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drillon disparaît à minuit

복도에서 지른 비명을 끝으로 나는 간호사들에게 질질 끌려나왔다. 주저앉은 나를 두고 간호사들은 한번 눈길도 주지 않은 채 가버렸다.

간호사들이 들어가고 나서도 나는 일어서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힘이 풀려버린 다리는 움직이지 않았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쳐다보던 말던 나는 멍하니 주저앉아 있었다.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돌아다녔다. 바보같은 의사가 미웠고 이런 내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래봤자 아마 바뀌는 건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이런 생각조차 안 하고 있다면 정말 죽은 사람 같으니까.

"아가씨, 정신 좀 차려. 이렇게 길바닥에 주저앉아 있으면 감기걸려!"

지나가다 내가 안쓰러웠던 모양인지 한 아주머니가 나를 일으켜 세우며 걱정이 가득 담긴 말을 내뱉었다.

"어서 집에 가. 아가씨, 집은 어딘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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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네..알아요. 감사합니다. 정말."

아주머니는 어서 가라며 등을 밀어주었고 나는 비틀대며 걸었다.

그냥 뚫려있는 길로 걸었다.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걸었다. 도착점이 집이든 어디든 상관없었다. 지금은 그런 걸 상관할 여유가 없었으니까.

내가 10살 때, 처음엔 감기라고 했다. 아주 약한. 약만 며칠 먹으면 괜찮아질 거라고, 금방 나을거라고 했다.

처음엔 괜찮아졌지만 후에 가끔씩 기침이 나왔다. 그냥 어려서 몸이 약하기 때문에 자주 오는 감기라고 생각했다.

고등학생 때, 심한 열이 나자 면역력이 약해졌다고 했다. 꾸준히 운동도 하고 영양분도 잘 섭취해야 한다고 그랬다. 그땐 그냥 그 말을 믿었다. 의사가 한 말이니까. 믿음이 굳게 갔었다.

대학생, 공부에 열중하는 사람들이 달고 사는 흔한 스트레스 같은 거라고 말했다. 조금 의문을 품기도 했지만 역시나 믿을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가, 이거였다. 치료와 병에 대해 배우고 전문 자격까지 갖추고 있는 의사는 지금까지 관계없는 병과 짝지어 잘못된 진단을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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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여기가 어디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시내 한복판에 있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채 계속 걸었으니 어떤 곳이 나와도 놀랄 건 아니지만 이렇게 시끄러운데 지금까지 눈치채지 못 했다는 게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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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하아..."

상상하기 힘든 큰일을 겪고 나서 정말 반쯤 돌아 버렸나보다. 한숨을 내쉬고 주변을 둘러봤다. 어느새 주변도 어두워졌고, 지금 여기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택시를 타기엔 돈이 없었다. 하필 병원비만 들고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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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어떡하지..."

어떡해야 할지 고민하던 중, 급기야 소나기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안 좋은 일은 겹친다더니.

"비...뭐, 안 피해도 되겠지."

고작 1년 남은 목숨, 비 조금 맞는다고 해도 상관없겠지.

어차피 옷은 이미 젖었고 나는 비를 피할 곳 보다는 집에 돌아갈 방법을 찾았다. 교통수단을 이용하기엔 무리였고 걸어가기엔 확실히 너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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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그냥 어디 길가에 앉아서 하룻밤 노숙이나 할까."

그 말을 꺼낸지 3초만에 마음먹고 걷기 시작했다. 몇 시간 바닥에 앉아 있다보면 시간 금방 갈거고, 아침에 걷다보면 집 나오겠지.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 앞으로 갔다. 조금 민폐일 것 같긴 하지만 어두운 곳에 있으면 아무래도 위험할 것 같았다.

여긴 밝으니까, 사람도 가끔 지나다니고. 나에게 창피함 따위는 이미 없어진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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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

편의점 앞에 쪼그리고 앉아 무릎에 얼굴을 파묻었다.

하루종일 이게 대체 뭘까.

현실이 아니라고 부정해도 현실이었고 아무리 소리질러도 바뀔게 없다는 것도 알았다. 이젠 할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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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바보같아."

정말, 정말 앞이 깜깜했다. 이제 25살밖에 안 됬는데. 한창 친구들과 어울리고 즐거워할 때에 1년 밖에 안 남았다는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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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왜 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나인 거야."

세계 인구가 몇 인데, 너무 억울했다. 눈물이 나왔다.

얼굴은 비와 눈물이 뒤섞어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때, 편의점 문이 딸랑 소리를 내며 열렸다. 나는 올렸던 고개를 다시 무릎에 파묻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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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여주

"......"

뭔가 이상했다. 누군가 위에서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들어야 할지 고민했다. 편의점 알바생인가. 손님한테 방해되니까 가라고 하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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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괜찮아요?"

우산을 들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들고 있는 우산은 정작 자신이 아니라 내 위에 버티고 있었다.

첫 번째 모래시계의 모래가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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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자까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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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자까

이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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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자까

진짜 하려던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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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자까

지성씌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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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자까

그럼 이만...스르륵 (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