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가지없는 새끼"
82_ “장례식”


장례식장_

조문객들이 줄을 지어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여주엄마
여주야..이제 들어가서 좀 앉아


여주엄마
사흘째 계속 아무것도 못 먹고 서 있으면 쓰러져

여주는 고개를 내저을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여주엄마
하..

장례식장 안은 많은 사람으로 붐볐지만_ 정작 여주와 가족들에게 형식적인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여주는 그런 사람들을 보고 치가 떨렸다.

평소에는 잘 좀 봐달라며 고개 숙이며 빌빌 길었던 사람조차_ 죽으니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국화 한 송이만 얹고 나가는 것이 끝이었다.

그들이 하는 절 따윈 보고 싶지 않았던 여주는 그래서 밖으로 나온 것이다.

조문객
회장님의 명복을 빕니다_ 많이 힘드시겠어요


여주엄마
아_ 와주셔서 감사ㅎ..

하여주
장례식장에 와서 할 말이 그것밖에 없으면 조의금도 그냥 계좌로 보내시지 그러셨어요

조문객
예..?


여주엄마
여주야..!

울분이 섞인 채 말하는 여주에, 그 누구도 그 자리에서 여주를 말릴 수 없었다.

하여주
다른 사람들도 다 똑같아..!

하여주
맘에도 없는 말 떠들거면 차라리 오질 말던가..!!

하여주
조의금 몇 백, 몇 천씩 내서 잘 보이려는 거 누가 모를줄 알고!!


하성운
하여주..?!

입을 틀어막으며 주저앉아 우는 여주를 성운이 뒤에서 꼭 안아주었다.

그리곤 여주의 등을 살살 토닥여줬지_


하성운
괜찮아..울지 마

하여주
정말..인생에 도움이라곤 줄 생각도 없는 아빠야..

하여주
정말..흐읍..

그때, 여주의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박지민
여주야..

하여주
지민..씨


여주엄마
우리 여주 아는 분인가요?


박지민
아, 네_ 여주 친굽니다


여주엄마
그럼, 조문하기 전에 우리 여주 밥 좀 먹여줘요


여주엄마
얘가 사흘 전부터 물밖에 마시질 않아서_


박지민
알겠습니다_

지민이 앉아있는 여주의 팔을 붙잡아 일으켜 세웠다.


박지민
괜찮아? 일어날 수 있겠어..?

여주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박지민
얼른 가자

자리에 앉은 여주가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 안았고_

지민은 여주의 상태를 살피곤_ 얼른 밥과 육개장을 챙겨 여주의 손에 쥐어줬다.


박지민
한 숟가락이라도 먹어_ 어머님께서 너 사흘 전부터 아무것도 안 먹었다고 걱정하시더라..

하여주
..고마워

힘겹게 한 숟갈을 뜰까 하는 순간_ 여주의 눈에서 눈물이 다시금 새어나왔다.

지민은 말없이 여주에게 휴지를 건네 주었다.

하여주
너무 추하다..ㅎ


박지민
아냐_ 충분히 그럴 수 있어


박지민
그 슬픔을 어느 누가 가늠하고 이해할 수 있겠어

하여주
아버지가 너무 미워..

하여주
웃음 대신 눈물만 줬던 아버지가..

하여주
끝까지 나한테는 눈물만 주고 떠나버렸어..

무언가 말을 꺼내려던 지민이 화제를 급히 돌렸다.


박지민
민윤기 씨는 어딨어요?

하여주
..첫째 날에 다녀갔어요

하여주
일도 있고 하니까..3일 내내는 제가 안 된다고 했어요


박지민
그렇구나_


박지민
얼른 먹어_ 식겠다

하여주
고마워..와줘서


박지민
당연히 와야지_ 난 마지막날에 와서 미안한데..

하여주
지민아..


박지민
응?

하여주
넌..절대 나보다 먼저 죽지 마


박지민
그게 무슨 소리야..먼저 죽지 말라니

하여주
너도 윤기 오빠도..

하여주
엄마도, 오빠도..전 비서도

간신히 울음을 참은 여주가 간신히 말했다.

하여주
나한테 소중한 사람은..다 나보다 먼저 죽으면 안 돼

하여주
이기적이지만..그랬으면 좋겠어..

하여주
그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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