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NTEEN Mingyu Wonwoo/Minwon] Alerte fortes pluies

Alerte fortes pluies - Épisode 3

“김민규, 너 아직도 나 좋아하잖아.”

그 말이 떨어진 순간 민규는 진짜로 숨이 턱 막혔다.

전원우는 여전히 그의 앞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올려다보는 눈이 너무 차분해서 더 미칠 것 같았다.

 

보통 저런 말은 장난스럽게라도 웃으면서 해야 되는 거 아닌가. 근데 전원우는 꼭 이미 답을 알고 있다는 얼굴이었다.

민규는 애써 표정을 굳혔다.

“미쳤냐.”

“아닌데.”

“6년 만에 나타나서 할 말이 그거야?”

“중요한 말이잖아.”

“안 중요해.”

“난 중요해.”

민규는 결국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의자가 바닥을 긁으며 시끄럽게 밀렸다.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귀 안까지 울리는 기분이었다.

전원우는 그런 민규를 올려다보다가 천천히 따라 일어났다.

 

좁은 원룸 안에서 키 큰 남자 둘이 마주 서 있으니까 괜히 공기까지 답답해졌다.

민규가 먼저 시선을 피했다.

“야, 너 착각하는데.”

“응.”

“나 너 안 좋아해.”

“거짓말.”

너무 바로 대답해서 민규는 순간 말이 막혔다.

전원우는 느리게 웃으며 한 걸음 가까워졌다.

“너 거짓말할 때 귀 빨개지는 거 아직도 그대로네.”

민규는 반사적으로 귀를 만졌다가 바로 손을 내렸다.

“…씨발.”

“봐.”

“아 진짜 짜증나게 하지 마.”

민규는 결국 등을 돌리고 싱크대로 걸어갔다. 먹다 남은 라면 냄비라도 치워야 숨통이 트일 것 같았다.

그런데 뒤에서 전원우 목소리가 낮게 들렸다.

“왜 그렇게 도망가.”

“안 도망가거든.”

“그럼 나 봐.”

민규는 끝내 돌아보지 못했다.

사실 인정하기 싫었을 뿐이었다. 전원우가 다시 나타난 순간부터 계속 흔들리고 있다는 걸.

 

비 오는 새벽에 전화 한 통 받고 뛰쳐나간 것부터 이미 끝난 거나 마찬가지라는 걸.

물소리가 괜히 크게 울렸다.

전원우가 뒤에서 천천히 말했다.

“나 너 좋아했어.”

민규 손이 멈췄다.

“고등학교 때부터 계속.”

“……”

“근데 네가 날 너무 좋아해서 말 못 했어.”

민규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냈다.

“뭔 개소리야 그게.”

“진짜야.”

“좋아하면 말했어야지.”

“말하면 너 도망갈 것 같았어.”

그 말에 민규는 차마 반박하지 못했다.

왜냐면 진짜였으니까.

열아홉의 민규는 전원우를 너무 좋아했다. 친구라고 부르기엔 감정이 너무 컸고, 그렇다고 고백할 용기는 없었다.

그래서 일부러 더 장난치고 더 시끄럽게 굴었다. 안 그러면 들킬 것 같아서.

근데 전원우는 어느 날 갑자기 떠났다.

붙잡을 틈도 없이.

민규는 천천히 몸을 돌렸다.

전원우는 아까부터 계속 같은 표정이었다. 지친 얼굴인데 이상하게 단단해 보이는 눈.

민규는 낮게 물었다.

“그럼 왜 연락 끊었는데.”

전원우 표정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너 잘 살게 하고 싶어서.”

“뭐?”

“나 옆에 있으면 너 힘들 것 같았어.”

민규는 순간 화가 확 치밀었다.

“그걸 왜 너 혼자 정해.”

“민규야.”

“아니, 진짜 웃긴다. 말도 없이 사라진 새끼가 이제 와서 혼자 힘들었다, 좋아했다 이러면 끝이냐?”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민규는 원래 잘 안 화내는 사람이었다. 근데 전원우 앞에서는 자꾸 감정이 망가졌다.

“너는 맨날 이런 식이야. 혼자 생각하고 혼자 사라지고, 다시 나타날 때도 마음대로고.”

전원우는 아무 말 없이 민규를 바라봤다.

그게 더 열받았다.

민규는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

“나 진짜 힘들었거든.”

그 순간 전원우 눈빛이 흔들렸다.

민규는 숨을 거칠게 삼켰다.

“너 떠나고 나서 비 오는 날마다 네 생각났어. 전화 올 것 같고, 문 열면 서 있을 것 같고… 근데 안 오더라.”

목 끝이 뜨겁게 타들어갔다.

“그래서 그냥 없는 사람처럼 살려고 했는데.”

전원우가 아주 천천히 민규 쪽으로 걸어왔다.

이번엔 민규도 피하지 못했다.

전원우는 가까운 거리에서 낮게 말했다.

“미안.”

민규는 입술을 깨물었다.

근데 진짜 비겁한 건, 그렇게 미안하다는 얼굴을 하면 또 흔들린다는 거였다.

전원우 손끝이 조심스럽게 민규 손등에 닿았다.

예전처럼.

아주 익숙하게.

“근데 나 이제 안 도망가.”

민규는 결국 고개를 들었다.

 

전원우 눈이 바로 앞에 있었다.

“너만 괜찮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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