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étéore, fais un vœ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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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번째 이야기




고깃 씀.









“밥 너무 맛있었다고 어머니께 전해 줘. 주말 잘 보내고.”




“네, 알겠어요. 월요일에 봬요, 형.”




정국은 지민에게 인사를 건넨 뒤 곧장 제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곤 침대에 폭 눕는다. 폭신한 침대는 정국이 눕자마자 밑으로 꺼진다. 마치 늪처럼 정국을 서서히 잠식하듯 삼켜버린다. 정국은 그 포근함에 눈을 감는다. 오늘따라 유독 피곤한 일이 많았어서 그런 것일까, 아님 원래부터 정국이 잠이 많아서 그런 것일까,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졸음이 쏟아진다. 심지어 머리까지 지끈거린다.




유성과 만나면 이 지끈거리는 머리가 다 나을 텐데… 이번에도 꿈을 꿀 수 있기를, 이번 꿈도 유성과 만나는 꿈이기를 간절히 빌며 깊은 잠에 빠진다.




-




몸이 점점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에 눈을 조금씩 떠 본다. 그러자 정국의 바로 코앞에서 유성이 얼굴을 들이밀고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것이 보인다. 유성은 정국이 드디어 눈을 떴다며 좋아한다. 정국은 유성의 얼굴을 가까이서 본 탓에 놀라며 부끄러워 귀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찰랑이는 검은색 머리칼, 마치 우주를 담은 듯한 빛나는 검은 눈동자, 분홍빛을 띠는 입술. 평소와 똑같은 모습이지만 정국은 오늘따라 유달리 유성의 모습이 낯설고 아름답게 보인다. 정국은 저릿한 심장에 손을 가벼이 얹는다. 쿵, 쿵, 쿵. 평소보다 더 빠르고 더 크게 뛰는 심장박동 소리가 손가락 끝에서부터 느껴진다.




빠르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킬 새도 없이, 달아오른 귀를 식힐 새도 없이 유성은 정국의 손을 잡아 어디론가로 이끈다. 그 순간에도 유성의 손과 맞잡은 정국의 손은 뜨겁게 달궈진다. 온몸이 타들어갈 듯 뜨거워진다. 심장은 여전히 저릿하고 빠르게 뛴다. 빨리 뛰는 심장 탓에 정국은 숨이 가빠진다. 그러나 느낌이 썩 나쁘진 않다. 죽을 만큼 숨이 가쁘지도 않다. 이 모든 것들은 사랑이라는 것의 한 순간이라 생각하며 정국은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로 한다.




-




“다 왔어.”




유성의 발걸음이 드디어 멈춘다.




“이건…”




정국은 아름다운 광경에 말을 잇지 못 한다.




“예쁘지?”




“응, 너무 예쁘다…”




정국과 유성의 눈앞에는 별들의 궤도를 따라 이어진 은하수가 보인다. 당연하게도 이렇게나 가까이서 은하수를 본 적이 없었던 정국은 입을 떡 벌린 채 다물 줄을 모른다. 그리곤 놀란 토끼눈으로 은하수를 쭉 훑어본다. 와, 진짜 예쁘다… 이렇게 예쁜 광경은 정말 처음이야… 정국은 예쁘다는 말을 연신 한다.




은하수를 따라 시선을 옮기다 갑자기 정국의 시야를 침범한 유성에게서 멈춘다. 마치 정국의 시선의 정거장은 유성이었단 듯이 말이다.




유성 또한 정국처럼 신기해하고 있었다. 저도 처음 보는지 입을 다물지를 못 했다. 와… 하고 감탄하는 유성의 눈에는 은하수가 담겨져 있었고 흩날리는 머리칼에는 미세하게 보이는 별들이 붙어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정국은 그런 유성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예쁘다… 저도 모르게 말이 툭 튀어나온다. 본인이 그 말을 했다는 걸 자각을 못 했는지 당황스러운 기색 하나 보이지 않고 유성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 한다. 유성은 어디선가에서 느껴져 오는 시선에 정국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러자 유성과 정국은 마주보게 된다. 정국은 아까보다 심장이 더 빠르게 뛴다. 정국의 시야에는 은하수 따위는 보이지 않고 오직 유성만 담겨져 있다. 유성 또한 정국만이 보인다. 둘의 기류가 묘하게 흘러간다. 그럴수록 둘의 얼굴의 사이는 점점 좁혀져 간다. 유성은 눈을 지긋이 감는다. 입술을 포갠다는, 키스라는 단어를 모르지만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는다. 정국 또한 조금씩 눈을 감는다. 둘의 입술이 거의 닿을 때즈음…




“정국이 왔구나.”




별님이 그들에게로 다가와 말한다. 정국은 당황해하며 유성에게서 멀어지며 고개를 돌린다. 그리곤 어색하게 웃으며 별님께 인사를 건넨다. 키스 자체를 모르는 유성은 당황해하는 정국을 이해하지 못 하고 별님을 반갑게 맞이한다. 별님은 둘 사이에 묘하게 흐르는 기류를 눈치채곤 미안한 듯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인다.




“하하 이런… 내가 방해를 한 모양이구나…”




유성은 이해하지 못 했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정국은 아니라며 붉어진 얼굴을 감추려 고개를 숙인다. 그러다 정국의 육체가 현실로 돌아가려는지 조금씩 사라져간다. 유성은 아쉬워하며 또 오라 말한다. 정국은 붉어진 얼굴을 감추려 고개를 푹 숙인 채로 고개만을 끄덕인다.




-




정국이 가고 별님과 단둘이 남은 유성은 떠돌고 있던 운석에 앉는다. 그리곤 입술에 손을 가벼이 얹는다.




“닿을 뻔했던 것 같은데… 뭘 하려고 했던 거고 난 대체 왜 눈을 감은 걸까……”




유성의 심장이 아까보다 미세하게 조금 더 빨리, 더 크게 뛰며 저릿해져 온다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