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 Boy, histoire de sirène. [BL/Chanbaek]

6.

부둣가에 걸터앉은 둘 사이에 정적이 감돌았어. 

"제 이름은.. 찬열이에요. 박찬열. 영어로는 로이."
"백현이에요. 변백현. 현이라고도 부르셔도 되구요."

통성명을 끝낸 둘 사이에 다시 정적이 돌았어

"찬열씨는, 저 언제 보셨어요?"
"며칠전에.. 절벽위에 앉아 있었는데, 백현씨가 보였어요."
"아.. 앞으로는 이 바다에 오지 말아야겠다."
"네?!"
"ㅋㅋㅋ농담이에요. 너무 어색해서."

베시시 웃은 백현이 발을 달랑거렸어. 

"다리를 가지고 있는거. 그러니까 인간화가 너무 오랜만이에요."
"바다가 보고싶으시면, 인간상태로 보시면 되지 않나요?"
"보시다시피 옷이 없어서ㅎ."

농담을 주고 받으며 둘은 조금씩 친해졌어.

"저 사실, 백현씨 요 며칠 보면서 그림을 그렸어요. 너무 예뻐서. 걱정마세요. 아무도 안보여줬거든요."
"와.. 저를 그리셨다니 쑥스러워요. 멋지기도 하고."
"보러 가실래요? 수채화랑 유화 두개 있어요." 

소년의 말에 인어는 고개를 끄덕였어. 

소년이 손을 내밀자 인어도 그 손을 잡아 일어섰어. 

소년을 따라 소년의 집에 간 인어가 캔버스를 보고 깜짝 놀랐어. 

"엄청나요.. 되게 멋져요!"

섬세한 파도표현과 세심한 디테일까지.

눈이 푸른색인 것 까지 담아낸 소년이 대단한 인어였어. 

머리위의 조개장식을 보니 어제 그린 모양이었어. 

"어제, 인가봐요."                                                          "맞아요."

흐뭇하게 웃은 소년이 대답했어. 

인어는 캔버스를 보다 소년의 집 구석구석을 손으로 훑었어. 

바닷속에는 없는 것들이거든. 

"이게.. 나무라는 거구나."                                            

바다종이나 산호펜과는 다른것들에 너무나도 신기했지. 

반짝이는 파란눈은 실내로 들어오자 살짝 에메랄드처럼 변했어. 

아마도 랜턴빛 때문이었을거야. 

나무책상을 쓸고, 종이의 질감을 느끼고. 깃펜도 만져보고. 

사실 인어는 한발한발 내딛는것 조차 너무나도 신기했어. 

항상 헤엄쳐 다녔으니까. 

그러고보니 오늘은 산호로 머리를 장식하고, 수정을 달고 있었어. 

어제 주운것과 똑같은 수정이었지. 

인어가 움직일때마다 수정들이 달랑거리는게 참 귀여웠어. 

소년은 금색의 오르골 상자를 들고 인어의 손에 쥐어줬어. 

손에 쥐어지는 차가운 금속의 느낌에 인어가 놀라 소년을 돌아봤어. 

"열어봐요."

오르골을 열자 맑은 선율이 울려퍼졌어.

"와.."

바다에서는 소리를 들을수 없어서 인어는 이런 음악을 듣는게 지나가는 커다란 크루즈에서 나오는 것을 제외하면 처음듣는것이나 마찬가지 였지. 

그 생경한 감각에 인어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어. 

"어? 울,울어요?"

소년이 다급하게 인어의 얼굴을 살피려 하는 순간, 투두둑 하는 소리가 들렸어. 

바닥을 내려다 보니 세개의 수정이 바닥을 뒹굴고 있었어.

인어를 올려다보자, 인어의 눈에서 계속 수정이 떨어져 내렸어. 


- 여름소년, 인어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