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컥_
" 영화도 못 보고... 그래 대신 영화보다 더 충격적인 걸 봤지.. "
" 평생 못 있을 정도네, 뭐.. "
" ...근데 정말 잘 어울렸어. "
" 한 편에 드라마 같은... 남주랑 여주같았어.. "
" 윤여주, 너는 이름도 여주면서 왜 이렇게 사냐? "
" 비련의 여주인공, 뭐 이런건가? "
아저씨 눈에 띄고 싶지 않아 바로 집으로 달려왔다.
물론 데이트에 내가 눈에 보이진 않겠지만 괜히 그 자리에 있으니 내가 비참해보였다.
정말 짜증나고 죽을 듯이 욕하도 싶지만 너무 잘 어울려서,
서로가 아니면 안 될 거 같은 천생연분이라서,
그래서 짜증낼 자격이 없었다.
왜 엄마랑 아빠는 내 이름을 여주로 지었는지.
물론 아저씨랑 연애한다고 해서 여주가 되는 건 아니였지만,
적어도 내 인생 원하는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여주는 될 수 있는 거잖아.
항상 행복할 것만 같은 그런 여주.
근데 난 항상 불행하냐.
" 그래.. 다 이루어지면 그게 여주지.. "
" 에휴.. 남자가 아저씨 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 "
" 윤여주 힘내자, 힘! "
" ...이라곤 하지만 내가 아저씰 얼마나 좋아했는데에..ㅠㅠ "
혼자 괜찮다고 다독였다.
세상에 남자가 절반인데 과연 내 짝 하나 없을까 생각하지만,
아저씨처럼 완벽한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물론 내가 아저씨에 대해 아는 게 없지만..ㅎ
그렇게 아마 오늘은 잠들기 어려운 밤일 것이다.
울어서 퉁퉁 부을 거 같기도 하고.
.
.
.
.
" 어제의 나야.. 왜 울었니이..!! "
" 화장해도 가려지지가 않네.. "
" 아이씨.. 곧 지각이잖아..! "
우다다_
타악_
" 헐.. 죄송합ㄴ.. 아...저씨..? "
" 허업.. 미안해요..! 곧 지각이라 뛰다가..! "
" 으응, 난 괜찮아요. "
" 지각하기 전에 얼른 가야죠. "
" 나중에 봐요..! "
미친, 도랐나.
이래서 습관이 무서운 거라고.
아저씨만 보면 항상 했던 말들이 툭툭 나오네.
일단 출근부터 하고 생각해야겠다.
•

" 출근은 잘 했고? "
" 아.. 아저씨. "
" 요즘따라 윤여주씨 웃는 걸 본 적이 없네. "
" 요즘 기분 안 좋은 일 있나? "
" ..그냥, 그런게 있어요. "
집 들어가기 전 문 앞에서 아저씨를 만났다.
기다린 건지 아니면 타이밍이 맞아 떨어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괜히 기분이 좋았다.
이러면 안돼는데.
왜 아저씨가 점점 좋아질까.
" 나 어제 윤여주씨 봤는데. "
" 영화 보러 온 거 같던데 왜 그냥 갔어요? "
" ..무슨 소리예요, 나 아파서 집에 있었어요. "
" 그럼 닮은 사람이였던 건가..? "
" ...그런가보죠. "
쪽팔려.
내 그런 모습을 봤다는 거잖아.
둘을 보고 있는 내 모습.
그걸 보고 충격받은 내 모습.
마지막으로 뛰어가던 내 모습까지.
" ..미안해요, 저 먼저 들어갈게요. "
" 아직 아픈 게 다 안나은 거 같아서..ㅎ "
" ..아프면 쉬어야지. "
" 내가 아픈 사람 잡고 이상한 말이나 하고, 미안해요. "
" 얼른 들어가서 푹 쉬어요. "
" 잘자고, 내일보자.ㅎ "
이 남자.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밀어내려고 해도 가까이 다가오는데.
좋아하는 사람을 내가 굳이 밀어내야할까.
연인까지 안 바라니까,
' 옆에 있기만 하면 안 되는걸까. '
구독자 202명 감사합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