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멜 팝콘 [Caramel Popcorn]

55

카라멜 팝콘 [Caramel popcorn]

55.

...

"같이 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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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뭐야."

재현이가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내 옆을 걷고 있었다.

그것도 한 손에는 영서의 짐을 그대로 든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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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영서 짐 들어주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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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들고 있잖아."

할 말이 없어졌다.

분명 들어주라고 했고, 재현이는 지금 들고 있고...

틀린 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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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아니, 내 말은 영서랑 같이 가라는 뜻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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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그 말은 안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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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그 말이 그런 뜻이지."

재현이가 나를 힐끗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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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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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같이 가도 되지?"

너무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게 더욱 당황스러웠던 나는 할말을 잃어버렸다.

재현이는 그런 내 표정을 읽었는지 이내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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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카메라 비싼 거잖아. 없으면 같이 찾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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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아."

그렇지.

나는 휘몰아치는 묘한 감정에 괜히 앞만 보며 걸음을 조금 빠르게 옮겼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속도를 맞추는 재현이.

복도에는 우리 둘의 발소리만 일정하게 울렸다.

아까까지만 해도 여럿이 우르르 몰려다녀 시끄러웠던 복도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터벅-

터벅--

일정하게 겹치는 발소리에 나는 슬쩍 옆을 바라봤다.

한 손에는 영서의 짐을 들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걷고 있는 재현이.

'굳이 왜 따라온 거야.'

혼자 가도 된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물어보기에는 내가 일을 키우는게 될 거 같아 그냥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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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왜."

갑작스러운 재현이의 목소리에 흠칫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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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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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할 말 있는 것처럼 쳐다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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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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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그래?"

재현이가 나를 한번 바라보더니 다시 앞을 봤다.

다행히 더 묻지는 않았다.

분명 가까운 거리인데도 한참 걸어온듯 같이 걸은 몇발자국이 길게만 느껴졌고 결국 강당 앞에 도착하자 재현이가 먼저 문을 잡아 열었다.

끼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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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근데 재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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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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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짐 줘. 반은 내가 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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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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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짐이 여러개잖아, 하나 나눠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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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이 정도는 안 무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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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그래도 영서가 나한테 부탁한 것도 아닌데 괜히 내가 시켜서..."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재현이가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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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괜찮으니까 카메라 부터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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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그래... 근데 없으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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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나올때까지 같이 찾으면 되지."

맞지.

너무 간단하게 대답해서 재현이를 올려다봤다.

태연하게 앞만 바라보고 있는 재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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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그러니까 아직 걱정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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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응."

특별한 위로의 말도 아니었다.

그런데 혼자였으면 카메라 생각에 벌써부터 머릿속이 복잡해졌을 것 같은데...

옆에서 저렇게 태연하게 말해주는 사람이 있으니 정말 별일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강당 안에서 나는 우리가 마지막으로 서 있었던 자리부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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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없는데..."

의자 밑까지 들여다보며 점점 마음이 급해질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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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여주야."

재현이의 부름에 고개를 돌리자 어딘가를 가리키고 서 있는 재현이의 모습이 보였다.

재현이의 손 끝을 눈으로 쫒으면 보이는 강당 끝자리 의자.

그 의자 바로 위에 검은 카메라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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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있다!"

곧장 달려가 카메라를 품에 안았다.

곧바로 전원이 켜지는지 부터 확인한 나는 길게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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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와... 진짜 큰일 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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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그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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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잃어버렸으면 나 동아리 바로 짤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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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너를 왜 잘라"

너털 웃음을 짓는 재현이를 향해 나는 씨익- 웃어보이며 카메라 끈을 목에 걸었다.

그러다 문득 재현이가 아직도 한 손에 영서 짐을 들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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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진짜 줘. 이제 같이 들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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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오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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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응?"

"그냥 좀 맡겨"

짧은 말에 손이 멈췄다.

괜히 더 뺏는 것도 이상해 보여 그대로 손을 내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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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알았어"

잠시 정적이 흘렀고 쭈볏거리는 내 머리위로 옅은 그림자가 내렸다.

어느순간 내 머리위로 올라온 재현이의 손.

발견한 순간 재현이의 손은 그대로 멈춰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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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아..."

조심히 손을 내리는 재현이.

그걸 지켜보던 나는 더는 이렇게 지낼 수 없다는 생각에 혼자 싸매고 있던 궁금증들을 풀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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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재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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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그때 나한테 보자고 했던 영화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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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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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그거 예원이가 티켓 줬다고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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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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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너... 예원이랑 사겼었다며"

...

동아리실로 돌아오자마자 느껴지는 뜨거운 시선에 고개를 돌리자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지우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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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찾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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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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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와, 진짜 다행이다. 선생님이 그거 잃어버리면 진짜 난리 난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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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쉿."

내가 두 눈을 꼭 감으며 손가락으로 입을 막자 푸하핫- 웃음을 터트리는 지우.

그런 지우와 나를 지켜보던 예원이가 웃으며 손에 들고 있는 종이를 나의 앞으로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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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원

"너희 없는 동안 장소 정리 끝냈어."

종이에는 운동장, 본관 복도, 학교 뒤편 계단, 강당.

오늘 둘러본 장소들이 순서대로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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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원

"이제 대본 초안 나오면 촬영 준비하면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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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대본은 언제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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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윤

"이번 주 안에."

갑자기 치고 들어온 서윤이의 목소리.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지만 서윤이 바로 옆에 서 있던 영서와 눈이 먼저 마주치고 말았다.

그 순간 복도에서 나눈 대화가 떠올라 순간 어색했지만, 영서가 먼저 아주 작게 웃는 모습이 보였다.

분명 시간을 달라 얘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그 시간동안 냉전으로 있을 생각은 없었기에 나도 덩달아 작게 입꼬리를 움직여 봤다.

그때 들려오는 지우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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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아, 그리고 장면별로 출연할 사람도 정해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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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원

"방송 연극팀이 돌아가면서 하면 되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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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우

"그렇게 해도 되고..."

둘의 대화에 별생각 없이 종이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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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여주가 하면 잘할 것 같은데."

'저요?'

놀란 마음에 고개를 들자 보이는 싱글벙글 웃고만 있는 재현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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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난... 촬영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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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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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근데 왜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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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재현

"화면에 잘 나올 것 같아서"

순간 말문이 막혀버린 나는 아무말도 못한채 고개만 좌우로 흔들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옆에서 가만히 있던 연준이가 천천히 고개를 들더니 입을 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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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준

"그러게."

'네?'

연준이의 시선이 내 얼굴에 머물렀다.

"잘 나올 것 같아."

잠시 정적.

나는 갈 곳 잃은 초점으로 재현이와 연준이를 번가라 보았고, 그런 나를 보면 방긋 웃고 있는 둘에게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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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여주

"아니, 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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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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