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e fleur flottant sur le lac

제 7장. 하늘이 빛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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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의 호수가 맑개 개었다.

하늘빛이 물에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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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장. 하늘이 빛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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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꿈 같은 나날을 보냈다. 바쁜 그는 자주 찾아오지 않았지만 그가 한번 다녀가면 3일은 꿈같이 사는 여주였다. 태형이 주었던 모종을 심은 여주가 물망초에게 나지막히 말을 거는 것으로 여주의 하루는 시작되곤 했다.





“시스! 저 정원 밑을 좀 봐봐. 건물이 참 예쁘지 않아?”


“내 꽃..  아니, 태형 도련님이 저기 있어!”




페어마인니히트 쯤으로 기억되었던 여주의 꽃은 어느새 제 이름을 찾아갔다. 여주는 어느새 더 더 어릴적의 꿈을 기억해내고 있었다. 동화 속 멋진 왕자님이 제 삶에도 있을거라는 어린아이의 작은 소망, 그것이 여주의 꿈이었던 것이다. 내 꽃이 도련님이라면 멋대로 왕자님이라고 재단해도 되지 않을까.




“진! 이것 봐요. 리본 예쁘죠!”


“예쁘네, 다음엔 옷을 좀 사다줄까?”


“네! 물망초를 닮은 옷으로 사주세요.”





그래야 제 꽃과 닮아보일거에요.

여주는 한참동안 태형의 이야기를 조잘댔다. 진은 분명 바쁠 텐데도 웃으며 들어주었다. 잘은 몰라도, 양치기 꼬맹이한테 좋은 일이 생겼나보네. 이야기를 들어주던 진이 조그마한 바구니를 꺼내 여주에게 건네주었다.




“이게 뭐에요?”


“장식용 바구니야. 거기에 네가 좋아하는 꽃들 잔뜩 담아서 다니면 좋을 것 같아서.”


“우와..  장식해서 다음에 꼭 보여드릴게요!”




진이 돌아가기가 무섭게 여주는 양들을 이끌고 호숫가로 내려왔다. 정원에 태형이 없나 괜히 살펴본 여주는 호숫가의 꽃을 따서 바구니에 넣었다. 누구보다 열심히였다. 예쁘다, 이런 것도.

고개를 잠시 든 여주의 눈에 태형이 비쳤다. 정원의 큰 나무 뒤에 숨어서 여주에게 살살 손을 흔들었다. 반가웠던 여주가 벌떡 일어나 답례로 손을 흔들어주었다. 나무 뒤에 숨은 모습이, 양떼 사이에 숨던 제 모습과 닮아보였다. 그는 야외수업 중인듯 했다. 다가갈 수 없었던 여주는 그 자리에 서서 멀어지는 태형의 뒷모습만 빤히 바라보았다. 아쉽지만 어쩌겠어. 꽃바구니를 가득 채운 여주가 동산 위로 올라왔다.




“어? 지민아! 오랜만이야. 요즘 왜 안 왔어?”


“...그냥. 너 꽃 좋아하지?”


“그럼! 이것 봐. 이 꽃도...”




지민은 여주가 태형이 주었다는 물망초를 자랑하는 것을 말 없이 듣고 있었다. 신이 난 듯 상기된 여주의 볼, 호수 같은 눈, 봄바람이 일듯 지나가는 몸짓. 여주의 모든 것을 아름답게만 기억하는 지민에겐 괴로울 시간이었다. 지민이 조용히 여주에게 화분을 내밀었다.




“이게 뭐야?”


“아스틸베라는 꽃이래,”





꽃말은 기약 없는 사랑이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