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을 발라주는 "너의 입술."
립발너입 02.


김여주
지랄하지 말고.


박지민
지랄이라니, 이쁜아. 이건 사실인데.

한 마디를 지지않고, 눈이 휘어지도록 생글생글 웃어보이는 지민에 속이 타오를 대로 타오른 여주는 그대로 지민의 뒷목을 잡고 자신의 얼굴에 가까워지도록 거칠게 끌어당겼다.


박지민
으응?

김여주
..재수 없는 놈.


박지민
싸가지 없는 사람.

여주가 인상을 구기며 독설을 뱉었다. 이에 여주는 한숨을 내쉬고서는 입을 열었다.

김여주
좋아, 이제 니 입에서 다시는 그런 말이 못 나오도록 해줄게.


박지민
좋은 방법이라도 있나 봐?

여주는 씨익 웃었다. 웃음이라기엔 비소 같았지만 말이다.

김여주
너, 내 밑에서 일해라.

김여주
오늘부터 내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맡게 된 사람이야.


김태형
...


박지민
안녕하세요. 박지민이라고 합ㄴ..


김태형
김여주, 분명 "년"을 데려오겠다고 하지 않았었나?

태형은 지민의 말을 끊고 어딘가 삐딱해 보이는 태도로 여주에게 물었다. 허접한 "년" 말고 다른 아이를 찾아오겠다고 한 것이 태형에게는 여자를 데려오겠다는 소리로 인식이 된 듯 했다.

김여주
내가 데려온 사람인데 불만이라도 있어?


김태형
그러게. 왜 짜증이 나지.

김여주
우리 태형이, 나한테 질투하나?


김태형
이상한 소리 하지마. 너 연예인이야, 김여주. ..괜히 스캔들 만들지마.

김여주
그래, 그렇겠지.

여주는 생글생글 웃어보였다. 장난끼를 한껏 머금은 듯이. 하지만 그 장난끼 안에는 왠지 비릿한 괴로움이 어려 있는 듯 했다.


박지민
음, 이쁜아?

김여주
? 뭐.

지민은 여주의 귀에 다가가 무언가를 속삭였다. 앞에 있는 태형이 못 들을 정도로.


박지민
쟤 좀 나가있으라 그래.

김여주
..김태형, 잠깐 나가 봐.

여주는 문을 향해 고개를 까닥거렸다. 태형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는 듯 하였으나, 이내 꼬리를 내리고 나가는 태형이었다.

김여주
뭔데.


박지민
왜긴 화장해야지. 아니면.. 쟤 보는 앞에서 해줄까?

김여주
아가리 여물고 빨리 하기나 해.


박지민
하라면 해야지.

지민은 립스틱 하나를 꺼내와서 자신의 입술에 발랐다. 지민의 입술은 곧 여주의 입술와 맞닿았고, 이내 여주의 입술은 석류를 머금은 듯한 매혹적인 색깔이 물들어져 있었다.

다른 화장품들은 평소와 같이 무난하게 발라주었지만, 어딘가 야릇해 보였다. 지민의 야시시한 눈 때문일까.


박지민
눈 떠.

김여주
....

지민의 솜씨가 만족스러웠는지 여주는 아무 말 없이 거울만 들여다 보았다. 유리처럼 투명해 보이는 피부, 석류 빛이 도는 입술, 오똑한 코, 오늘따라 더욱 더 반짝거리는 큰 눈. 어느 누가 지금 여주의 모습을 보고 예쁘지 않다고 생각 할 수 있겠는가.


박지민
마음에 들어?

흡족한 듯한 여주의 반응에 생글생글 웃으며 지민은 입꼬리를 올렸다.

김여주
음, 뭐. 저번에 있던 년 보단 낫네.


박지민
저번에 있던 애는 어땠는데?

김여주
실력은 쓰레기에, 낙하산으로 들어온 애 였어.


박지민
그래? 나 보다 좋아?

김여주
아니, 너가 훨씬 좋ㅇ..

김여주
..아 씨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