Être capturé

(12) Jouer avec le f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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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히다 (12) 불장난




다음날이 밝았다. 같이 지낸지 겨우 이틀째인데 마치 같이 지낸지 한달은 된 것 마냥 나는 자연스럽게 식탁에 앉았다. 막 씻고 나온 나는 젖은 머리를 식탁에 앉아서 털어내며 열심히 아침준비 중인 정국을 관찰하고 있었다. 어딘가 골려주고 싶단 말이지...



"정국씨 밥주세요, 밥. 주.세.요~ 힛"


"뭐야 이 냄새나는 오소리는, 너 여기 밥 맡겨놨냐"



때아닌 나의 애교에 정국은 장난으로 맞받아쳤다. 



"아이 나 씻고 나왔는데.... 냄새 안나는데..?"



내가 팔 냄새를 맡기며 킁킁거리자 전정국은 오버액션을 장전했다. 



"아니야.. 오소리 냄새 나는데?ㅋㅋㅋㅋ"


"아닌데? 진짜 맡아봐!"



 내가 냄새 맡아보라며 팔을 내밀었다. 전정국 이 자식, 어디서 약을 파네...



"아니 난다면 난다는 거지"



라며 정국이 킁킁 거리는 순간,



"는 페이크! 무슨 오소리 냄새야? 죽을래?? 

자꾸 시비거는 뱀새끼!! 이거나 먹어라!"



나는 정국이에게 헤드락을 걸었다. 일단, 오소리의 힘을 쓰지 않고 정국을 넘어뜨리려고 했지만, 으아아악, 쿵!! 뒤로 넘어간 건 정국이 아니라 나였다. 인간의 힘으로는 정국을 당해내는 것은 역시 안되.... ㅜㅠ



'아씨.... 외현화를 안하니까 안 먹히네.'



주방 바닥에 엎어진 내가 엉덩이를 탈탈 털고 일어났는데 이 녀석은 귀찮다는 듯 다시 하던 것에 집중한다. 그래서 내가 다시 뛰어올라 정국의 등에 매달려서 헤드락을 걸려고 하는데,



"야야, 귀찮게 여기서 이렇지말고 있다가 제대로 붙어보든가..."


"쳇.. 알았어"



맞는 말같아서 순순히 매달려있던 등에서 떨어졌다. 얼핏 본 정국의 귀끝이 살짝 빨갛게 물들어있었다. 



.   .   .


잠시 뒤, 우리는  거실에 있던 소파를 치우고 마주 보고있었다. 우리 둘의 얼굴에 땀이 가득했다. 사람의 몸으로는 아무리 해도 전정국을 이겨낼 재간이 안된다. 



"야, 너 이렇게 쨉도 안되면서 나한테 자꾸 덤벼보려는 이유가 뭔데..?"


"아무리 생각하도 좀 억울해서..! 

 넌 나를 두번이나 물고 약도 한번 먹였는데... 
 나는 아무것도 못해보고!!!

 힘 풀고 한번만 덤벼보면 안되?"


"그건 싫은데..? 
 그 때도 느꼈지만 너 악다구니가 있네.. 

 아주 기를 쓰는구만,"


"그러니까 내가 여기까지 왔지. 
 내가 쉽게 왔겠어..?"



말을 하며 다시 치고 들어갔다. 끙 소리가 나도록 힘을 줘봤지만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힘으로는 이 커다란 근육덩어리 남자가 넘어갈리 만무하다. 



"무조건 힘으로만 밀어붙이지 말고, 
 왼쪽에 무게 중심을 실어서 넘겨야지"



전정국은 여유가 넘치는 듯 코칭까지 하니까 짜증이 콱 차오른다. 고개를 숙인 채 힘을 주느라 끙끙 거리던 나는 눈치를 보다가 살짝 외현화를 풀었다.


콰당~!


갑자기 몸이 넘어간 전정국은 깜짝 놀라는 듯 하다가 이내 단단하고 길어진 나의 손톱을 보더니 싱긋 웃었다.



"뭐야 너, 기술로 안되니까 결국 힘 풀었구나..?"



 전정국이 화를 낼까 살짝 걱정했는데 웃자 긴장이 살짝 풀렸다. 하하, 괜히 쫄았네..



"아, 미안... 나 널 너무 넘겨보고 싶었어" 


"으이그.. 됐고, 나도 지금은 심심하니까 받아준다.."



전정국의 말에 나도 쑥스러운 듯 웃었다. 전정국이 영 꼴통 개싸이코 같았는데, 의외로 쿨한 면도 있다. 잘 맞는 부분도 있고, 아마 그딴 식으로 만나지만 않았으면 괜찮은 애였을 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살짝 나를 의식하는 모습이 너무 흥미로운데... 좀 짖궂긴 한데 불장난이나 쳐볼까? 피차 앞으로 6일이 심심할 것 같기도 하고.. 헤헤헤헤..



늦은 저녁시간이었다. 



마침 아침에 대련하느라 개난리친 거실 정리도 끝났고, 연구실에서 보내준 일들도 대강 다 정리가 끝난 뒤, 저녁을 먹고 영화나 보자는 정국의 말에 적당한 로맨스 영화를 골라보았다. 

옆을 보니 전정국은 꽤 진지하게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나는 온통 어떻게 해야 이 남자를 건드려 볼 지 머릿속이 시커먼 생각들로 가득해졌다. 이거 생각해보니 너무 흥미진진하잖아.. 

손가락 끝으로 앉아있는 다리 옆으로 단정하게 놓인 전정국의 손을 툭툭 건드렸다. 전정국은 의외로 내 손가락이 자신의 손가락 아래로 침투해오자 자연스럽게 손을 잡아버렸다. 어랍쇼...? 그런 전정국의 반응이 좋아서 손깍지를 끼려고 하는데, 전정국이 재동을 걸었다.



"그만해라"


"으응..?"



나는 정국이 말에 멈짓했다.



"너 말이야, 남자랑 단둘이 앉아가지고 자꾸 건들고 그러면, 영화 보는데 방해되짆아.."


"그 말이 맞긴 한데....
 과년한 남녀가 한 집에 있는데 아무일 없는 게 더 이상하지 않아..?"



내가 씩 웃으며 악동스럽게 바라보자 전정국은 영화보기를 포기한 듯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녀석, 이렇게 보니 귀엽게 생겼잖아...


~


내친 김에 정국이 볼에 뽀뽀를 했다. 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니 이런 저런 생각이 지나가는 듯 미간에 힘이 잔득 들어갔다. 전정국 표정이 심각해져서 내가 순간 뭔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지금 한 거 후회해도 난 몰라"



정국이 나직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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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야기는 작가 머릿속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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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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