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는 침묵 속, 들리는 소리는 오로지 그릇과 수저가 부딪히는 소리 뿐.
탁.
이 침묵을 빨리 끝내기 위해 니가 사온 죽을 빨리 먹어 치웠다.
“다 먹었으니까 이제 약 먹자.”
“내가 기침 약이랑, 두통약, 해열제, 목 아플 때 먹는 약, 그리고….”
“기침 약이면 돼.”
“그래도,”
“아까 해열제 먹어서 괜찮아.”
“응…”
.
.
.
“갈게.”
“잠깐만, 나 부탁 하나만 해도 돼?”
“뭔데?”
“앞으로 이렇게 찾아오는 일 없었으면 좋겠어. 나 이제 겨우 너 잊고 잘 지내보려하니까 괜히 나타나서 나 흔들지 말아줘.”
“흔들려…?”
“응. 흔들려. 안 흔들리려 해봐도, 흔들려. 그래서 또 나혼자 착각해서 니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부여 할까봐 겁나.”

이제 너 혼자 착각하는 일 없게해줄게. 그리고, 니 부탁은 못 들어 줄 것 같아. 나, 앞으로도 계속 니 앞 나타나서 너 흔들거야. 그러니까 넌, 지금처럼 그냥 흔들려주라.
“갈게.”
너는 그대로 가버렸다.
그런데…흔들려달라니 그게 무슨 소리인지…
머릿속에서 널 지우기 위해 티비를 켰다.
하지만 너의 생각은 이미 내 머릿속을 집어삼켜버려 쉽게 떠나 가질 않았다.
나는 시끄러운 티비 앞에서 한 손에 리모컨을 들고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떠오르는 니 생각을 했다.
그러다
띵동-
“또 누구지..?”
덜컥-
“!!!”
초인종 소리에 문을 열었을 때, 문 앞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저 꽃다발 하나가 바닥에 놓여있었다.
그 속에는 작은 쪽지가 있었고, 쪽지를 확인해보니

‘물망초인데, 꽃말이 이쁘길래 샀어.’
너의 글씨체였다.
나는 곧바로 물망초의 꽃말을 찾아 보았다.
“물망초 꽃말이…찾았다.”
“…..”
물망초 꽃말 -
나를 잊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