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하, 사랑합니다.
22. 모두가 살아남기를


시람들은 미친 듯이 떼 지어 몰려왔다. 서로 칼을 들이대면서 음식을 내놓으라고 협박했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피 냄새로 진동을 하고 정상적인 사람은 없었지.


김동현
하, 빨리 처리해 저 놈들…아무리 그래도 로즈마리 백성들을 죽이는 건-

“내놔, 내놓으라고……! 다 죽여버릴거야…….”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중얼거리는 걸 보니 델리나 사람이구나.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당장 칼을 휘둘러야만 했다. 내가 지금 죽인 사람 수가 더 늘어간다 해도.

“폐하는 피하십시오. 여기는 정상인이 없습니다.”


김동현
그럼 우리 백성들이 다 죽어도 지켜만 보라는 거야? 저기 봐, 아이나 노인 가릴 것 없이 피를 흘리고 있는 거.

다 쓰러져가고 있는 판에 나는 황제라서 가만히 있으라? 말도 안 되는 소리. 칼을 들고 당장 제압을 하러 나섰다. 목숨이 위험했지만.

“폐하, 여기는 저희가 처리할 테니 제발…….”

그 말을 들은 순간 칼이 팔로 들어왔다. 아 시X,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주변 사람이란 사람은 다 베어버렸다. 너희가 먼저 시작한 거야.

“ㄱ, 그 폐하 지금 동맹국인 루비아에도 피해가 간다고 합니다. 델리나 사람들이 거기도 들어가 버린 바람에-“


김동현
막아, 막으라고. 박우진한테 이대휘부터 지키라고…….

한눈을 판 사이에 다리 쪽에도 칼이 스쳐갔다. 4명이 달려드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런 상황에도 생각나는 한 사람, 이대휘. 수도 근처에 집이 있으니 더 위험했다.

이대휘 너는 꼭 살아야 돼. 다 죽어도 너만은 살아야 된다고.





이대휘
우으, 피곤하다…….

기지개를 피며 밖으로 나가자 새로 사귄 친구 한 명이 우다닥 달려왔다. 그리고 엄청 급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지. 방금 일어나서 정신도 없는 와중에…….

“대휘야 그거 들었어? 이번에 우리 고향 로즈마리 델리나한테 습격 받았대……! 곧 여기도 온다는데 어떡해?”


이대휘
어……? 그게 무슨 말이야?

“델리나 황제 이번에 전쟁 한 번 내겠다고 뭐라고 했잖아, 그게 지금인가 봐.”


이대휘
잠시만, 그보다 지금 로즈마리는 어떻게 됐는데? 폐하는?

“뭐 많이 다쳤겠지. 죽었다는 소식은 아직 없어.”

다쳤다고? 어디가 다쳐? 왜? 누구한테? 다쳤다는 말 한 마디에도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눈물이 나올 뻔한 걸 꾹 참고 지금 상황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물었다. 그러자 그 친구가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더라.

“근데 폐하는 왜? 그 사람이 뭐 걱정된다고 난리야. 노제도나 없애주고 죽지…….”


이대휘
못 없애는 이유가 있겠지. 내가 들었는데 그게 폐하 탓이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반대해서 그렇대.

화가 났지만 그래도 차분하게 받아쳤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은 다 폐하 잘못이라고 생각한단 말이야. 폐하는 잘못 없거든! 괜히 욱해서 큰 소리로 말했다.


이대휘
올해 안에는 할 수 있을거야……내가 장담할게.

“너는 왜 그 사람 편드는데? 걔 때문에 이 꼴이 됐는데. 아, 그냥 델리나 사람들이 좀 죽여줬으면 좋겠다.”


이대휘
……누가 누굴 죽여?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죽길 바란다니, 순간 눈이 돌아갈 뻔했다. 나는 폐하를 사랑하는데 모든 사람은 폐하를 싫어해. 그런 사람을 좋아하는 나는 그렇게 비정상적이고 이상한 사람인가?


이대휘
미안한데 그런 생각하면 나랑 친구 못 해. 가, 난 네 친구들과 다르게 그런 말 못 들어주니까.

“허? 아니, 왕따같이 혼자 있어서 좀 놀아줬는데 기어 오르네. 네가 뭔데?”


이대휘
나? 폐하랑 결혼할 사람인데. 무슨 문제있어?

절대 못 믿겠다는 듯이 반응을 하며 미친놈이라고 말했다. 맞아 나 미친놈인데 어쩌라고. 잠시 흥분한 바람에 같이 욕을 쓰며 싸울 뻔했지만 꾹꾹 참아서 겨우 마음을 진정시켰다. 아, 진짜 이래서 사람들이랑은 못 어울리겠다니까.

“얘들아 쟤 좀 이상한 애야. 그 미친 황제가 좋대, 진짜 웃기지 않아?”

“쟤가? 어쩐지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더라. 이상한 소문도 있었잖아.”

그 애들은 소근소근 말하지만 내 귀에는 정확하게 들려왔다. 입술을 깨물곤 그들을 지나쳐갔다. 그리고 정원으로 가기 전에 뒤를 휙 돌며 한 마디를 해주었지.


이대휘
너희들 뒷담하고 나중에 후회나 하지마. 난 네가 무슨 짓을 하는 지 다 알고 있으니까.




가던 길에 눈물이 눈 앞을 가리는 바람에 잠시 나무에 기대어 생각했다. 언제 쯤이면 이 고통이 지나갈 수 있을까, 폐하는 언제 오고, 다친 곳은 잘 치료했을까. 별 생각이 다 들며 깊은 슬픔에 잠겼다.


이대휘
폐하 안 다쳤으면 좋겠는데……아, 델리나는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박우진
허억, 대휘야 지금 여기 있으면 안 돼……!!


이대휘
어? 형 왜 이렇게 땀을 흘리고-


박우진
지금 큰일났어. 델리나 사람들 여기로 온다고.

땀을 뻘뻘 흘리며 내 손을 꼭 잡는걸로도 놀랐는데 델리나가 지금 온다니 더 안 놀랄 수가 없었다. 지금 이거 도망쳐야 되는 상황인 거 맞지. 나 지금 여기서 죽을 수도 있는 거야? 당황해서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고 있자 나를 번쩍 들어 올려 뛰었다.


이대휘
자, 잠시만 지금 어떻게 되는 건데? 어디로 가는데?


박우진
난 여기 있어야 되지만 넌 안전한 곳에 있어야 되니까 최대한 안전한 곳으로 가야지.


이대휘
혀, 형은 어쩌려고, 갈거면 같이 가. 아니면 나도 여기 있을래……!!

마차가 하나 세워져 있는 걸 보자 순간적으로 몸이 움직였다. 안 돼, 이렇게 다 헤어질 순 없어. 남은 한 사람마저 이렇게 잃을 순 없다고. 울며 제발 이러지 말라고 하자 오히려 더 단호하게 말했다.


박우진
이대휘, 내가 너 좋아하는 거 알잖아.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 다치거나 죽는 거 원치 않아.


이대휘
나라곤 안 그런 줄 알아? 여기 있으면 죽을 수도 있잖아. 왜 자꾸 나만 살라고 하는데?


박우진
나 안 죽어. 나중에, 나중에 꼭 갈테니까 가서 기다려줘……네 아버님도 곧 그곳으로 갈 거야.

마차에 안 타려고 애를 썼지만 모두 다 소용 없었다. 마지막으로 한 번 안아보려는데 뭐가 그렇게 급한지 안으로 빨리 들어가라는 말만 했다. 이대로 헤어지긴 싫어서 손이라도 꼭 잡아보았다. 가지마, 가지마라고. 나 이제 사람 더이상 잃고 싶지 않아.


박우진
동현이 형이랑 행복하게만 살아줘. 멀리서 네가 행복해하는 거 보고 있을게.


이대휘
아니야……이거 아니야. 형도 곧 있으면 올거지? 그럴거지?

내 물음에는 답도 없이 미소만 지어보였다. 그리고 꾹 잡은 손을 놓으며 말했다. 우리 살아서 보자고, 어쩌면 하늘에서 볼 수도 있다면서.





하성운
무슨 방법이 없습니까? 지금 폐하도 의식이 없고, 델리나는 계속해서 오고. 지금 병사 수로는 우리가 한참이나 뒤처집니다.


전 웅
……델리나는 군사력도 강해서 쓸 방법이 없습니다.


하성운
그럼 이제 어쩌자는 거야. 로즈마리 이대로 망하자고? 델리나 가서 무릎 꿇어?

사람은 계속 죽어 나가고 나라의 황제는 의식도 없으니 한 마디로 난리가 난 상황이다. 하필 공격해온 나라가 델리나라서 더 그렇지. 이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시켜야 되는데 어떻게 할 수가 있겠어. 저 큰 나라를 누가 이겨.


하성운
후우, 폐하가 깨어있었다면 뭐라도 했을 텐데…….


김동현
주변 나라한테 도움, 도움 요청해……하랄, 데이안, 에스틴.


하성운
ㄴ, 네? 그 큰 나라가 도와줄리가 없습니다. 세계 강국들인데요.


김동현
하, 이 기회에 델리나 멸망시켜. 그 나라들도 델리나한테 크게 당한 게 한 두번이 아니잖아? 그 큰 땅 나눠가진다는 조건을 걸고.


(대충 나라 위치와 델리나 먹기 좋다는 것)


김동현
당장, 더 큰 피해가 있기 전에 해. 아마 그 나라 황제들이라면 다 뜻을 알아듣고 할 테니까.

거의 쓰러지기 직전에 겨우 말을 했다. 아무래도 그 방법이 제일 나을 것 같아서 주변 나라들에게 편지를 다 보냈다. 사신을 보내기에는 시간도 그렇고 문제가 많거든.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는 중에도 백성들이 죽고 있다는 생각만 하면 머리가 지끈거렸다.


김동현
최대한 빨리 해, 서두르지 않으면 델리나가 루비아까지 칠 수도 있으니까.

대휘가 눈 앞에 아른거리자 눈물부터 나왔다. 박우진 걔는 잘 살아 있을까, 설마 둘 다 죽거나 다친 건 아니겠지. 불안간에 눕지도 못 하고 자꾸만 다른 일을 하게 됐다. 분명 쉬어야 되는 상태인데도.

“폐하 제발 지금은 쉬어주십시오……. 자꾸 일어나시면 상처가 더 심해집니다.”


김동현
루비아 상황 알아 와. 지금 그 나라는 어떤데.

정신도 못 차린 채로 옆에 사람을 잡고 물어봤다. 그러자 덜덜 떨며 루비아 상황을 말하기 시작했다. 이걸 말하면 곧 폐하께서 가만 안 있으시겠지. 하지만 거짓말이 더 혼나는 걸.

“수도까지 이미 침략 당했고 너무 많은 군사 수에 그만 살아있는 백성들은 많지가-“


김동현
…….

다 듣지도 않고 일단 밖을 나가러 했다. 그러자 웅이가 급하게 말렸지. 이대휘가 너 이렇게 다친 모습 좋아할 것 같냐고, 그리고 설마 박우진이 그냥 죽게 놔뒀겠냐고. 하지만 귀에는 그냥 웅웅 울리는 진동 소리만 들리지 제대로 들리는 게 없었다.


전 웅
바, 박우진은? 살아있지? 설마 걔가 죽었을리가.

“아직 사망 소식은 없습니다…….”


김동현
대휘야……미안해, 너를 혼자 내버려 두던게 아니었는데…….

바닥에 앉아 울며 쓰러지려 하는 동현을 붙잡아 다시 침대로 옮겨 주었다. 아, 얘는 쉬어야 될 때 안 쉬고 뭐하는 거야. 한숨을 쉬던 중 동현의 얼굴을 보는데 얘가 이렇게 창백한 건 정말 처음 보더라.


전 웅
하긴, 나라가 하루 아침에 망하고 사랑하는 사람도 잃게 생겼으니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도 아니지.

웅이도 박우진과 이대휘가 걱정되기는 했다. 잘못하면 얼굴도 못 보고 둘 다 죽을 테니까. 그리고 대휘 그 애 덕분에 내가 사람처럼 됐는데 이대로 헤어질 순 없었다. 내가 뭐 보답해준 것도 없는데 어떻게 벌써 하늘로 보내.


전 웅
무사히 피했겠지……그래야 되는데.

밖에서 들리는 총 소리와 비명 소리가 계속해서 들리는 가운데, 안에 사람들도 죽은 듯이 고개를 숙여 눈물을 흘렸다.





휘슬 / 로휘
뭔가 짧아보이는 건 기분탓이겠죠 그렇겠죠…


휘슬 / 로휘
아 그리고 폐하 22화로 찾아온 이유는! 갑자기 이벤트가 길어져버려성😅 옛날에 미러 할 때는 -글자수 작게 해서- 조금? 12일 걸렸지만 이번에는 좀 오바…ㅋㅋㅋㅋㅋㅋ


휘슬 / 로휘
본편 보고 싶어하시는 분들 있을 것 같아성 이번에는 폐하로 올려봤어용 그리고 중간에 지도…


만들 때 무슨 한국사 배우는 줄. 루비아 쪽은 봐줄만 한데 오른쪽으로 갈수록 난장판. 그냥 위치만 보는 지도.


휘슬 / 로휘
암튼 전 다시 이벤트 준비하고 오랜만에 블로그도 올리러…👋🏻 다음 화에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