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ours] Nuit pluvieuse

“나야 여주야. 나 의건이야..

잘.. 지냈어...?”

또 다시 그날의 일이 반복되었다.

“어.. 어떻게 된 일이야...?”

“나도 몰라... 진짜 너무... 너무 보고싶었어...”

당황스러워하기 미안할만큼이나 의건이의 눈이 일렁였다.

눈물이 맺혀 빛나는 눈을 하고는 나에게 너무 보고싶었다고, 말했다.

“네가 이제 잊을때 쯤 됐는데...

좀 무뎌질 쯤에 자꾸 나타나서 미안해... 나도.. 나도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모르겠어...

네가 너무 보고 싶었는데... 너를 울리기는 싫은데...”

“그만해도 돼 의건아..”

맞는 말이다. 이제 겨우 무뎌진 듯 했다. 한참을 울고, 한참을 굶고, 한참을 집밖을 안나가다가, 얼마전, 직장을 다니기 시작했고,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었고, 매일밤 흘리던 눈물도 흘리지 않게 되었다.

이렇게 되기까지 2년이 걸린 것이다.

그런데, 네가 이렇게 나타나면, 난 너무 힘들다.

어떻게 시작된건지 모르기에, 어떻게 끝날지 또한 모르기에...

마음을 놓을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돌아온 내 앞에서 너무 긴장하고 있을 수도 없었다.

게다가 이런 믿을 수 없는 일이 어느순간 일어나지 않게 되면, 나는 또 그런 2년을 보내게 돠겠지.

매일 밤 너를 떠올리며 눈물을 흘릴거고, 한동안은 사람들도 못 만날거고, 밥도 넘어가지 않을 거다.

그런데 지금 내 앞에 있는 너.

신이 있다면, 나에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는 걸까.

지쳐버려서, 온몸이 너무 고단해서, 또 다시 견디라면..

나는 견뎌낼 자신이 없는데...

“너 힘든거 알아.. 아는데...

여주야...

한번만 안아봐도 될까...?”

나도 의건이가 너무 좋고, 너무 그리웠지만.

그래도 마음 단단히 먹자. 언제올지 모를 이별이지만, 그 이별이 언제 찾아온데도 무너지진 말자.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너의 말 한마디가 지난 다짐들을 모조리 무너뜨린다.

“...흐으....응...”

참아오던 눈물이 소나기 내리듯 떨어지고,

고개를 끄덕였다.

포근하게, 의건이 너에게서만 느낄 수 있던 그 포근함과 따뜻함으로, 날 좀 안아줘.

힘들었다고, 그리웠다고, 그런데 또 사라질까봐 두려워서, 마냥 반가워해주지 못해서, 웃는 모습 못 보여서, 미안하다고.

마음속에 맺힌 말이 터져 나올 듯 괴롭다.

하지만 한 마디도 기어이 나오질 않고, 그저 흐느껴 우는 소리, 그 소리만이 내 목구멍을 타고 흘러 나왔다.

“여주야, 나랑 약속 하나만 해..

내가 이렇게 안아줄 수 있을 때,

같이 있어주면서 위로해줄 수 있을 때..

지금, 딱 지금만 실컷 울어서 다 날려 버리고,

내가 없을 땐 울지 않기..”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냥.. 그냥 계속 있어주면 안돼...?

흐으... 나.. 나 진짜...”

너는 아무 말 없이 내 뒷머리만 쓰다듬었다.

어쩌면, 너도 눈물을 흘렸을지도..

“회사는 어때?”

“괜찮은 것 같아.”

“이 사람은 누구야?

이 몸.. 주인..”

“팀장님.”

“친해?”

“아니.. 아무래도 날 싫어하나봐.”

“막 과롭혀?”

“글쎄.. 그냥 차가워.”

너와 비교하자면 너무나도 차가웠지.

네가 너무 따뜻했으니까.

2년 동안 나누지 못한 얘기.

너에게 꼭 하고 싶었던 얘기.

그런 얘기들을 밤새 나누었다.

“니가 그랬잖아.

만약 너가 죽게되면 따라 죽는다고 하지말고

행복하게 살아라고..”

“응.”

“그 약속은 못지킬 것 같아.”

“여주야..,”

“살아는 볼게.

네 몫까지 살아는 볼게.

근데 너없이 행복하지는 못할 것 같아..”

“썩 떨어져!! 쯧쯧.. 안타까워라.. 신도 너무하시지.. 둘 중 하나는 죽을 운명이라니.. 안타깝기 그지없구나..!! 지금 당장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다시는 만나지 말고 살거라!! 붙어있으면 남자쪽이든 여자쪽이든 반드시 한 명은 죽게 될것이니!!”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 그 사람..

그 사람은 뭘 알고 있지 않을까?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라도..”

그렇게 밤새 이야기를 나누다, 나도 모르게 거실에 아무렇게나 잠이 들었고, 꺼낸적 없는 이불이 덮어져 있었다.

“벌써 가버린 건가...”

일어나려니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프다.

시계를 확인하고 몸을 일으키는데 나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뻔 했다.

툭-

누군가의 손길에 넘어지진 않았지만, 나를 붙잡은 사람은..

누굴까...

“괜찮아?”

“팀...아니.. 의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