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me gris


[여주시점으로 전개됩니다.]

아침인지 새벽인지 밤인지, 구별은 되지않지만 일어나면 반겨주는 하얀빛들이 오늘도 역시 날 반겨준다.

내 눈은 이상하게도 하얀색과 검정색. 즉, 흑백으로만 보이는 저주에 걸렸고, 이는 내게 하나의 조심성을 가져다줬다.

하얀색을 보면 마음에 안정이 찾아오고, 검정색을 보면 공포심이 밀려오는, 물론 색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런 색들이라고 다 위험하거나 안전하지는 않다는 것

검정색은 그저 어둡기에 무서운 것이고 흰색은 그저 밝기에 안정이 온다는 것이다. 그래 지금의 나로써는 그렇다.

'똑, 똑-'

김여주
"응, 지금 나갈게."


김석진
"주방에 밥 해놨으니까 챙겨먹고, 오늘도 연구할게 많아서, 늦게 들어올 예정이니까 기다리지말고 밥 챙겨먹고 있어."

김여주
"응, 고생해 오빠."

'띠리릭-'

내 방문 넘어로 현관문이 잠긴 소리가 들려왔고, 나는 조심히 침대에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했다.

.

. .

사실상 모든 것이 흑백으로 된 것을 계속 보면 가끔은 현기증도 온다. 특히 식사 시간 때는 더

흑백으로 이루어진 음식들을 먹자니 오히려 속이 안 좋아지는 느낌이 더 드는 것 같다.

'쩝, 쩝-'

김여주
"윽, 역시... 먹는 것도 일이야, 일..."

'덜그럭, 덜걱-'

김여주
"대충 정리하고 나도 학교나 가야.. 아, 주말이구나."

김여주
"그렇다면... 10, 9, 8..."

.

. .

김여주
"2, 1..."

'띵동 -'

김여주
"역시나..."

김여주
"네, 나가요-"

.

. .

'끼익-'

김여주
"역시나는, 역시나네."


전정국
"당연하지, 친구끼리 돕고 사는거야"

김여주
"아, 네네 -"


전정국
"밥은 먹었어?"

김여주
"먹었긴 했는데, 역시 제대로 못 먹겠어."


전정국
"시멘트를 가져다 줘야하나..."

김여주
"응?"


전정국
"아, 아니 시멘트는 원래 회색이잖아... 괜찮을까 싶어서...."

김여주
"그래서 시멘트를 먹이려구?"


전정국
"당연히 자, 장난이지!!"


전정국
"아, 아무튼 오늘도 내가 뭐라도 좀 해줄게.."


전정국
"좀 많이 챙겨먹어, 걱정되잖아."

김여주
"걱정... 그래 뭐, 최선을 다~ 해볼게."


전정국
"...영혼 하나도 없네."

김여주
"아이고 이럴때가 아니지!! 얼른 챙겨먹을 거 먹고 할 거 하고!! 최선을 다해야지!! 음음!!"

김여주
"됐냐."


전정국
"네네, 억지로 대답하시느라 수고 많으시네요^^"

김여주
"그나저나.. 주말마다 오는 거 안 귀찮아?"


전정국
"응? 딱히 귀찮은 건 없어."


전정국
"그리고, 귀찮더라도 너니까 왔을거야."

김여주
"ㅇ, 응?"


전정국
"자, 그만 주방으로 가자 밥 먹어야하니까."

김여주
"그, 그래..."

.

. .

조용히 자리에 앉아서 정국이가 요리하는.모습을 지켜봤다.

언제나 그랬듯 익숙하게 만들어 내는 각종 요리들, 이상하게 정국이가 만든 음식들에서는 거부감이라는 것보다는 따스함이 느껴졌고

왠지 모르게 색이 읽혀지는 느낌이였다.

게다가 내 눈으로 보이는 정국이는 하얀색. 그렇다 내게 안정을 줄 수 있는 하얀색 사람이다.

그렇기에 정국이는 내게 보이기 위한 검은 빛을 받고 있으며 정국이에게는 하얀색 그림자가 생긴다.

사실 정국이처럼 이렇게 하얀색을 띄는 사람들은 몇 없다.

처음보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거부감이 느껴지는 사람, 위험한 사람, 범죄자 등 다 검정색을 보이니까


전정국
"자, 얼른 먹어!"

김여주
"고마워 전정국."


전정국
"고맙긴"


전정국
"근데, 너 그 눈은 언제 고쳐지는거야?"

김여주
"어?"


전정국
"너도 날 제대로 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

김여주
"오빠가 연구해주고 있으니까 금방 치료되겠지 뭐."

김여주
"..윤기오빠도 도와주곤 있으니까"


전정국
"으음, 그렇구나."


전정국
"그래도 이렇게 챙겨주는 건 나 뿐일 걸?"

김여주
"푸흨, 너 되게 자신만만하게 군다"

김여주
"그래그래, 니가 최고다, 전정국"


전정국
"뭐야, 별로 인정해준 것 같진 않네.."


전정국
"몰라, 얼른 먹어. 나가서 놀거니까."

김여주
"알겠어 -"

내게만 보이는 극소수의 하얀색사람들.

그렇기에 어쩌면 이 눈을 가진동안은 그 사람들을 지켜내야할지도 모른다.

검정색에 물들지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