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없는 새끼"
80_ “슬픈 행복”



하성운
결혼식이 다음주였던가_

하여주
응


하성운
그때까지 쾌차하시긴 힘들겠지_

하여주
마음의 준비하라잖아

하여주
당연히 안 되겠지_

예전과 달리 실망감이 묻어나오는 여주의 표정에 성운이 애써 화제를 바꾸려 애썼다.


하성운
참, 하객은 얼마나 온데?

하여주
글쎄_ 아마 다 합하면 300 가까이 되지 않을까


하성운
300 밖에 안 되나?

하여주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잊었어?

하여주
이정도도 많은 거야


하성운
뭐_ 그것도 그렇지만


하성운
참, 신혼집은 구해놨으니까 결혼식 끝나는대로 알려줄게

하여주
웬일이래_ 일사천리로 일을 다 끝내고


하성운
웬일은 무슨


하성운
아무튼, 나도 이만 들어가봐야 하니까 결혼식 날 보자

하여주
알았어, 가자

결혼식 당일_ 신부 대기실_

하여주
하..


전정국
긴장되십니까

하여주
아니, 뭐_ 긴장된다기 보다는..


전정국
긴장하셨네요

하여주
우리 식 시작까지 얼마나 남았지?


전정국
20분 정도 남았습니다

하여주
그래?

하여주
전비서도 그만 나가봐

하여주
가서 들러리 연습이나 하고


전정국
걱정해주시는 겁니까?

하여주
그런 거 아닌데_


전정국
아닌 게 아닌 것 같ㅇ_


박지민
여주씨_

하여주
아, 지민 씨 왔어요?ㅎ


전정국
그럼 전 이만 나가보겠습니다

하여주
알았어


박지민
결혼 축하해요_ 오늘 진짜 예뻐요,, 천사 같아ㅎ

하여주
고마워요

하여주
그동안 서로 연락이 뜸했는데 이렇게 만나니까 너무 좋네요_ㅎ


박지민
이거 받아요

주머니에서 작은 선물 상자를 꺼내 건네는 지민_

하여주
이게 뭐예요?


박지민
결혼 축하 선물_

하여주
이런 거 안 줘도 되는데..


박지민
내가 주고 싶어서 그래요_ 친구 사이에 이 정도는 줄 수 있잖아요

하여주
ㅎ_ 고마워요


박지민
그럼 난 식장에 들어가 있을게요_ 이따봐요

하여주
잠깐만요, 지민 씨

뒤돌아 신부 대기실을 나가려는 지민을 불러 세우는 여주_

하여주
예전에, 지민 씨가 미국 돌아오면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잖아요


박지민
아, 그랬었죠_ 뭔데요?

하여주
우리 존대 그만 써요


박지민
네?

하여주
친구잖아요_ 어떤 친구가 서로 존대를 써요

하여주
괜찮죠?

여주의 말에 살짝 웃음을 보인 지민이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말이었기에, 하지만 내가 선뜻 하긴 힘든 말이었기에 지민의 웃음이 더욱 빛났다.


박지민
좋아_ 그럼 이따 식장에서 보자


박지민
여주야ㅎ

식이 시작할 무렵_

원래라면 느껴졌을 옆자리의 온기는 차가운 허공만이 서있었다.

하여주
예전같았으면..이게 당연했을 텐데

아니, 애초에 예전이었다면 이 자리에 서 있을 수도 없었겠지.


전정국
왜 그러십니까?

하여주
아냐_ 아무것도

하여주
이제 곧 들어가야 돼


전정국
네, 저도 준비 끝났습니다

비장한 눈빛으로 꽃바구니를 들어올리는 정국에 웃음이 나오는 여주지.

하여주
꽃바구니 하나 드는데 왜 이렇게 진지해ㅋㅋ


전정국
당연히 진지해ㅇ_

따르릉_

하여주
뭐야, 무음으로 안 해놨어?

아까 전의 웃음은 어디간 건지, 금새 여주의 표정이 싸해졌다.


전정국
죄송합니다..잠시만_

하여주
바로 시작인데 뭘 잠시만이야


전정국
*여보세요

하여주
전비ㅅ_

눈치를 보던 정국의 표정이 차츰 굳어갔고, 이상함을 감지한 여주가 입모양으로 무슨 일이냐 물었다.


전정국
회장..님

하여주
무슨 일이냐니까?


전정국
큰회장님께서..


전정국
돌아가셨답니다..

순간 들려온 정국의 말을 뒤로 하고, 성운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타고 들려왔다.


하성운
신부, 입장!!

문이 열리며 큰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지만_

그 순간 여주의 귀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스토리를 구상하다보니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난 줄 몰랐네요..ㅎㅎ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