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민트향 라벤더 (시즌 1)

EP36. 처음이 아니라서

※이번화는 여주의 시점으로 전개됩니다!

몇 주후

'뚜르--- 뚜르르---'

'연결이 되지 않아 삐소리 후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며 통화료가 부ㄱ.....'

김여주

"하아...."

벌써 수십통째 걸고있는 전화였지만 태형이는 전화를 받지 않고 있었다

기억을 잃은 뒤에 하루도 빠짐없이 태형을 만나며 의존해왔던 나였기에 이제는 나자신도 그가 곁에 없다는 게 불안한 것인지 태형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걸까 애가타기 시작했다

벌써 시곗바늘은 10시를 넘어가고 있었고 내 마음 역시 불안에서 절망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혹시 이젠 내가 싫어진게 아닐까

수도 없이 잘해줬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건 세차게 가로짓는 내 고개와 망설임뿐 이라서

아무리 노력해도 내 기억은 돌아올 생각이 없어보여서

그래서 날 놓아버리자 마음먹어버린 건 아닐까

혹시나 하는 생각들은 기다림의 한계에 부딪혀 알수없는 공포심으로 변해갔고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띵동~!!'

그때, 초인종이 울렸고 동시에 초인종을 울리며 들어올 태형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철컥!'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고 그 앞엔 와이셔츠 단추가 풀어진 채로 술에 쩔어 있는 태형이와 여기까지 힘들게 왔음을 보여주는 그의 부하직원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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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푸으....딸꾹....여주야아ㅏ...힣..."

김여주

"...김태형!!.."

직원

"아...안녕하세요..김대리님이 많이 취하셨는데 댁이 어딘지 몰라서요..그런데 계속해서 대리님이 이쪽으로 가자고 난리를 피우시길래.."

김여주

"아...네....감사해요 힘드셨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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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아!!!!! 더 마실꺼야아ㅏㅏㅏ....으히히..히끅"

김여주

"하아...태형아 너 취했어 더 마시긴 뭘 더 마셔!!! 얼른 들어와"

날 떠나지 않았다는 안도감도 잠시, 도대체 술에 떡이 될 지경까지 바쁘고 슬픈일이 뭐였는지, 왜 나한테 그 많은 시간동안 전화 한통, 아니 문자 한통도 남기지 않았던건지 짜증아닌 짜증이 났다

김여주

"...저..데려다 주셔서 감사해요 많이 피곤하셨을 텐데 얼른 가보세요ㅎㅎ"

취할대로 취해버린 태형을 빨리 침대로 옮겨야했기에 급한대로 냉장고로 뛰어가서 마구 뒤적이다가 아무거나 집히는 대로 음료를 전해주고 문을 닫았다

김여주

"끄으...아오 디게 무겁네...김태형!!! 제대로 좀 걸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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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우응....여주야아ㅏ..나 보고 시퍼쓰어엉...!? 에히히ㅣ"

김여주

"어어~그래그래 보고싶어 죽는 줄 알았어 그러니까 얼른 들어가자고 응!?"

주사가 애교인건지 꼬인 혀로 웅얼거리며 태형은 자꾸만 온 몸을 내게 기대어왔다

김여주

"으윽...왜 자꾸 기대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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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흐잉...여쭈 나 시러어...?? 그른고야아...?? 내가 시르어진그야아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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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푸흐...히끅...."

태형은 더욱 더 비틀거리더니 이내 내 어깨에 얼굴을 묻어버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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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흐끅...크흑.....흑....."

이내 뭐가 그리 힘들었는지 울음을 떠뜨리고야 말았다

김여주

"ㅁ,뭐야...너..울..어!?...야아...왜 울어!!!"

태형은 어깨까지 들썩여가며 흐느껴 울었다 그가 얼굴을 파묻은 내 어깨의 옷이 젖어갔고 어쩔줄 몰라하던 나는 일단 두 팔로 꼭 안아주었다 큰 소리로 울지않는 작은 흐느낌이 자꾸만 심장을 긁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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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끄흡....큭.....너언...내가아 시러진거야..??..시러할꺼야아..??"

김여주

"아니, 태형아 진정하고..응!? 내가 왜 널 싫어하냐니까!! 도대체 왜 그러는 건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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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푸흐...끅...씨발...너는 그 새끼가 더 좋잖아 그런거자나!!!!!!!"

김여주

"뭐...?..너 지금 뭐라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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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씨발 다 싫다고오!!!!!!!! 그 새끼가 매일 니 주변 멤도는 것도오...매일 지켜보는 것도오!!!!!다 좆같이 싫다고오!!!!!!"

김여주

"..야 김태형.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해대는거야!!!!!!!"

사실 이렇게까지 태형이 확인시켜주지 않아도 나도 시선하나쯤은 캐치할 수 있는 애였다 매일 밤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에서 느껴지는 시선이 지금 태형이 뭣같이 싫다는 그의 시선임을 기억없는 바보같은 나도 알 수..있었다

너무 놀라 여전히 날 잡고 늘어지는 태형을 눕히고는 창문가의 커텐을 들춰 밖을 살펴보았다

설마했지만 역시나 내 쪽을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고 어둠 속이었지만 난 확신할 수 있었다

김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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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머지않아 그와 내 시선이 마주쳤고 그는 살며시 미소지어보였다 하지만 왜 일까 그의 표정에 알게모르게 슬픔이 묻어져나왔고 흘러나오지 않은 그의 눈물은 내 두눈에서 뺨으로 천천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나의 눈물을 본 그는 표정이 잠시 굳어졌고 곧 나를 보는 시선을 이어가며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축쳐진 입꼬리의 한쪽 끝에서 끝으로 스마일을 그렸다

문득...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가 낯설지 않은 건 그가 나에게 처음이 아니라서가..아닐까

이렇게 멀리서도 느껴지는 따스함으로 그가 나에게 다가오는 건 내가, 기억을 잃어버린 내가 그에게 처음이 아니라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