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그렇게

살아주면 안되겠어?

남준이에게 아침 문진을 부탁하고 한동안 안정제의 기운으로 잠을 자는 윤기의 곁을 지켰다 우울증과 습관성 자해 대체 금방이라도 시들거 같은 이 작은 아이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던 걸까.

으..으음..

깨어나려는지 조금씩 신음을 내뱉는 윤기를 그저 지켜만봤다 이윽고 천천히 눈을 뜬 윤기는 아무런 표정도짓지않고 고개를 움직여 나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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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죽여주세요, 그게 날 살리는거에요."

"윤기야."

아까부터였다.
아까부터 아니 처음부터 윤기는 죽여달라는 말 외엔 아무런 말도, 어떤 부탁도 하지 않았다 정말 그냥 죽고싶어 안달이라도 난 사람마냥.

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놀란건지 눈이 커졌다. 참 잘어울리는 이름이었다 윤기란 이름. 나는 그런 윤기에게 고개를 숙이며 무리한, 아니 어쩌면 주제 넘을지도 모르는 부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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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주면, 안돼겠어?"


".................."

아무런 답도 들려오지 않아 슬며시 고개를 들자, 아주 애처롭게 울고있는 윤기와 눈을 마주쳤다.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입술을 꽉 깨물고 눈물만 흘리는 윤기는 너무나..너무나 괴로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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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응?"

"왜 자꾸..죽기싫어지게 하는건데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몸을 일으켜 윤기의 몸 위에 살짝 포개 누워있는 윤기의 몸을 끌어 안았다 그러자 윤기는 내 가운 깃을 꽉 쥐고 참았던 울음소리를 터트렸다.

숨이 넘어갈 듯 어린아이마냥 엉엉울며 북받치는 울음을 토해 낸 윤기는 지쳐서 다시 잠에 들었다 그런 윤기를 보고 포갰던 몸을 조용히 일으켜 이불을 덮어주고 한참을 살피다 호출을 받고 석진이 병실을 나섰다.


*
*
*
*

윤기의 병실을 나 선지 5시간만에 다시 윤기의 병실에 들어 선 석진은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밥도 거부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체 여태 누워만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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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 안먹을거야 윤기야?"

"왜그랬어요."

뚜껑을 열었던 흔적도 없이 한 쪽에 치워져있는 식판을 바라보며 밥을 먹지 않을거냐고 묻자 원망이 섞인 말투가, 왜 그랬냐는 말이 귓가에 들려왔다.

원망스런 눈빛을 보내는 네게 나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처음엔 그냥 사람을 살리는 것이 의사란 직업을 가진 나의 의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알 수가 없다.

내가 너한테 왜 살아달라 부탁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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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왜, 나한테 미련을 갖게 했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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