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ueil de nouvelles

Le moment où je suis devenu un méchan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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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하나 망치는 거 참 쉽지 않아?














"여주야~ 나 오늘 애들이랑 학교 끝나고 놀러 가기로 했는데, 딱 한 번만 분리수거 대신 해줄 수 있을까ㅠㅠ?"

"아... 그래!"

"역시 여주 뿐ㅠㅠ 사룽해~"



반 애들의 부탁을 다 들어주는 게 진정한 반장이라고 한 사람이 누굴까. 나는 왜 또 거절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친구들의 싸늘한 시선이 두려워서 억지로 부탁 아닌 부탁들을 다 들어주고 있는 건가.


어떤 애들은 이렇게 생각하겠지. '거절 좀 해.', '네가 거절 못 하는 거를 왜 남 탓을 해?', '엥, 너 호구냐? 왜 다 받아주고만 있어?'. 하하... 말은 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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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 좀 하지 그래?"

"아, 괜찮아. 어차피 나 학원 가기 전까지 시간 조금 남아 있어서···."

"네가 계속 그러니까 호구 취급 받는 게 아닐까."



저 한 마디가 어쩜 이렇게도 내 마음을 찢어 놓는 것만 같은지. 습관이 된 미소를 짓는 게 전부인 내가 참으로 비참하다. 난 언제까지 버틸 수가 있을까.



"반장!"

"어?"

"나 언매 수행평가 좀 보여주면 안돼?"

"이번 언매 수행은 다른 애들 거 보고 할 수 있는 수행이 아니잖아? 그거 네가 직접···."

"아, 그냥 참고만 하려고."

"뭐... 그래. 최대한 내 거랑 안 비슷하게 해줘."

"아, 어...ㅋㅋ"



왜 이렇게도 찝찝할까. 내가 갑인 상황에서 왜 나는 을인 것만 같을까. 친구들은 사소한 반응과 행동 모든 게 예민하게 받아들여진다.



아, 혹시 내가 뭐 실수했나?

쟤네 내 얘기하는 건가?

왜 나를 노려보는 것 같지?

뭐지, 왜 나만 모르는 얘기를...?



바쁘다. 남 탓이 아닌 내 탓을 하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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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이 끝난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쓸쓸하기 그지없다. 난 늘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집 앞에 있는 그네에 앉아 있다가 집으로 들어갔다.



생각에 빠진 뒤 어느정도 헤어나올 때쯤 집으로 돌아가야 오늘 하루도 잘 보낸 딸이 될 수 있다. 눈치 빠른 가족들 앞에선 조금의 어두운 모습은 의심을 사니까.



"후우..."



지끈거리는 이마에 차가운 손을 가져다 댄 채 그네에 앉았다. 조용한 집 앞 놀이터. 깊은 한숨을 내쉰 채 하늘을 올려다 봤다.



"오늘따라 별이 많네."

"그러게."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여주는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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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옆에 앉은 지도 몰랐나 봐?"



전혀 몰랐다. 아무런 기척도 느끼지 못했는데... 언제 내 옆까지 온 거지?



"안녕, 정국아. 이 늦은 시간에 여기서 뭐해?"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살고 있는 전정국. 같은 반이기는 하지만, 딱히 친한 사이는 아니다. 그냥 어쩔 수 없이 자주 마치는 애랄까.



"그러는 너는 비련의 여주인공 마냥 이 시간에 뭐하고 있냐."

"난 그냥 머리 좀 식히고 있었어~."



딱히 나오지도 않는 미소를 짓는 나. 웃는 게 버릇이 될 줄은 누가 알았을까.



"...반장은 완벽하고 싶나 봐?"

"어?"

"내 앞에서도 연기를 할 줄은 몰랐는데."

"무슨..."



전정국은 여주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려 버렸다. 



"호구 소리 듣는 거는 싫어하면서 애들 비위는 다 맞춰주잖아."

"아니야."

"솔직히 네가 호구 짓을 하든 말든 내 알바는 아닌데, 금방이라도 너 무너질 거 같아서 얘기한다."

"안 무너져. 난 정말 괜찮은 걸ㅎㅎ."



안 무너져. 내가 안 무너지려고 얼마나 이를 악물고 있는데. 난 절대 무너지면 안 돼.



"그래,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

"춥다. 일찍 들어가라."



전정국은 자리에서 일어나 제 갈 길 갔다.



나 흔들리게 만들지 마. 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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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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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군수군



이상하다. 왜 모두의 시선이 내게로 향해 있는 거지?



복도를 지나 교실로 향할 때까지 모든 학생들의 시선은 내게로 향해 있었다. 교실 문을 열자 반 친구들의 시선도 내게로 쏠렸고, 반 친구들의 표정은 싸늘했다.



"하이...?"



왜 아무도 내 인사를 안 받아주는 거지? 왜 너희들끼리 수군거리고 있는 거야...?



"야."

"어...?"

"네가 내 수행 베꼈지?"

"뭐?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내가 멍청한 게 아닌 이상 남의 수행을 베껴서 할 리가 없잖아.



뭐야... 어째서 모두 다 나를 그런 식으로 쳐다 보는 거야? 확실한 것도 아니잖아. 단지 쟤 말 몇 마디로 나는 이미 친구 수행이나 베끼는 년이 된 거야...?



쟤는 학교에서 잘나가는 애니까? 하ㅋ... 호구 짓이나 하고 다니는 내 말 따위 보다 얼굴 믿고 나대는 쟤 말은 일단 옳다고 보는 거구나.



...역겨워



"야, 장난치냐? 그럼 왜 내 수행 내용이랑 네 수행 내용이 같은 건데?"

"뭐...?"



말도 안 된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 거지? 분명... 내가 열심히 해서 제출 했을 뿐인데...



"설명해 보라니까?"

"그... 한설지가 꾸민 짓 같아."

"그건 또 뭔 소리야?"

"야, 김여주!! 뭔 개소리야!?"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난 이딴 걸로 무너질 수 없어.



"너도 알지 않아...? 나 그런 짓 할 애 아니라는 거...?"

"쉽게 변하는 게 사람인 거 몰라?"

"....."

 "내가 설지한테 수행한 거 빌려줬거든? 설지가 다른 애들 거까지 자신이 선생님한테 제출한다고 우리 반 애들 거 다 받아갔단 말이야."

"야, 김여주! 네가 곱게 빌려줘 놓고...!!"

"설지가 일부러 네 것을 보고는 내가 베낀 것 마냥 손을 쓴 거야. 그리고 내가 한 건 자신 거에 똑같이 베껴 놨겠지. 얘 원래 수행 내 거 자주 베끼잖아. 내가 한 말이 맞는다면 늘 수행 점수가 낮던 설지의 점수가 이번에는 높게 나올 거야."

"...그러고 보니 한설지 쟤 맨날 반장 꺼 베끼잖아."

"한 번씩 나한테 반장 뒷담 까기도 했어, 쟤."



상황이 역전 됐다. 모두가 한설지를 의심하고 있어. 다행이야,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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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그렇게 쳐다보는 거야? 내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난 다른 애들의 비해서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거 너도 알잖아.



"김여주 너 미쳤냐? 내가 왜 그런 짓을 해!? 뻔히 들킬 짓을 할 리가 없잖아!!!"

"그걸 내가 어떻게 믿어."

"뭐...ㅋ? 야, 김여주. 너 이제서야 본색 드러내는 거냐?"

"...속상하다. 난 늘 너에게 보여준 것 밖에 없는데..."



그거 알아? 사람들은 눈물 몇 방울 흘려주면 금방 동정심에 빠져서 마음이 약해져. 특히 평상시에 거절 한 번 못하는 호구 새끼인 내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버린다면 효과는 확실해지지.



그러게 평상시에 나를 적당히 건들었어야지. 난 누가 범인인지도 모른 채 너를 범인으로 몰아 넣은 거야.



이 멍청한 년아.



"얘들아!, 내가 한설지 수행 낸 거 쌤한테 받아 왔거든? 수행 점수 만점에, 내용 수준은 존나 높아;;"

"뭐야, 한설지가 범인이었어?"

"저 년 존나 무서운 년이었네."

"그래, 반장이 부정행위를 할 리가 없잖아."



당황스럽나 봐? 겁에 질린 네 얼굴이 얼마나 웃긴지 모르겠네. 뭐 하나 쌓아 둔 거 없는 네가 무너져 봐야 타격이 얼마나 있다고 그래? 넌 나를 위해서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김여주 꺼를 참고한 건 맞지만 아예 베끼진 않았어...!! 내가 직접 다 조사해서···."

"네가? 언제부터 네가 수행을 챙겼다고?"

"창작 수행은 참고를 해도 한계가 있으니까... 이번만큼은 별생각 없이 열심히 한 것뿐이라고!!"

"풉... 지랄."

"...김여주, 너 빨리 이 오해 풀어!! 왜 아무것도 안 한 내가 이런 수모를 당해야 되는 거냐고!!"

"무슨 소리야...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 걸..."



나를 원망한다는 그 눈빛. 미안한데, 넌 업보를 청산한 거 뿐이야. 뭐가 그렇게 억울하다는 거야?



"야!!!"

"한설지 너 안 닥치냐? 잘못은 지가 해놓고 누구한테 소리를 질러;;!?"

"난 정말...!"

"여주야, 정말 미안해ㅠㅠ 내가 너를 의심하다니ㅠ."

"오해할 수도 있지~ 난 괜찮아...!"



의심은 무슨. 그냥 바로 범인으로 몰아넣은 주제. 뻔뻔하기 그지 없구나, 너?



"씨발..."

"야, 너 어디 가!!?"



한설지는 교실을 벗어 났다. 모두의 비난을 받으면서.



"반장, 다시 한 번 미안해ㅠㅠ."

"난 괜찮아~"

"역시 반장은 착해."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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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지 않았네?"

"하하... 무슨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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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아닌 거 알지?"

"....."



박지민은 내 옆을 지나쳐갔다.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한 나는 제자리에 서있어야만 했다. 나도 알고는 있다. 잘한 행동 아닌 거. 근데 그래서 뭐 어쩌라고?



 내 앞에서 위선자인 척 굴려거든 방관이라는 걸 안 하고 있는 상태에서 굴어줄래?



이 좆같은 작은 사회에선 위선이 악이 되고 악도 위선이 될 수가 있어. 난 이 사회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거 뿐이지 내가 잘못한 게 아니야.



난 모두가 나를 좋아하는 착한 아이가 되어야만 해.



누군가를 절벽 밑으로 밀쳐 버려야 될지 몰라도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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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은 어쩜 이리도 빨ㄹㅣ 올까요... 방학은 언제 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