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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 그대를 연모합니다 04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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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부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늦어서 미안하오. 미안하니까... 제발. 끝을 흐린 그는 말이 끊긴 후에도 아무 말 없이 윤슬을 바라봤다. 그럼 윤슬 또한 가만히 하율을 올려다 본 채로 가만히 있겠지. 하율에 대한 원망감과, 마음을 확인하게 된 안도감이 섞인 눈빛으로.

그렇게 한동안을 아련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들여다 보던 두 사람. 후에, 여주가 고개를 떨구자 중전_이라 부르며 윤슬의 볼을 쓸어주는 하율이다. 눈물을 하율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던 윤슬은 그의 손길에, 조금이나마 뜸을 들이다 눈물을 가득 매단 채로 다시금 그를 올려다볼 테고.



"···전하는 모든 걸 다 알고 계십니다."

"······."

"전하가 너무 늦으셨다는 것도,"

"······."

"······그럼에도 제 마음이 전하를 향하고 있다는 걸요."


참으로 원망스럽습니다. 저에게 아무런 감정이 없는 자를 마음에 품어왔다는 게. 윤슬이 힘겹게 말을 이끌어가는 가운데, 가만히 윤슬의 말을 들어주고만 있던 하율은 갑작스레 그녀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입술을 맞추었다.

한 손은 윤슬의 허리춤을 감싼 채, 한 손으로는 윤슬의 턱을 받친 채로. 눈을 지그시 감자, 흐르는 눈물은 서로의 뺨을 적셨다. 마치 여태 그들의 숨겨왔던 감정을 대변해 주듯이.

한동안 그들은 서로의 온기가 느껴지는 감촉에서 벗어나올 생각은 하지 않았고, 하율은 계속해서 윤슬의 입술을 진하게 탐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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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




윤기의 컷, 소리가 떨어지자 서서히 멀어진 두 사람. 다른 각도에서 수차례 찍어야 했기에, 움직이지는 못하고 자연스레 시선 한 번 맞추더니 스스럼 없이 웃었다. 뭐라 말하기에는 좀··· 그렇고.



"···뭐라 손 볼 게 없네."

뒷목 언저리를 긁적이며 두 사람에게로 걸어 온 윤기는 대본을 보며 말했다. 태형의 옆이 보이게 촬영했으니 이번에는 여주 옆모습 보이게 촬영, 그 다음은 두 사람 얼굴 클로즈 업으로 촬영. 윤기의 설명을 들은 두 사람은 또 다시 서로를 마주 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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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번졌다."



여주 보며 입술 가리키자, 그제서야 알아챈 여주가 고개 돌려 사라 찾았다. 두리번거리고 있으면, 저를 찾을 줄 알았다는 듯이 여주에게로 종종걸음으로 다가오는 사라.

여주 손에 거울 쥐어주더니 입술 너머로 연하게 분홍빛으로 번진 립스틱 닦아주고, 다시 발라주는 사라. 덩달아 태형에게 온 담당 매니저도 태형이 얼굴 봐주기 바빴다.


"이 다음 씬 촬영할 때도 립 다시 발라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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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그냥 바로 갈 겁니다."


여주 매니저인 사라가 여주에게 묻자, 옆에 있던 윤기가 답했다. 어차피 여주  씨 쪽에서 하나 찍고 나서는, 키스신 도중에 따로 클로즈업하는 거라. 번져도 상관 없어요.

그렇대-. 여주가 고개 끄덕이자 아- 하며 힙색에 손거울이랑 립스틱 넣더니 촬영장에서 벗어나는 사라였다. 여주에게 잘 하라고 몇 마디 건네주고서.
































𝓼𝓾𝓶𝓶𝓮𝓻 𝓷𝓲𝓰𝓱𝓽














그렇게 몇 번에 걸쳐 하나의 장면이 끝났고···, 지금은 태형과 여주 모두 화면 앞에 모여 모니터링하는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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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요, 괜찮아 보여요?"


가까운 거리의 뒤에서 들려오는 태형의 목소리에, 여주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은 것 같아요. 선배님은요? 


"나도요."

"선배님··· 진짜 이쁘다."


어떻게 이렇게 예쁠 수가 있지. 여주가 여전히 모니터에 시선을 둔 채로, 태형에게 말하자 여주 뒤에서 어깨 너머로 모니터를 보고 있던 태형이 입가에 미소를 띠웠다. 여주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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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님이 더 이쁜데요."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지 마세요!"


여주가 뒤 돌아 태형이 어깨를 콩, 치자 그저 웃기만 하는 태형. 여주 반응이 웃긴 모양인지 입꼬리가 귀에 걸리기 직전이다. 그런 태형이 가만 보던 윤기도 너스레 웃음 지었고.



"둘 다 예뻐. 잘 나왔어."


오늘 촬영은 여기서 마무리할 테니까 두 분은 이제 퇴근합시다. 가라는 듯 손을 휘휘 저으니까, 정말요? 재차 물은 여주가 기쁜 표정으로 윤기에게 인사 건넨다. 그럼 옆에서 덩달아 인사한 태형은 자연스레 여주에게로 시선 옮기고.


"같이 가요, 선배님."

"그래요, 후배님-"


그 와중에, 여태 더웠던 건지 이마에 땀 송골송골 맺혀있는 여주가 눈에 들어왔던 태형이는 제 선풍기를 여주에게 가까이해준다. 여주는 고맙다며 웃고.

대기실이 같은 방향에 있으니까 나란히 발 맞춰 걷던 두 사람은, 중간중간 고개를 돌려 서로를 바라봤다.



"···그, 아까 촬영할 때 말이에요."

"네-"

"···혹시 막, 제 심장 소리가 들리진 않던가요?"


조마조마한 눈빛으로 태형이 올려다 보는 여주. 아까 울어서 그런지 여주의 붉어진 눈시울을 빤히 보던 태형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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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렜어요?"

"네!"

"······아 정말?"

"선배님 말고, 하율이한테."


선배님이 연기는 또 정말··· 잘 하시잖아요. 아까는 제가 정말 윤슬이 된 것만 같았달까. 제 가슴 부여잡고 설렜다는 듯이 눈 질끈 감는 여주에, 태형이 힘없이 웃음 터뜨린다. ···무슨 이런 귀여운 애가 다 있지.

솔직히 설렌 게 제 자신이 아니란 말에 태형은 왜인지 모르게 기분이 묘했다. 반면에 연기할 때의 윤슬과는 또 다른, 제 자신에게 일 관련해서 조언해줄 때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내는 여주의 모습에- 색다름을 느끼는 중.



"오늘 퇴근하시면 뭐 할 거예요?"

"음···. 집에 가서, 바로 자겠죠?"

"···역시,"

"···역시?"

"저랑 생각하는 게 별반 다를 게 없으신 것 같아서."



저도 그럴 계획이었거든요. 여주가 배시시 웃음을 지어 보이자, 그런 여주의 모습에 절로 웃음 짓던 태형. 마침내 대기실에 앞에 다다름을 알아채고선 아_ 하며 아쉽다는 듯이 탄식을 내뱉는다.


"그럼, 조심히 들어가세요-"

"그래요, 여주 씨도."


뭐라 더 말할 겨를도 없이, 인사만 건넨 여주는 제 치맛자락 잡고 제 대기실로 총총 뛰어들어가는 바람에 태형이는 그 자리서 지켜만 봤다. 아마 그도 몰랐겠지. 여주가 대기실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그의 입가에서는 웃음이 떠나갈 생각이 없어 보였다는걸.































𝓼𝓾𝓶𝓶𝓮𝓻 𝓷𝓲𝓰𝓱𝓽


















여주 대기실.
오자마자 한복을 훌러덩 벗기 시작하는 여주 보고 놀란 사라가 덜 닫힌 문을 황급히 닫고선 문까지 잠갔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탈의하지 말라고 잔소리를 얹는 건 덤. 그리고선 여주 뒤로 오더니 쪽머리 풀어준다. 꽂혀있던 장신구도 빼주고.


"···아, 피곤해."

"목 아프진 않아? 뒤꽂이 다 합친 무게만 해도··· 장난 아닌데?"

"말도 마. 목 부러질 것 같아."


대충 오늘은 머리 묵고 가자, 집에서 머리 감고. 여주의 지쳐 보이는 모습을 본 사라가 말했다. 그럼 여주는 그 말에 대찬성. 워낙 씻는 걸 귀찮아 하는 편이거든. 

환복까지 마치고, 화장까지 지운 여주. 말 그대로 평상시 날 것의(?) 임여주가 된 여주는 제 민낯을 가리기 위한 수단인 마스크를 썼다. 얼굴이 워낙 작아 눈까지 마스크에 가려질 지경으로. 

그때, 사라가 뭔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기울이며 여주에게 물어왔다.


"···여주, 너 목걸이가 없는데?"

"······어?"

여주가 그제서야 제 목 언저리를 만지작거리는데··· 사라 말대로 목걸이가 없다. 분명 촬영하기 전에 착용했던 목걸이가. 

"···오는 길에 풀어졌나...?"

"뭐, 그건 없어져도 상관 없긴 한데-."


우선 벗은 한복에 있을 수도 있으니, 자기가 좀 더 찾아보겠다며 여주를 안심시키는 사라였다. 넌 차에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사라가 먼저 차에 시동 걸어뒀다고 했고, 뒤이어 대기실에서 나온 여주가 주차장으로 향했다. 워낙 시력이 안 좋던 여주는 렌즈를 빼고 안경알이 두꺼운 안경을 쓰자, 눈이 콩알만 하게 변해버렸고.

누굴 마주치기 민망한 상태라서, 오도도도- 저기 보이는 흰색 SUV로 달려가려는데···! 삐끗. 발을 떼기도 전에 멈춰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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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이 왜 제 차 앞에 계시는데요...ㅜㅜㅜ 속으로 망했다 망했다만 외치던 여주. 자칫 태형이 고개를 돌렸다가 제 모습을 볼까 봐 고개를 푹 숙였다.

대본리딩 날을 합쳐서 얼굴 마주한 지 3일째. 촬영은 겨우 이틀 째. 벌써부터 나의 이 맨 얼굴을 보여주는 건... 좀 아닌데. 와 진짜 임여주 어떡하지.

어쩔 줄 몰라 발만 동동 구르던 판에, 결국 우려하던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태형이 주위를 둘러보다, 저만치 멀리서 멈춰서있던 여주를 발견한 것. 한참을 지켜보고 있어도 애가 올 생각을 안 하길래 태형이 먼저 여주에게로 걸어갔다.




"···진짜 어떡하지. 어떡하지...?"

"···?"

"···답이 없는데?"
 
"···?"





여주 코앞에 서서 여주가 홀로 무슨 말 하나··· 보고 있는데 도통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 거. 그리곤 여주가 고개 들기 전까지 계속해서 여주만 응시했다.


"···아무래도 여긴 피하는 게 나을 것 같ㅇ, 아악!"


딱, 고개 들자마자 제 위로 보이는 익숙한 실루엣에 여주가 못 볼 걸 본 사람처럼 뒤로 뒷걸음질 쳤다. 재빠르게 뒤를 돌아서.

한 편, 제 자신을 마주치자마자 시선을 피할 뿐더러 아예 몸까지 틀어버리는 여주에 태형이 입장에서는 황당하고.



"···무슨 일, 있어요?"

"무슨 일 없어요..."

"···내가 뭐 잘못했,"

"···그런 거 아니에요!"


태형이가 제게로 가까이 오기 전에, 칼 차단해버리는 여주. 어, 그러니까요. 제가 지금 선배님을 볼 준비가 안 되어있어서요. 긍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요··· 어, 조금 민망해서요! 그러니까 그냥 지나가주시면... 안 될까요. 

거의 울다시피 시무룩한 어조로 대답한 여주. 전부터 고개를 떨구고 있길래, 대충 제게 보이기 싫은 무언가가 있나보다 생각한 태형은 살며시 웃었다. 알았어요. 알겠으니까 이것만 주고 갈게요.


무언가를 준다는 말에 여전히 태형을 등진 채로 눈만 깜빡거리던 여주. 어느새 제 오른손에 쥐어지는 작고 하얀 종이 가방에, 속으로 당황했다. 곧이어 귓가에 울리는 태형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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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까 너무 과했나 봐. 수고했고, 내일 봐요."


태형의 말을 이해 못한 여주가 태형이 멀어졌음을 눈치채고선 그제서야 종이가방을 확인하는데··· 잃어버렸던 목걸이가 담겨있었다. 조심스레 꺼내보니, 그 와중에 끈이 꼬일까 봐 얇은 종이에 돌돌 말아져 있는 센스가 돋보이는.

그것도 잠시, 태형이 건넨 말의 의미를 뒤늦게 알아차린 여주의 얼굴은 달아올랐다. 목걸이는 풀렸고··· 아까 제 목뒤에 닿았던 따뜻한 손의 감촉은 생생하고··· 더군다나 입술에 겉도는 낯선 느낌까지.

휩쓸듯 지나간 시간이었는데, 그 새에··· 목걸이까지 풀렸을 줄이야. 얼마나··· 그랬던 거야.(?) 괜히 전보다 더 부끄러워진 여주는 애꿎은 마스크만 올려 쓰고 뒤도 안 보고 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상당히 늦었고

상당히 망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