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친 너 사용법
34화
자숙의 시간도 가질 겸 오늘은 나 자신과 약속했다.
이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겠다고..
진짜 나란 여자는 인생을 어떻게 살고 있는건지,
나보다 복잡하고 힘들고 어렵게 사는 사람은 없을거다.
나 하나로 족하니 그런 사람은 없어야하는게 맞는건가..
집 밖으로 안나가는 죄, 그거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생각은 무산이 되어버렸고 틀린 생각이었단 걸,
마음 먹은 몇 분 뒤에 바로 알게 되었다.
"여주야~ 정국이 왔어~! 나와 봐 언능!"
1차로는 전정국이 우리 집으로 들어왔다.
놀라서 거실로 뛰쳐나와보니 현관에서 신발을 벗고 있는
지영언니와 전정국이 보였다.
언니는 오다가 만났다고 만난김에 우리 집에서 너랑 놀고 가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데려왔다고..
잘했지? 하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데...
언니 이번에는 진짜 아니야..
"이여주 안녕~"
이런 내 복잡한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전정국은
뭐가 그리도 재밌는지 날 보고 웃으며 인사했다.
"난 옷 좀 갈아입고 씻고 나와야 겠다, 놀구있어 니네~!"
지영언니는 자리를 피해준답시고 자기 방 안쪽 화장실로
쏙 들어가버렸다.
"너.... 연락도 없이 웬일이야...?"
"뭐하고 있었는데 이여주~?"
전정국이 날 내 방으로 밀어 넣으며 말했다.
"너 연락도 없이 왜 왔냐고!!"
"아 지금 그게 중요하나, 니한테 전화하려고 했는데
누나 만나서 그냥 왔다."
"... 그..렇구나.."
"왜그러는데.. 아 혹시 니.. 설마 여기 태형이 형 숨겨둔거,"
"아 뭐라는거야, 야 열지마~!"
전정국이 내 옷장 문고리를 잡고 열려고 해서 내가 뜯어 말리며
때렸다...
"아, 아!!! 아 니 손 맵다고 이여주!!"
전정국이 나한테 맞은 어깨를 문지르며 방을 나갔다.
"아 어디가~"
내가 따라 나오니 부엌으로 간 전정국이 냉장고 문을 열었다.
"진짜 오랜만이네 여기."
물을 꺼내더니 날 지나쳐 다시 내 방으로 들어가는 전정국.
"너 여기 왜 왔냐구~!"
"아 옷받으러! 그게 중요하냐고 지금."
전정국이 끝도 없이 왜 왔냐는 내 질문에 그만 물으라는 식으로
외쳤다. 아.. 옷... 참.....
"너 입을 옷이 없어..?"
"아니 많은데."
"근데 그게 뭐가 급해서..."

"명분이라고 하지. 이런 걸."
"그게 뭔 말이야..?"
"풉, 옷 빨아놨어?"
"엉.."
"아쉽네."
"뭐가?"
"이여주. 우리 나가서 놀까?"
전정국이 화장대 의자에 앉아 물을 마시며 말했다.
"안 돼... 나 오늘 집순이 하기로 맘먹은 날인데.."
"왜?"
"그냥.. 근데 망조가 보여 망조가..."
그리고 그 망할 징조는 띵동하고 울리는 초인종 소리와 함께
한층 더 선명해졌다.
"왔어? 어? 다 같이 왔넹~?"
그 후로 들리는 지영언니 목소리에 나와 전정국도
거실로 나갔다.
"..."
김태형, 김석진, 박기영..
무려 세 명의 오빠들이 한 번에 들이닥쳤다.
정말 지금 두 눈으로 보고도 이 상황이 뭔 상황인지 믿을 수가
없었다. 망조는 조짐이 아니라 기정사실이 되었다.
하.. 그냥 폭망했다...
내가 집 밖으로 안나간다고 했더니 이젠 다 쳐들어오는거냐..?
"어 형들, 안녕하세요~"
이번에도 내 마음을 모르는 전정국은 뭐가 저렇게
반갑다고 해맑게 웃으며 인사했다.
"어? 너.."
"아 정국이? 아까 나랑 같이 들어왔어! 오다가 만나서~"
전정국을 보고 놀란 듯한 석진오빠에게 언니가 말했다.
"오빤 처음보지? 자기랑 태형인 그 때 밥 같이 먹어서 알거구,
여주 친구야, 이름은 전정국!"
언니가 친오빠인 기영오빠한테 전정국을 소개시켜준 후,
두 사람이 인사를 나눴다.
그러고 나서 날 보고 은근슬쩍 웃는 기영오빠에
아마 예전 식사자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애가
전정국이라고 했던 것을 기억하는 모양이었다..
난 이 역경에서 헤쳐나가기 위해서 일단 전정국을 집으로
보내야겠다고 생각해 현관으로 끌고가려다가
박기영, 박지영 남매에게 붙잡혔다..
그럼 잠깐만 진짜 아주 잠깐만 전정국이랑 밖에 갔다오겠다는
내 말에 이번에는 석진오빠가 말렸다.
씨.... 그럼 나 무기징역으로 여기서 눈치보다 죽으라고?
그래서 현재는... 이 비좁은 거실에서 여섯 명이나 되는 인원이
옹기종기 앉아있는 상태다..
김태형은...
나와 눈이 여러 번 마주쳤지만 생활 연기의 달인으로
정말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어제랑 별 다를 거 없었지만 이번에는 소파에 앉아있던 내
옆에 태형오빠가 앉았고 내 앞에는 언니가 가져다준
식탁 의자에 전정국이 앉았다.
어제랑 확실히 같은 건, 옆도 앞도 제대로 못보겠는
내 속타는 심정이었다.
탁자 위에 올려져있는 꼬깔콘이 보였다.
오늘은 너다..
어딘가 확실히 보고 있을만한 곳이 없기에,
난 탁자위 과자에게 눈싸움 배틀을 신청했다.
"우리 여행 있잖아~ 이렇게 가는거지?"
"엉, 일단은 인원 수는 딱이네?"
박지영, 박기영 남매가 묻고 답했다.
근데 뭐...? 여행이라니...?
"며칠에 갈까? 날짜는?"

"다음주 어때?"
"에이~ 너무 촉박한 거 아니야?"
언니가 묻고 석진오빠가 말했다.
뭔 말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눈싸움에서 패배한 나는
그 과자봉지를 뜯어버리기 위해 손에 들었다.
"뭐? 여행이라니?? 아니 사전에 나한테 물어보긴 했어야지!"
"엥? 우리 그 때 얘기했었잖아~ 드라이브 갔던 날!"
아...
김태형이랑 예상치 못한 상황때문에 경황없이 머리아팠던 날...?
잠시만, 그럼 김태형이랑 여행을 같이 간다고...??
난 초점없이 허공을 바라보며 과자를 뜯기 위해
손에 힘을 줬다.
한 번 살아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과자봉지와
이번에는 씨름을 하고 있었다.
"멀리 가는 것두 아닌데 뭐~ 준비 할 것도 딱히 없고."
석진오빠가 말했다.
"아 정국아 너도 우리랑 같이 갈래?
우리 여행갈거야 양평으루~!""
"아, 저도..."
언니가 말하고 이어지는 전정국의 대답에 난 씨름하던
손을 멈췄다.
그리고 김태형이 과자봉지를 내 손에서 뺏어가 뜯은 후
다시 쥐어줬고... 그 김에 초점이 돌아와
앞을 보니 전정국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가도 돼요?"
그리고 언니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웅 당연하지~ 같이 가자~!!"
"그럼, 여주 친군데 같이 가지 뭐~ 여주 동생도 데려갈거야!"
박 남매가 말했다.
지금 당신들... 이게 날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 맞지..?
그거 아주 큰 착각이야.... 할많하않...
난 그냥 과자를 막 입에 쑤셔넣었다.
입에 넣은 과자를 삼키기도 전에 더 집어넣었다.

"체해. 천천히 먹어."
태형오빠가 주스 병을 뜯더니 내 손에 있는 과자봉지랑
바꿔줬다. 난 주스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이거 안마셨으면 나 사레들려서 뿜을 뻔...
"어머 너 배고팠어 여주야? 그럼 우리 일단 밥부터 먹을까?"
고마운 지영언니 덕분에 우선 이 상황은 일단락됐다..
집에서 밥을 먹기로 하고 모두가 이리저리로 흩어진 혼란스런
틈을 타 난 마중을 갔다 온다며 간다고 하지도 않은
전정국의 팔을 잡아 질질 끌고 나왔다.
"아, 왜 이러는데 이여주~"
전정국과 내 몸이 완전히 바깥으로 빠져나온 후에서야
내가 잡고 있던 팔을 놔주었다.
"아 옷 다 늘어났다!"
전정국이 팔 부분을 만지면서 역정을 냈다...
"미안.."
"아 왜애! 왜 끌고나오는데? 난 같이 밥먹으면 안 돼?"
"아니... 너 불편할까봐 그러지.."
".. 티 난다고. 거짓말 하지말라고."
"뭐가~ 진짠데.."
"니가 불편해서 그런 거겠지, 나 하나도 안불편했는데?"
"..."
"아, 딱 하나."
"뭔데.."
"태형이 형. 너 엄청 챙기던데."
"야, 언제 그랬어!"
"닌 뭐가 불편한건데?"
"..."
"태형이 형 땜에 그런 거 맞지."
"..."
"아.. 또 말 안하네.."
"..."
"후... 이여주."
"왜.."
"나 같이 가도 되지, 여행."
"... 어..?"

"내가 가야겠다. 같이."
".. 너.."
"낼 연락할게, 간다."
"..."
전정국이 멀어졌다.

ㄴ 저번 화 댓글들이 역대급으로 많았어요..
너무 감사합니다...🙏
이번 댓글들도 예쁘게 물들여주세요..🖤
💟명예의 전당💟
ㄴ 댓글과 응원하기 둘 다 해주신 구독자분들😭
(이전 화의 댓글과 응원하기 수를 기준으로 집계됩니다.)
💟소옹님💟
💟행복포뇨님💟
💟라면님💟
💟록시0호팬방덕하님💟
💟윙부장님💟
💟톨앤핸섬영앤리치님💟
💟우지죠아죠아님💟
💟폰나나님💟
💟눈물이다납니다님💟
💟태태는곰도리지님💟

ㄴ 당신 지금 몇 번째 바뀌는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