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ux amour

04 | Méfi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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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ㅣ불신








그 진통제를 본 이후 나는 남준에 대한 신뢰도가 점점 떨어졌다. 나는 그 약을 먹지 않았고, 잦았던 지병이 점차 줄어들었다. 모든 지병의 근원은 그 약이란 걸 알아차린 나는 남준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이 남자가 나를 진정 사랑하는 건지도 의심이 갔다.

나는 결국 남준이 출근할 때마다 집안을 뒤져 다른 것들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집을 뒤지다가 서재 깊숙한 곳에서 발견한 먼지가 수북이 쌓인 보험 계약서. 이게 왜 서재에, 그것도 일부러 숨긴 것처럼 이런 깊숙한 곳에 왜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 하나하나 찬찬히 읽었다.

거의 다 읽었을 무렵 발견한 이상한 점. 그건 다름 아닌 수령인이 내가 아닌 남준의 이름으로 되어있는 것이었다. 나는 눈을 의심하며 여러 번 다시 읽었지만 분명했다. 나는 바로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더욱 가관이었다.

“작년 7월 19일에 바꾸셨네요.”

내가 교통 사고 나기 약 3달 전, 남준은 보험 수령인의 이름을 바꾸었다. 왠지 느낌이 쎄했다. 내가 교통 사고 날 걸 알고 바꾼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사랑의 힘이 대단한 건지 괜한 사람을 잡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미 불신이 생겨버려 금이 간 사이, 나는 바로 보험금이 들어와야 하는 통장을 뒤졌다.

하지만 그 통장에는 아무것도 찍혀 있지 않았다. 그 말인즉슨,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사고 보험금이 들어갔다는 것. 그건 분명 남준일 것이라 확신했다. 이제서야 퍼즐이 하나하나 맞춰졌다. 내가 갑작스레 사고를 당한 이유, 그건 남준이 일부러 나를 다치게 해 보험금을 빼갈 생각으로 사고를 낸 것. 마약성 진통제 역시 같은 이유였다. 모든 보험금은 남준에게로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