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오늘 동아리 같은 거 없냐? 맞다, 너 방송부잖아."
"없어... 그리고 나 혼자 갈 거야..."
"아 맞다. 나 축구분데. 야야 이상혁. 너 얘랑 같이 집 가줘라."
"비밀번호 똑같지?"
"ㅇㅇ~ 나 간다~"
한태산이 교실을 나가고 이상혁이 다가와 나를 건드렸다. 하루 중 드디어 오랜 친구의 얼굴을 제대로 본 상혁은 바로 웃어버렸다.

"풉ㅋㅋ"
"아 뭐어!"
밤새 운 탓에 눈이 팅팅 부어있었다. 이상혁은 매점에서 얼음컵 하나를 나에게 사다줬다. 하교하는 동안, 나는 그걸 계속 눈에 비볐다.
"그렇개 울 일이냐? 그니까~ 공부가 중요한 나이에 왜 연애를 해가지고~"

"네가 이별의 감정을 알기나 해? 그리고, 깔끔했으면 내가 안 이러지. 개더럽게 끝났으니까 내가 이러는 거 아니야! 내가 이런 말을 해서 뭐하겠어~ 연애 같은 거 해보지도 않았을 거 같은 놈한테..."
"해봤는데."
"뭐?? 언제??"

"언제했냐면... 유치원 때. 1주일 사귐ㅋㅋ"
"이상혁 이 개자식이!"
멱살을 잡으려 했지만 이상혁은 요리조리 잘 피하고 도망가버렸다. 열심히 뛰다 보니 어느새 같은 엘레베이터를 타고 있었다.
"... 너 일부러 우리 집 쪽으로 튀었지."
"당근. 맞다, 새로 따야하는 춤 있는데."
"집에 조부모님 계신다하지 않았다? 어케 따게."

이상혁의 가족은 거의 모두 춤을 추는 것에 반대한다. 대부분은 이상혁의 실력과 끝기에 허락했지만 조부모님은 끝끝내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야 뭐... 집 근처 공원?"
"미쳤냐? 나 숙제할 거니까 우리 집에서 조용히 해."
"진짜? 나이스~"
"30층입니다."
나는 현관문으로 가 가리려는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비밀번호를 눌렀가. 아까 태산과 상혁의 대화에서 들었듯이, 상혁은 이미 우리 집 비밀번호를 안다. 아빠 회사 때문에 이사를 가야했지만 부모님이 이제 막 입학했는데 전학 가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며 나와 태산이 살 수 있는 집을 하나 구해줘 1년 넘게 둘이서만 살고 있다.
"거실에서 해. 난 방에 있는다."
"오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