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의 주얼리

EP 6. 좋아해요

요즘 여주씨가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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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나랑 밥 먹었던 날 까지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요즘은 병든 닭처럼 골골댄다.

가끔 밥도 거르고, 점심시간마다 화장실로 가선 울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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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무슨 일이야 진짜...'

직원/들

"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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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

직원/들

"여기 요청하셨던 물건입니다. 어제 안 넘겼으면 늦었을 뻔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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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아... 고마워요.

직원/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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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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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 혼자 들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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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젠 쓸모 없을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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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점심들 먹고 합시다.

직원/들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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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여주야, 오늘도 밥 안 먹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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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어, 어... 나 아직 일 할게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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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그래? 알았어.. 너무 무리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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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응. 얼른 먹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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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직원/들

"팀장님. 점심 드시러 안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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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음.. 저도 오늘은 건너 뛰겠습니다.

직원/들

"아... 그럼 저희는 밥 먹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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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네.

한적한 점심시간, 사무실엔 직원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태형과 여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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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한 마디쯤은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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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째깍째깍-

그러나 애석하게도 시간만 갈 뿐, 여주는 태형에게 한 마디도 걸지 않았다.

벌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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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엄마...!! 깜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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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여주는 사무실 문을 나서더니 복도 저 편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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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어디 가는거지...?'

물론, 태형이 그것을 놓칠리가 없었다.

여주가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커피머신.

동전을 한 두푼 넣더니, 블랙 커피 버튼을 띡- 눌렀다. 여주랑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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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블랙 커피 좋아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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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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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어...?!

커피 머신 앞에 서있던 여주가, 다 나온 커피를 뽑지도 않은채 휙- 사라져 버렸다.

이유를 몰라 어벙벙하게 서있던 태형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커피 머신으로 다가가 여주가 뽑은 커피를 꺼냈다.

그리고는 다급하게 여주를 불러 세우려는 찰나,

직원/들

"김여주씨 진짜 웃기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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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직원/들

"그러니까요. 그리고 남준씨랑 팀장님도 그런 사람 뭐가 좋다고 그렇게 뒤치다꺼리 하는지..."

직원/들

"그런데 은근 놀랐어요. 박과장님이 팀장님이랑 여주씨를 봤을줄이야ㅋㅋㅋ"

직원/들

"맞아요ㅋㅋㅋ 박과장님 여주씨한테 들이대더니 까여서 남직원들한테도 험담하고 다녔다는데, 저희한테까지 그 얘기가 들어올 줄은~"

직원/들

"여주씨도 은근 딱딱하고 곁을 안 주는게 그런 소문 날만 하지 않아요? 남직원들 하고만 친하고."

직원/들

"알고보니 진짜 여우였던거죠. 왜, 그런 사람 있잖아요. 자긴 아닌 척 쿨한 척 하는데.."

쾅-!!!

직원/들

"꺄악!!!"

직원/들

"티.. 팀장님...??"

태형은 직원들이 얘기를 하던 휴게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그리곤 팀장으로 부임하고 나서 단 한번도 보인 적 없는, 정말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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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방금 그거 무슨 얘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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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빨리 말해요!!!

직원/들

"저.. 저흰 그냥 들은대로 얘기 한 것 뿐이에요..!!"

직원/들

"맞아요 팀장님..!! 박과장님이 저희에게도 알려주셔서 저흰 그냥 얘기한 것 뿐이에요!!"

직원/들

"그... 그게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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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하...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래서 날 멀리 했구나.

자기 때문에 내가 곤란해 질까봐, 힘든 일 자기가 다 떠안겠다고...

내가 싫어진게 아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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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이 일은 나중에 엄하게 책임 물을겁니다.

휙-

직원/들

"티.. 팀장님!!"

모든 일의 자초지종을 들은 태형은 곧장 뒤돌아 뛰어 나갔다.

여주를 찾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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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한편, 여주는 자신의 험담을 듣고 회사의 지하계단으로 피신해왔다.

지칠대로 지쳐버린 여주는 손가락 하나 까딱도 않고 그저 앉아있기만 했다. 조금이라도 움직였다간 두통이 몰려올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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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그러는 와중에도 내가 제정신이 아닌걸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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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팀장님 보고 싶다.'

아무리 더 멀리하고, 피해 다니고, 모른 척 해도 보고픈 마음은 점점 커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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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나.. 어떡해야 하는거지...'

쾅쾅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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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누군가가 지하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피할 힘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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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차라리 그냥 밟고 가줘...'

"헉.... 허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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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사람이 지나가긴 커녕, 오히려 뒤에서 들리는 거친 숨소리에 여주는 뒤를 돌아 보았다.

그리고 그곳에는 놀랍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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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팀... 장님...

태형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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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하아.... 하아...

엄청나게 뛰어다닌 듯 항상 단정했던 셔츠는 풀어져 있고, 땀은 뒷목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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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팀장님... 왜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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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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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커피 가지고 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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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필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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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풀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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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태형은 계단을 몇칸 걸어내려 오더니, 여주의 앞에 무릎을 꿇고 눈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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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무.. 무슨..

당황한 여주가 고개를 돌리려 하자 손을 붙잡아 시선을 고정 시킨 뒤,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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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왜 나한테 아무런 얘기도 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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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뭐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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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회사 안에서 돌고 있는 소문들... 왜 저한테 얘기 안 했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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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

여주는 태형에게서 나온 뜻밖의 말에 몹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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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다... 알고 계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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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예전부터는 아니고, 방금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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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나한테 진작 말해줬으면 이런 일 없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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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말 한다고 해서 달라질게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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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어차피... 저는 팀장님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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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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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여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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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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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저 여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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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