져있지 않은 맑은 눈과 의문 가득히 아리송한 표정, 여주는 마치 하얀 백지와도 같이 모든 것을 지워버린 상태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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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ㅇ,여주...야...."

아주 천천히 그녀에게로 다가가도 좀전의 내 걱정과는 다르게 내게서 민트향이 난다고 경계하지도 않았다. 여주는 저주와 같다고 하던 그녀의 능력마저 손에서 놓아버린..상태였다

김여주

".....??"

여주에겐 어떨지 몰라도 어쩌면 나에게 만큼은 다행인 일이었다

아픔에 아픔이 꼬리를 문 채 그녀를 괴롭히던 기억, 누군가를 좋아하고 또 싫어했던 기억, 그 모든 기억들이 묻혀진 하얗디 하얀 그녀의 세상에 이제는 그녀와 그녀의 맑은 눈에 유일하게 담긴 나만의 이야기를 써내려 갈 수 있게 되어 너무나도...

정말로..너무나도 다행이었다

먼 길을 홀로 달리고 달려 이제서야 비로서 쌓였던 내 아픔과 걱정은 한 줄기 눈물을 타고 흘러내렸고 새롭게 맞이할 기쁨이 입가에 자리잡았다

난 계속해서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이 겨우 올라간 내 입꼬리에 닿기전에 닦았다. 혹시라도 흘러내린 아팠던 기억들이 입가의 기쁨에, 더 없이 행복한 기쁨에 번질까봐...

그리고 난 그 어느때보다도 정확히 내 두 눈에 그녀를 담은 채로 살며시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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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여주야...기억..안나? 나..태형이잖아,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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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 남친..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