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isine japonaise

03

김태형

하..하하하하!!!

갑자기 웃는 태형의 반응에 월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허 월

저하, 갑자기 웃으시는 이유를 여쭤도 되겠습니까..?

김태형

아니오.. 아무것도 아니오. 하.... 그저 잠시 어이가 없었을 뿐이오.

태형의 대답에도 월의 얼굴엔 궁금증이 가득했다.

김태형

그런 눈으로 보지 마시오. 앞으로 차차 알게 될 터이니. 오늘은 절차니 어쩔수없이 합방을 하는 수밖에 없겠소.

허 월

예....

김태형

싫은것이오?

허 월

가당치도 않습니다, 저하.

김태형

농이오, 농. 어찌 그리 진지하게 받아들인단 말이오?

태형은 홀연히 나타나 자신을 홀려버린 이 여인에 대해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김태형

세자빈, 그대의 정체가 뭐요?

허 월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하..

김태형

그대의 정체가 뭔지, 그대가 누군지 물었소.

허 월

저는 세자저하를 지아비로 둔 세자빈이자 허씨 가문의 허 월이옵니다.

김태형

그건 나도 아는 것이잖소!

월은 당황한 듯 했다.

갑자기 뜬금없이 정체를 묻길래 나름 잘 대답했다 생각하였는데 돌연 화를 내는 이 상황이 어이없었다.

허 월

그럼 대체 무엇이 알고 싶으신 것이옵니까?

김태형

그대, 혹시 구미호는 아니오?

허 월

...예에?

김태형

아니!! 아니오... 아무것도 아니오...

태형은 월의 반응이 너무 재밌어 피식 웃어버리고 말았다.

허 월

무엇이 그리 재밌으십니까?

김태형

그대 반응이 매우 재미나오.

허 월

... 저를 놀리시는 것이 재밌으시옵니까...

김태형

그렇소. 내 태어나서 이렇게 흥미로운 일은 처음인것같소.

허 월

....저하, 시간이 많이 늦었습니다. 침소에 들 시간이옵니다.

김태형

세자빈, 혹 당황한건 아니오?

허 월

... 놀리지 마시옵소서 저하....

이미 월의 얼굴은 빨개져 있었다.

한 이불을 덮고 누운 태형과 월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몇분 후, 태형이 월을 바라보았다.

김태형

세자빈, 그대는 구미호가 확실하오. 내 마음을 이리 쉽게 빼앗아가다니...

그 말을 끝으로 태형은 잠에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월은 웃으며 슬그머니 눈을 떠 태형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허 월

저하, 제가 구미호라니요. 그럼 저하의 정체는 무엇이옵니까? 저하 또한 소첩의 마음을 한순간에 빼앗아 가버리셨습니다.

허 월

소첩, 저하를 연모하게 되었나이다.

달빛이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을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윤대성

중전마마,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윤희연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아버님.

태형과 월이 왠지 모를 설렘에 취해있을 때, 중전인 윤희연과 영상 대감이자 그녀의 아버지인 윤대성은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윤희연

아버님, 허나 기회는 아직 남아있습니다. 중전도 아닌 일개 세자빈입니다. 우리 설희도 그 자리에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

윤대성

말조심하십시오, 중전마마. 일개 세자빈이라니오. 금상께서 승하하신다면 중전이 될 자리입니다. 결코 만만히 보시면 아니됩니다.

윤희연

예..아버님.

윤대성

중전마마, 그렇다면 월, 그 계집년을 처리하는 수밖에 없겠습니다.

윤희연

처리라뇨..?

윤대성

쯧쯧... 이리 마음이 약해서야 되겠습니까. 설희를 세자빈 자리에 앉히려면 월을 처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윤희연

허나 아버님, 그것만은 명심하십시오.

윤대성

무얼 말입니까?

윤희연

세자는 절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여인을 그 자리에 앉히지 않을 것입니다.

윤대성

그건 두고봐야 알겠지요.

윤희연

아니요, 아버님. 어미인 제가 압니다. 세자는 억지로 월을 죽이고 설희를 세자빈으로 만들어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금상께 말할 아이입니다.

윤희연

아시다시피 금상께선 세자를 끔직히 아끼시지요.

윤대성

... 알겠습니다. 그럼 어찌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윤희연

우선... 세자가 우리 설희를 사랑하도록 해야겠지요. 그게 순서 아니겠습니까?

윤대성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저는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중전마마.

윤희연

예, 아버님.

윤대성은 교태전을 나섰다. 보름달이 아름답게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그는 교태전을 바라보며 말했다.

윤대성

저 년도 아직은 쓸모가 있겠어... 아직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