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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날 만났다

학교는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지만, 방과후는 아직 적응이 되지 않은 그날

3월 후반에 신청한 방과후를 4월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는 나 혼자였다

처음 방과후를 시작했을 때, 너는 없었다

난 그저 방과후 수업에 집중했고,

잠이 올 땐 졸기도 하고,

수업에 집중이 안 될 땐 숙제를 하거나 딴 짓을 하기도 했다

그런 생활이 2달 째 이어지고, 6월 중순쯤 되었을 때,

너는 이곳에 들어왔다

본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방과후에서 또 듣는 게 힘들어지고, 피곤해질 때쯤 너가 들어왔다

너가 이 방과후에 들어오게 된 날, 우리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

너와 만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너와 나는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정말 둘도 없는 단짝이었다

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었고,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너가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난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너가 정말 소중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너는 그것이 아니었나 보다

나는 너에게 친한 친구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나 보다

나 혼자만의 상상에 빠져 있었나 보다

너와 보낸 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난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

너가 떠났다

너가 내 곁을 떠났다

말도 없이 넌 떠났다

우리의 추억이 담긴 일기장과 나만 남겨둔 채로 너는 떠나 버렸다

나는 너가 떠나간 것이 믿기지 않았고, 믿을 수도 없었다

내가 들고 있는 이 일기장에 쓰여 있는 너와 나의 흔적

나는 지금부터 내가 남긴 나의 흔적과 너가 남긴 너의 흔적을 따라 우리의 시간을 돌아보려고 한다

너가 없는 이곳에서 너와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하지만 용기 내서 펼쳐보려 한다

너한테서 이 일기장을 받으면 난 내 이야기를 쓰기 바빴기에 한 번도 너의 글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

그래서 더 떨리는 것만 같다

나는 책상에 자리를 잡고 앉아 심호흡을 하며 떨리는 손으로 한 페이지씩 넘겨 우리가 써내려간 추억을 읽어 내려갔다

prologue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