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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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국의 레시피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국간장 한 스푼과 소금,
다진 마늘로 간을 맞추고 대파를 송송 썰어 넣는다

약 1~2분이 지나면 미리 풀어둔 계란을 넣고
중약불에서 끓이면 끝이다

놀랍게도 민호는 이 짧은 시간 안에
샤워를 마치고 머리까지 말렸다

길어봐야 10분인 시간인데
어떻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씻을 수 있는 건지

볼 때마다 신기할 따름이었다


“ 아니 너 샤워 꼼꼼하게 한 거 맞아?
왜 이렇게 빨리 씻어? ”

“ 원래 군대 다녀오면 빨리 씻는 법을 배운단다, 꼬맹아 ”









식사 후 어김없이 담배를 물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을 챙기려 손을 뻗는 순간
민호가 손목을 텁 잡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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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 끊을 때 되지 않았나~? ”


담배를 피우러 나갈 때면 늘 따라 나오던 민호는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원래대로라면 따라 나오기 귀찮다며
휴대폰을 주시하고 있거나
익살스럽게 자는 척을 했을 텐데

평소답지 않은 모습에 당황한 나머지
멀뚱히 서서 입만 뻐끔거렸다

그런 내 모습이 꽤나 바보 같아 보였는지
호탕하게 웃으며 잡은 손목을 놓아주었다


“ 많이 피지만 마, 뼈 삭는다~ ”


머쓱하게 손목을 만지며 베란다로 향했다

담배 끝에 불을 가져다 대자 작게 타오르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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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입 가득 들이마셨던 연기는
내뱉을 때 눈에 띄게 옅어져 있었다

머릿속으로 생각들을 흘려보내던 중
평소보다 잦아진 민호의 담배 잔소리가
어느 한 구석에서 턱 걸렸다

내가 담배 한 보루를 사도 꼴초라 놀리며 깔깔대던 민호가
안 하던 잔소리를 해대니

기분이 이상했다

빨아들일 때마다 붉게 타들어가는 담배 끝을 보다
이내 사레에 들리고 말았다

마셨던 연기를 토해내듯 연거푸 기침을 해댔다

쓰라린 목을 문지르며 재떨이에 꽁초를 던지곤
그 위로 걸죽한 가래를 뱉었다

드르륵하고 베란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민호는 토끼처럼 동그래진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 어? 왜 벌써 들어와? ”

“ 오늘따라 유난히 담배 맛이 그지같네 “


칼칼한 잔기침을 다 내뱉고 나서야
목에 남은 찝찝함이 사라졌다

기침이 멎을 때까지 눈을 꿈뻑이며 바라보던 민호는
목을 가다듬는 소리에 다시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느긋하게 소파에 누워
휴대폰 게임을 하던 민호 옆에 앉아 있다
나도 모르게 깜빡 졸고 말았다

몽롱한 정신을 깨우려
뺨을 가볍게 두드린 뒤 마른 세수를 했다

고개를 돌리자 보인 것은
나른한 눈으로 게임을 하는 민호가 아닌
배 위에 휴대폰을 올려둔 채 잠에 든 민호였다

매번 밥만 먹으면 잔다고 내게 잔소리 하던 사람이
그런 꼴로 잠에 든 게 꽤나 웃겼다

깊은 잠에 든 민호는 새근거리며 숨을 뱉었다

눈이 워낙 큰 탓인지 감기다 만 눈꺼풀 사이로
흰자가 히끗히끗 보였다 

목끝까지 올라온 웃음을 억지로 삼켜내며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오랜만에 마주한 민호의 우스꽝스러운 얼굴은
사진으로 남겨둬야 한다 생각해
조용히 휴대폰 카메라를 켰다

셔터 버튼을 누르니 찰칵하고 카메라 촬영음이 울렸다

민호는 그 소리에 깜짝 놀란 듯 급히 눈꺼풀을 치켜떴고
결국 꾹 참아왔던 웃음이 빵 터져버렸다

얼굴이 벌개질 정도로 정신없이 웃어대는 와중에
눈을 꿈뻑거리며 상황파악을 하던 민호는
손에 들린 휴대폰 화면을 마주했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잠든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운 것을 보자
금방 얼굴을 붉히며 따라 웃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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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장난하나 ㅋㅋㅋㅋㅋ 뭔데 이거 ㅋㅋㅋㅋㅋㅋ ㅠ ”

“ 오케이, 이제 이민호 엽사 전용 앨범 하나 만든다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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