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byrinthe de l'amour

Labyrinthe d'amour - Approchez-v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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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maze. 더 가까이 와


우리는 짐을 옮기고 한동안 그들의 집에서 머물렀다. 

한 3일 정도가 됐을까. 

그가 내게 말했다. “곧 여름 장마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조금 이르지만 이제 이동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여긴 마을이 크지 않으니까, 장마 기간 동안 머무르기엔 좀 힘들 것 같네요.” 

두 아이와 이제 좀 친해졌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정말 아쉽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아이들에겐 어떻게 말해야 좋을까요?”

“그러게요. 일주일 정도 머물겠다고 해놓고 이렇게 일찍 가버리면 아이가 참 서운해할 테죠.”

우리는 한참을 고뇌하고 있었다.

그런데 작게 방의 문이 열렸다.

살짝 열린 방문 틈 사이로 소심하고 말이 적었던 아이가 슬픈 표정을 하고 서있었다.

그리고 아이는 작은 목소리로 우리에게 말했다. “안 가면 안 돼요?”

아이의 말에 마음이 안 좋아졌다.

나는 아이에게 다가가 위로를 하려 했지만, 도저히 할 말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아이의 앞에서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차였다.

아이의 뒤로 아주머니가 서계셨다.

아주머니는 내게 말씀하셨다. “2주 정도 걸린다고 했죠? 먹을 건 있어요?”

아주머니의 말씀에 고개를 들어 아주머니를 바라봤다.

아주머니는 인자하게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여행자한테 장마가 얼마나 위험한데. 먹을 건 우리가 다 챙겨줄게요. 얼른 가요”

우리는 아주머니의 말에 고개를 숙여 감사를 전했다. "감사해요. 이런 식으로 떠날 생각은 아니었는데.."

아주머니는 두 손을 내저으시며 말했다. "괜찮아요. 사람마다 다 사정이 있고 그런 거지. 애들이랑 인사는 하는 게 어때요?"

우리는 아주머니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곧 아주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오셨다.

장난기 많던 아이가 달려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로 말했다. “가는 거야?”

그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다음에 한 번 놀러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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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 위로를 뒤로하고 짐을 챙기러 갔다.

나도 그를 따라 급하게 짐을 챙겼다.

...

나는 그에게 말했다. “벌써 여름인가요?”

그는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게요. 2주 뒤면 여름이네요.”

주위를 둘러보니 떨어진 벚꽃잎이 많이 보였다.

나는 고개를 돌려 그에게 물었다. “여름 장마가 여행자에겐 좀 위험한가요?”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비 속에서는 항상 안전에 유의해야 해요. 여러 가지로요. 저희도 사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마을에 도착할 수 있을지 몰라서 걱정이네요.”

...

우리는 급하게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고 마을을 벗어났다.

이번에는 꽤 짐이 많았다.

꽤 오래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전히 수레 위에 편하게 눕지 못할 만큼 짐이 많지는 않았다.

...

우리는 한참을 풍경을 바라보았다.

그와 나는 꽤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는 풍경을 보며 사색에 잠기는 걸 좋아한다.
그러다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아한다.
조용한 곳도 좋아한다.
풀 향의 차도, 새것보다는 손 때가 묻은 것을 좋아한다.
책도, 그림도, 꽃도, 나무도, 바람도. 그는 그런 사소한 것들을 좋아한다. 

나도 그렇다.

나도 풍경을 보며 사색에 잠기는 걸 좋아한다.
그러다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아한다.
조용한 곳도 좋아한다.
풀 향의 차도, 새것보다는 손 때가 묻은 것을 좋아한다.
책도, 그림도, 꽃도, 나무도, 바람도.
나도 그런 사소한 것들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런 사소한 것들을 좋아하는 그도 좋아한다.

3일 동안 그와 지내며 내가 알게 된 것들이다.

...

속이 다 비치는 유리잔처럼 그는 투명하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티가 난다. 숨기지 못한다.

난 그런 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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