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tentation du tue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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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1 ]





오늘도 어김없이 실탄 사격 연습이 한창이다. 실탄은 연습한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난 꽤 빨리 적응했고, 이제 혼자서도 척척 잘한다. 사실 잘하는 건 둘째 치고 하루 전날이라고 하니 떨리는 건 숨길 수 없었다.







— 떨려서 그런 거야? 계속 하나씩 실수하네.


— 나 왜 이렇게 떨리지···?


— 괜찮아. 잘할 수 있어. 하던 대로만 하면 문제없을 거야. 너니까 내가 이렇게 연습시켜 주지, 다른 사람은 아무것도 모르고 올 거 아니야. 넌 충분히 할 수 있어.


— 그렇지···. 그런데 내일 바로 통과하면 보스 만날 수 있는 거야?


— 응. 어떻게, 보스 죽일 방법은 생각해 놨어?







사실 죽이겠다고 무작정 시작하긴 했는데 정녕 만나서 어떻게 죽일지는 생각을 못 하고 있었다. 그냥 만나자마자 총 쏴 죽일까? 그런데 죽일 야망에 가득 찬 이 머리와는 다르게 행동으로는 그게 쉽게 될까도 싶었다.







— 아니···.


— 그런데 보스 만나러 갈 때 너도 혹시 같이 가?


— 왜, 무서워?


— 아니? 그럴 리가. 진짜··· 죽여도 돼?


— 죽이는 게 무서운 거야, 보스가 무서운 거야.


— ㄷ, 둘 다 아니거든? 안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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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무서우면 무섭다고 해도 돼요. 적어도 우리한테는 솔직하게 말해요. 그래야 도울 수 있잖아요.


— 내가 정말 죽이고 싶다고 해도··· 정말 도와줄 수 있어요? J 씨는 그렇다 쳐도 K는 킬러 소속이잖아요. 보스 밑에 있는. 그래도 정말 도와줄 수 있다는 거야?


— 못할 건 없지. 나도 네가 그래 주길 바라는 바이니까.


— 어떻게, 보스 죽일래요, 말래요. 선택은 여주 씨 몫이에요.







이 사람들과 지금 이렇게 대화를 나누면서 느꼈다. 이제 내 사람들이구나. 믿어도 되겠다는 것을. 사실 연습하면서 과녁에만 총을 쏴봤지, 사람한테 쏘지는 않았으니 무서운 건 사실이다. 아무리 정말 죽이고 싶은 보스라 할지라도 솔직히 겁은 난다. 사람을 죽인다는 게.







— 죽이고 싶은데 사실 무서운 건 맞아요. 그러니까 도와줘요. 도와줘, K.


— 오케이. 킬러 실습장에는 지원자밖에 못 들어가. 그래서 우리가 생각해 둔 게 있어.


— 손 줘봐요. 그냥 봐서는 일반 워치 같죠? 하지만 이 속은 온통 카메라밖에 없어요. 목소리도 실시간으로 송출되니까 안심해요. 다 지켜보고 있을 거니까.


— 아, 그리고 실습장 들어가고부터는 절대 말을 해서는 안 돼. 말할 거면 워치에 대고 조용히 속닥여. 넌 우리 목소리 못 들어도 우린 들을 수 있으니까. 난 다른 문으로 보스실에 가 있을게.


— 그런데 만일 성공 못 하면 어떡해···?


— 걱정 마. 실습장에 간 이후로는 넌 보스를 못 만나는 일은 없을 테니까.


— 왜?


— 보스가 너만 기다리고 있는데 과연 못 만날까? 그러니까 걱정부터 하지 말고 그럴 시간에 얼른 더 연습해.


— 뭐야 이건. 약 주고 병 주는 건가.


— 재미없어. 얼른 들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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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 얄미워. 아악!!


— 워치 켜있다. 전원 꺼라. 내 욕할 거면.







정말 깜짝 놀랐다. 워치가 켜있으면 전부 송출되나 보다. 갑자기 문을 발칵 열고 말하길래 너무 웃기게 놀라버렸다. 난 K가 나가자마자 워치 전원을 껐다. 일단 좋은 물건인 건 인증이 된 것 같다.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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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대망의 디데이다. 준비를 다 마치고 워치까지 빼먹지 않고 꼭 착용했다. 그런데 정작 시간이 코앞까지 다가오니 오히려 떨림은 더 가라앉았다. 나의 잘할 수 있다는 다짐 때문인지 나름 나쁘지 않았고 컨디션도 물론 좋았다.







— 여주 씨, 오늘 컨디션 어때요?


— 저요? 완전 좋아요! 저 진짜 잘할 수 있을 거 같아요.


— 그래요? 좋네요. 워치 꼭 실습장 가서 잘 켜고요.


— 네. 다녀올게요!


— 같이 가!


— 야, 빨리 와.


— 형! 다녀올게.


— 여주 씨랑 있으니까 완전 다른 사람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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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이건 다른 차네?


— 둘만 가는데 굳이 큰 차는 필요 없잖아.


— 아··· 그렇지.







‘둘’이라는 단어가 되게 지금 우리 둘 사이의 기류를 이상하게 만들었다. 금방 전까지 J 씨와 셋이 같이 있다가 갑자기 둘만 이렇게 한 공간에 있으니, 뭔지 모르게 이상했다.







— 왜 말이 없어? 긴장한 거야?


— 어?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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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이래. 너답지 않게.


— 너···.


— 응?


— 너 인이어! 그거 신기하다고!


— 응? 갑자기?







운전하는 내 옆자리 얘, K. 그냥 갑자기 더 잘생겨 보였다. 붉어진 홍조를 얼른 가라앉히고 어색하지 않게 내가 먼저 대화를 이어갔다.







— 그런데 넌 그 인이어 안 들켜?


— 아, 이거? 킬러들이 끼는 것하고 똑같아. J 형이 새로 기능만 바꿔줬어. 킬러 소속들이 말하는 것도 들리는데 J 형이 말하는 것도 들려.


— 진짜? J 씨! 들려요?


— 야ㅋㅋㅋ 이거 누르고 말해야지. 이거 오른쪽 두 번 터치해.







마침내 신호가 빨간불이 됐고, K는 몸을 내 쪽으로 바짝 붙인 뒤 인이어를 착용한 귀를 내밀었다. 얘는 전혀 아무렇지 않게 갑자기 가까이 다가온다. 나는 순간 떨려서 몸이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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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해?


— 어···. 빨리 저기로 가.


— 뭐야. 거의 다 왔어. 절대 소리 내지 말고 집중하기다. 통과하는 데만 집중해.


— 알겠어. 나 통과하면··· 소원 들어줘.


— 소원? 뭔 소원.


— 그냥. 그때 말할래. 들어줄 거지?


— 뭔지 들어보고. 소원 생각할 시간에 연습한 거나 잘 생각해.


— 네네~ 알겠네요.


— 다 왔다. 잘해라. 다치지 말고.


— 잘할게. 이따가 만나.


— 응. 야, 워치 켜고!


— 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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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여주···? 하여주인데 저거.





나를 노리는 사람이 또 있다는 것을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


분량 팍팍 끄집어 가져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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