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벅 저벅 _
“…..”
“…괜찮아? 안 무거워? 이제 내려줘도 돼.”
“됐어, 괜찮아.”
“……”
“야.”
“응?”

“너.. 아직도 김태형이 좋아? 진짜 너한테 걔 밖에 없어?”
“……”
“글쎄…”
멈칫 _
“..? 뭐?”
처음이였다. 3년동안 내가 제일 많이 들었던 질문. “김태형이 와 좋아?”, “김태형 왜 만나?”, “넌 쟤가 그렇게 좋냐?”, “야 저런 놈을 왜 만나, 헤어져.”, “너한테 남자가 김태형 밖에 없냐?”
이런 질문들을 들으면서 내 대답은 늘 “당연하지”, “내가 좋아서 만나는거야”, “태형이 밖에 없지.” 이 정도 였다. 3년동안 내 대답에서 단 한 번도 “글쎄.” 라는 답은 느온 적이 없었다.
근데 이번인 “글쎄.” 라는 말 말고는 다른 답이 생각나지 않았다.
“나도 모르겠어, 이제…”
“……”
정국이는 많이 놀란 듯 그 자리에서 멈추고 더 앞으로 걸어가지 않았다.
이젠 나한테도 느껴진다, 내 감정이 예전 같지 않다는것이. 이제는 나도 태형이에게 감정이 점점 식어가는 것이 소름끼칠 정도로 느껴졌다.

“너 진심이야 그 말?”
“응.. 나도 예전 같지 않은가 봐..ㅋㅋ”
“…….”
지이이이잉 _

“누구야?”
“…태형이.”
ㄴ“응.”
ㄴ야 너 어디야.
ㄴ“집 가고 있어.”
ㄴ전정국이랑?
ㄴ“응.”
ㄴ넌 대체!!
깜짝 _
ㄴ“…..”

ㄴ넌 그 새끼 없으면 인생을 살 수가 없어?
ㄴ“…뭐?”
ㄴ그 놈의 전정국! 전정국!!
ㄴ“야 김태형. 너 지금 니가 뭐라고 하는 지 알고 있어?”
ㄴ어 알아. 아니까 하는 말이야. 다시 물어보자. 넌 그 새끼 없으면 인생을 살 수가 없냐고.
ㄴ“어 그래, 살 수가 없어. 내 인생의 절반을 넘게 함께 한 사람이야.”
ㄴ야 이여ㅈ…
ㄴ“그건 너도 마찬가지고.”
ㄴ…뭐?

“…..”
ㄴ“너도 나한텐 내 인생의 절반을 넘게 함께 한 사람이라고.”
ㄴ…..
ㄴ“하.. 넌 나한테 그 얘기 말고 할 얘기 없어?”
ㄴ무슨 말이 듣고 싶은건데.
ㄴ“..넌 진짜… 아무 생각이 없구나.”
ㄴ무슨 말이 듣고 싶은거냐고. 아 제발 빙빙 돌려 말하지 말고 똑바로 좀 말 해!! 니가 그러면 진짜 답답해 뒤질 것 같아.
ㄴ“그래? 그럼 똑바로 말할게. 너 왜 나한테 사과 안 해?”
ㄴ무슨 사과.
ㄴ“무슨 사과?”
ㄴ하.. 여주야 또 말꼬리 잡지 말ㄱ…
ㄴ“니가 무슨 사과를 해야하는지까지 내가 알려줘야 돼?!!!!”
깜짝 _
“….!”
ㄴ…야 너…
ㄴ“내가 너한테 그딴 것 까지 알려줘야 되냐고!!!”
ㄴ“태형아, 나 니 하녀 아니야. 니 심부름꾼도 아니고. 니 엄마도 아니고!! 나 니 여자친구야.”
ㄴ…..
ㄴ“김태형. 내가 니 여자친구라고. 니가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내가.”
ㄴ…..
“……”
ㄴ여주야.
ㄴ“나 지금 너랑 말하고 싶지 않아. 그래도 니가 사과하지 않을까 하고 조금의 희망을 품고 전화 받았던 건데, 내가 등신이였네.”
뚝 _
“…..”
“…..”
정국이는 근처 벤치에 여주를 내려주고 앉게 한 후 조용히 여주를 안아주었다.
“…….”

“울음 참지 마. 울어도 돼. 너 혼자 아니야. 니 말대로 니 인생의 절반을 넘게 함께 한 사람 여기 있잖아.”
“흑.. 흐윽…”
여주는 정국이의 품에서 한참을 울었다.
“……”
“다 울었어?”
여주는 정국이의 품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피식 _
“그럼 다시 집으로 갈까?”
“응…”
“다시 업ㅎ…”
“괜찮아, 이젠 천천히 걸어갈 수 있어.”

“여주야? 너 그렇게 천천히 걸어가면 난 내 집까지 해 뜰 때까지 못 들어가.”
“아.”
“ㅋㅋㅋ그냥 업혀.”
“응, 그게 낫겠지?”
“…여주야 지금 기분 어때?”
“그냥 그래.”
“그래?”
“응, 왜? 나 무거워서 들기 싫어?ㅋㅋㅋㅋ”
“여주야.”
“…? 뭐 아무래도 그렇지? 미안하다; 그냥 내가 최대한 빨리 걸아가볼테니ㄲ…”

“나 너 좋아한다?”
로딩 중 _
“…..”
“..어???”

피식 _
“너 좋아한다고,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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