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z-vous un briquet ?

Avez-vous un briquet ?_01

무언가 못마땅한 표정을 지은 채 책상에 손톱을 부딪치며 일정하게 딱딱거리는 소리를 내던 윤기가
쓰고 있던 안경을 벗고 마른 세수를 했다. 장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 하얀 화면만 쳐다보져 키보드만 두드리다 보니 눈이
뻑뻑해졌고 허리는 물론이고 손가락도 점점 뻐근해져갔다. 더 생각도 안나고. 윤기가 모니터 옆에 놓았던 담뱃갑을 힐끗
쳐다봤다. 담배나 피울까. 의자에서 일우나며 담뱃갑과 라이터를 손에 쥔 윤기가 바로 옆에 있는 베란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날이 추울때는 글이 막혀도 담배는 눈곱만큼도 생각나지 않았는데 날씨가 많이 풀리고 선선해지자 담배가
눈에 띄었다. 담뱃갑에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인 윤기거 담뱃갑과 라이터를 뒷 주머니에 집어
넣었다. 한 번 빨아들이고 내뱉으니 뿌연 연기가 위로 올라갔다. 



***





"그런 거 아니라니까!"

뭐야 누가 싸우나? 갑작스러운 큰 소리에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윤기가 반대편 앞층에 문이 활짝 열려 있는 베란다를
뚫아져라 쳐다봤다. 저기서 난 건가? 싶지만 금세 저용해쟈서 알 수가 앖었다.
한 층 아래에 있는 베란다에서 시선을 거둔 윤기가 다시 한 모금 빨아들였다.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거라고! 나 같으면 밤새워서 일했는데, 안 피곤하겠냐?!"
"컥...!"







***





연기를 잘못 들이킨 윤기가 쉼 없이 기침을 해댔다.
"이런 미친..!"
겨우 기침이 멎어든 윤기가 살짣 눈물이 맺힘 눈으로 열린 베란다 문을 노려봤다.
"싸울거면 문이라도 닫던가,  왜 열어놔서 이런 개고생을 시켜?"
인상을 잔뜩 지푸린 윤기가 작게 욕을 읖조리며 타들어간 재를 탈어냈다.




***



"그럼 하지 말라고 얘기를.해줬어야지!"
"말 꺼내기더 잔에 먼저 달랴든 사람이.누군데!!"

"아.."
두 사람이 싸우는 이유를 알아챈 윤기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피곤해 죽을 지경이면 저렇게 짜증 낼만도 하지.'
속으로 수긍하며 한 모금 빨아들였다가 내뱉었다. 그런데 곧이어 쾅- 소리가 들려왔다.
'한 명이 문 열고 나갔나 보네.' 윤기가 가만히 생각하며 베란다를 쳐다보기 무섭게 한 남자가 불쑥 나타났다.
놀란 윤기가 재빨리 시선을 돌렸지만 왠지 신경이 쓰여 눈이 갔다.
남자는 불만에 가득 찬 알굴로 주머니를 뒤적거리다 담배 한 갑을 꺼내며 짜증이 난 말투로 무어라 중얼거렸다.
뭐라고 중얼거리든지 조금도 관심이 없지만 아파트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 듣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윤기의 귀에 들어왔다. '대충 아까 나간 것 같은 남자를 욕하는 것 같은데... 뭐, 내 알 바 아니지' 하면서도 
눈은 자꾸 남자에게로 향했다. 남자가 여전히 찌푸린 얼굴로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더니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라이터 찾나보네.' 윤기가 베란다 구석에 놓아두었던 재떨이를 손에 들고 일어나 고개를 돌리자마자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나 언제 눈이 마주쳤냐는 듯 윤기가 아무렇지 않게 입에 물얶던 담배를 쥐고 재떨이로 손을 움직였다.


***


"라이터 있어요?"


***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불을 끄려던 윤기가 멈칫하며 남자를 쳐다봤다. 남자는 윤기를 쳐다보고 있었다.
제 옆을 쳐다보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바로 제 위층을 쳐다보고 있는 것도 아니었고 남자는 정확히 윤기와
눈을 마주하고 있었다. '저 사람은 원래 처음 버는 사람한테도 말을 잘 거나.' 남자를 보며 잠시 생각하던
윤기가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남자를 향해 던졌다. 윤기가 던진 라이터를 붙잡은 남자는 곧장 라이터로
불을 붙였고 윤기는 라이터를 돌려받기도 전에 담뱃불을 끄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열어 놓았던 베란다
창문을 닫고 꼼꼼하게 커튼을 쳤다. 한 줄기 빛도 안 들어와 깜깜한 윤기의 방 안에서 빛나는건 커서가 깜박거리는
하얀 창이 띄워진 모니터 뿐이었다. 주머니에 집어넣었던 담배갑을 꺼내 책상 위에 올랴놓은 윤기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단정히 옷을 챙겨 입고 있던데 말싸움하면서 입었나.'
하는 괜한 의문도 들었만, 알게 뭐야. 아는 사람도 아닌데. 윤기가 한숨을 내쉬었다. 입이.텁텁했다.































***
































윤기가 집 비밀번호를 치고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따뜻한 기운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날이 풀리긴 했지만
아직 저녁에는 좀 쌀쌀하네.' 코트를 벗어 의자에 걸어 놓은 윤기가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검은 카디건을 걸쳤다.
편집자가 오늘 밖에 시간이 안된다길래 오랜만에 일찍 일어나서 갔다니만 하는 얘기라곤 날씨가 춥다던가 원고는 어떻게
돼가냐던가 영양가 없는 얘기뿐이었다. 그렇게 바쁘다고 까다롭게 약속을 정했으면 본론만 말하고 끝내면 되지
쓸 데 없는 얘기만 주랴장천 늘어놓는 바람에 얻은것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아, 그래도 얻은게 있긴 하네. 멍 때리면서 장단맞춰 대답하는 법. 윤기가 인상을 찌푸린 채 의자에 걸어 놓은 코트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벌써 7시네.'
'나갈 준비하고 오고 가은 시간 빼면 대충 4시간 정도 붙들려 있었다는 건데..,,' 그런 쓰잘데기 없는 얘기를 4시간이나 듣고
있었다니. 나도 참 정신 나갔지. 김태형이 자기 걔 자랑하는 것도 그렇고 그것보다는 재밌겠다. 어이없음에 코웃음 친 윤기가
다시 코트를 뒤적거리며 담배갑과 라이터를 찾아 꺼냈다. 전날 남자에게 라이터를 줬지만 집 안에 널리고 널린게 라이터라
돌려받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담배 생각이 나긴 나는데 밖에 좀 춥던데.' 보라색으러 물든 창밖을 힐끈거리며 잠시 고민하던 윤기가 한숨을 푹 내쉬며
베란다 문을 열었다. 올 때 바람도 거의 안 불었고 카디건을 입었으니 괜찮겠지. 딥 안에 찬 공기가 들어갈까 싶어 나오자마자 문을 닫은 윤기가 베란다 난간에 몸을 기대고 서서 담배 한 개비를 꺼나 입에 물었다. 곧자로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담배갑과
라이터를 한 손에 몰아 쥐었다. 바지에 주머거 없으니 손에 들고 있어야지, 뭐. 한 번 빨아 들였다가 내뱉은 윤기가 시선을
맞은편 베란다를 쳐다봤다. 커튼이 쳐진 채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어제 봤던 그 남자의 베란다를 빤히 쳐다보던 윤기가 시선을 옮겼다. 괜한 관신이었다. 우연히 잠깐 마주친 것뿐이니 신경 쓸필요도 이유고 없었다. 아무래도 4시간 동안 멍을 때리다시피 해서 그런 것 같은데 얼른 정신 차려야지. 윤기가 약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카디건을 여미며 생각했다. 그런데 살짝 열려있던 베란다 문이 활짝 열리며 어제 그 남자가 나와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담배갑을 찾아 꺼냈다. 그리공 한 개비를 입에 물도 라이터로 불을 붙이려다 멍하니 허공을 쳐다보며 담배를 피우는 윤기를 쳐다봤다. 느껴지는 시선에 윤기가 고개를 돌려 남자를 쳐다봤다. 남자와 윤기가 눈이 마주쳤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윤기는 곧바로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담배를 피워 댈 뿐이었다.































남자는 담배를 피우며 윤기를 빤히 쳐다봤다. 남자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가볍게 무시한 윤기가 어느새 다 타들어간 담뱃불을 재떨이에 비벼 끄고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커튼까지 꼼꼼하게 치자 남자가 피우던 담배를 끄고 안으로 들어갔다. 반 이상 남아있던 담배가 무심히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






























쾅쾅-!





"윤기혀엉, 윤기형 집에 있죠? 그렇죠?"






쾅쾅거리며 문을 두드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뒤척이던 윤기가 인상을 찌푸리며 몸을 일으켜 앉았다. 지금이 몇 신데 문을 두드리고 지*이야. 속으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윤기가 베개 옆게 놓아두었던 핸드폰을 손에 쥐고 화면을 켜 시간을 확인했다.

오전 3시 48분

그리고 부재중 전화 7건과 문자 15통. 발신인은 전부 박지민이었다. '아, 진짜 뭐야.'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특유의 껄렁껄렁한 걸은으로 걸어가 불을 켠 윤기가 현관문의 잠금을 풀고 문을 열어젖혔다. 문을 열자마자 독한 냄새가 물씬 풍겨왔다. 윤기가 미간을 좁혔다. '아, 술 냄새.' 







"윤기 혀엉-!"




현관문을 열자마자 안으로 들어온 지민이 윤기에게 안겨들었다. 얼떨결에 지민을 안은 윤기가 귀찮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그기곤 지민을 떼어내고 활쩔 열려 있던 문을 닫은 윤기가 한숨을 푹푹 내쉬며 침대로 걸어가 끝에 걸터앉았다. 이 시간에 갑자기 무슨 일이야? 술까지 *먹고.




"그게 있잖아요.."

"김태형이 또 해어지쟤?

"네에.."




침대에 앉은 윤기를 따라 바닥에 주저앉은 지민이 울상인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윤기가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김태형은 이래서 문제야. 윤기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꼴 보기 싫을 정도로 지민과 알콩달콩한 연애를 하고 있는 태형은 툭하면 헤어지자고 말하는 버릇이 있었다. 무언가 제 마음에 안 드는 일만 생기면 이럴거면 헤어져!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는 탓에 애꿎은 지민만 고생이었다. 그리곤 자리를 박차고 나간 뒤에 붙잡지 않으면 왜 안 잡냐고 뭐라 한다지, 아마.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이 지긋지긋해서 언젠가 지민에게 안 헤어지냐며 물었던 적도 있었는데 너무 사랑해서 못 헤어지진단다. 그래놓고 항상 술에 잔뚝 취해 윤기의 집으로 찾아오면서 말이다. 나 같았으면 이미 헤어지고도 남았을텐데. 처량해 보이는 지민을 보며 윤기가 생각했다


















"내일 바쁘냐?"

"네? 아니요, 안 바빠요..."

"그럼 잠이나 *자고 내일 일어나서 전화를 하든 문자를 하든 집 앞으로 찾아가든 해."


















                 윤기가 그렇게 말하곤 침대에서 일어나 옷장 문을 열어 뒤적거리더니 얇은 이불을 꺼내 지민에게 던졌다.              "남은 이불이 그것밖에 없으니까 추워도 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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