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rcuit délirant de mégalomanie
Premier amour Han Dong-min


한동민의 첫사랑은 연상일 것.

그것도 노빠구 돌진녀의 타겟이 되기 쉬운 조건을 가진 한동민이라면.


딸랑.-


한동민
어서오..

김여주
하이, 동민씨~^^


한동민
…

또 저 사람이다.

약 한달 째, 새벽 2시마다 찾아오는 손님

이제 내 이름까지 알아내서는 언제부터인가 “하이,동민씨”가 그녀의 인사말이 되었다.


김여주
동민씨, 던힐 3미리 알죠?

내게 담배라도 맡겨놓은 듯 자연스레 카운터 앞에 바짝 다가와 내게 얼굴을 내밀었다.


한동민
아, 네

나는 그녀가 말하는 담배를 익숙하게 건네고 있었다.

김여주
땡큐~

던힐 3미리, 담배 취향도 참 특이한 여자다.

던힐은 꽤나 오래된 담배로 수요층이 주로 중장년 아저씨인데다가 그중에서도 던힐 3미리는 하루에 1개 나갈까 말까하는 진열장 위로 먼지만 쌓이는 담배 중 하나였다.

담배를 피워본 적은 없어서 그녀가 피는 담배의 맛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담배 피는 사람 치곤 아무냄새도 안 났으니까, 그 흔한 향도 없는 무향무취.

담배 냄새를 지우려 뿌리는 진한 향수 냄새조차 없는 여자였다.


김여주
아, 맞다

그녀는 카운터 앞 자질구레한 간식 몇개를 집어 계산대 위로 올려놓았다.

레몬, 딸기, 콜라맛 츄파춥스 3개

김여주
이제 계산해주세요-

여주는 카드를 카드단말기에 꽂아넣었다.


한동민
네


한동민
되셨습니다

단말기에 결제 완료가 뜨자마자

김여주
자, 이건 자기거-^^

그녀는 내게 딸기맛 추파춥스를 손에 쥐어 줬다.


한동민
아, 괜찮

김여주
다음에 또 올게요~

그녀는 괜찮다는 나의 말을 끊고 자기 할 말만 툭 던져놓고 사라졌다.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나는 그녀가 손에 쥐어준 딸기맛 추파춥스를 얼빠진 얼굴로 바라보았다.

왜 하필 그 많은 맛들 중 딸기맛일까

세개 중 레몬맛 콜라맛도 있었는데 굳이 딸기맛을 내게 줬다는 사실이 왠지 모르게 내 자존심을 긁었다.

…미친

지금 그게 중요한 가?

딸기맛이든 레몬맛이든 지금 이게 중요할 일이냐고

저 여자가 나타나고서 부터 이상한 것에 꽂히는 내가 스스로도 기가차다.

정말이지, 이게 다 그 여자 때문이다.

…

..

.


어느 날

이번에는 그녀의 딸기맛 하나로 자존심이 긁히지 않으려 다짐했다.

그녀가 자주 출몰하는 새벽 2시

딸랑.-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짐과 동시에 편의점 문을 향해 고개를 휙 돌렸다.


한동민
…아, 어서오세요-

그러나, 그녀는 아니었다.

나는 민망함에 곧바로 포스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또 한번 내 자존심이 뭉개지는 순간이었다.


삑삑.-

바코드를 찍는 손 위로 손목시계는 어느새 새벽4시를 가르켰다.


한동민
x,xxx원 입니다

바쁜가,

매일 빠지지 않고 찾아올 때는 언제고


한동민
네, 감사합니다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나는 그녀가 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늘어놓기 시작했다.

예고도 없이 오는 건 몰라도, 예고없이 사라질 사람은 아니란 것쯤은 알고 있었는데

…


한동민
…

나 혼자 뭐하냐;

그 여자가 오질 않는 이유에 대해 왜 관심을 가지냐는 말이다.

내가 드디어 단단히 미친 게 분명하다.

그 여자가 바쁘든 말든, 무슨일이 있건 말건 내 알빠 아니라고

그래, 그런 건데.

…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났다.

일주일 동안 그녀는 내게 얼굴 한번조차 비추지 않았다.



한동민
여기, 카드 꽂아주세요

[결제 완료]


한동민
네, 감사합니다

딸랑..-



한동민
…

그녀가 없는 새벽2시 편의점은 조용하기만 하다.

새벽이라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것도 아닌 뿐더러 도로에 차조차 드문드문

방금이라도 딸랑 소리와 함께 편의점 문 앞으로 “하이,동민씨”가 들릴 것만 같은데

그럴리가 없지

딸랑.-

“ 하이, 동민씨 ”


한동민
?

김여주
오랜만이네


한동민
아…,

잠결인가 눈을 다시 비비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김여주
보고싶었나?

김여주
혹시 기다렸어?


한동민
…

그래, 저 능청스럽고 느끼한 말투를 보니 그녀가 맞다.


한동민
…아뇨, 딱히

김여주
헐, 나는 동민씨 생각났는데..~

김여주
짝사랑인가ㅠ


한동민
…


한동민
…던힐 3미리, 맞죠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더 하기 전에 던힐 3미리를 꺼내 카운터 앞에 놓았다.

김여주
아, 고마워요-

김여주
이것도 같이 계산해줘요

그녀는 또 추파춥스를 카운터 앞에 올려 놓았다.

이번에 2개

하나는 콜라맛, 하나는 딸기맛


한동민
…

카운터 위로 올라온 딸기맛을 보니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딸기맛 하나에 긁힌 자존심.

이번에야 말로 긁히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결제 완료]

김여주
그럼, 수고해요 동민씨~

여주는 담배와 사탕 2개들 들고 돌아섰다.


한동민
..?


한동민
저, 저기..!

말을 절면서 순간 돌아선 그녀를 붙잡았다.

김여주
?

그녀는 다시 내게로 빙글 돌아섰다.


한동민
…그


한동민
…그..

순간적으로 붙잡아버린 바람에 무슨 말을 해야할지 떠오르지 않았다.

백지장이 되어버린 듯 그녀의 앞에서 바보같이 어버버거리는 내가 너무 수치스럽기만 하다.


한동민
그거, 좋아요..?

나는 그녀의 손에 들린 던힐 3미리를 가르켰다.

김여주
응?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내게 뚜벅뚜벅 걸어와 말했다.


김여주
궁금해요?

김여주
궁금하면, 한대 빌려줄 수 있는데


한동민
…(끄덕)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21년 인생 살면서 한 번도 피워본 적 없는, 관심조차 가져 본 적 없는 담배인데

그녀를 붙잡은 이유가 있어야한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김여주
…흐음,

그녀는 잠시 나를 힐끗 스캔하더니 이내 한쪽 눈썹을 위로 들썩였다.

김여주
민증 줘봐요

그러고는 내게 민증을 달라며 손을 뻗었다.


한동민
..네?

나는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벙찐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김여주
아니, 나도 미성년자한테는 담배를 권하지 않는 사람이라

김여주
혹시 몰라서


한동민
…

지금 저 여자 눈엔 내가 미성년자로 보였다는 얘기인가

한 번 더 나를 우습게 보는 듯한 괘씸한 그녀에게 나는 당당하게 민증을 내밀었다.

스윽.-


한동민
여기요

아무래도 이 상황이 맞는 걸까

분명 알바생은 난데, 담배를 판 사람도 난데

민증 검사는 왜 소비자인 그녀에게 받고 있는 것일까


김여주
…어, 으흠..

처음으로 그녀가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한동민
…?

나는 멀뚱멀뚱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 나지막이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스쳐지나갔다.

” 이런, 생각보다 더 어리네 .. “

…

..

.




끝

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그냥 쓰기 귀찮아서인 것도 있지만

원한다면 뒷내용 가져와볼게요

떡밥 회수는 해야될 것은 같고, 무책임한 게 양심에 찔리긴 하고…

그렇다는

암튼 진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