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tique magique

[Carte Jimin] - Demande de Park Seo-hee 1

가을이다.

멋부리고 싶은 계절.

감성적이 되는 계절.

세상이 알록달록, 하지만 쓸쓸해져가는 계절.

옥상 정원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서희의 어깨위로 따듯한 옷이 덮였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또, 또. 따듯하게 다니라니까.

익숙하면서도 다정한 음성에 서희가 웃으며 돌아보았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오늘 바람부니까 나오지 말라고 했잖아.

박서희 image

박서희

바람 불어서 나온거야. 바람쐬고 싶어서.

박지민 image

박지민

그럼 따듯하게 좀 입고 나오던가ㅡ

박서희 image

박서희

피....잔소리는.

박지민 image

박지민

누나.

지민이 서희의 어깨위로 손을 둘러 그녀를 끌어앉았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뭐 먹고 싶어?

박서희 image

박서희

사줄거야?

박지민 image

박지민

간호사 누나가 먹어도 된다고 허락해주면.

박서희 image

박서희

....안해줄걸.

박지민 image

박지민

그럼 하고 싶은건 ?

박서희 image

박서희

쇼핑!

박지민 image

박지민

쇼핑?

박서희 image

박서희

응. 화장품도 사고 싶고. 옷도 사고 싶고. 사람들도 보고 싶고. 거리도 걷고 싶어!쇼핑 하고싶어!

초롱초롱해진 서희의 표정에 지민이 푸시시 웃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알았어ㅡ 그건 될것 같다. 하루 외출이니까.

박서희 image

박서희

콜록.

서희가 작은 기침을 시작하자 지민이 바로 그녀를 안아 돌려세웠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이제 들어가자. 기침하네.

박서희 image

박서희

응.

[매직샵] - 박서희님의 의뢰가 접수되었습니다.

내 이름은 박서희. 시한부다.

유방암이다.

처음 병명을 들었을때는. 하필 걸려도 창피하게 왜 저런이름이지 싶었다.

하지만 의사선생님은 말하셨지.

유방암은 치료율도 좋고, 금방 잘 잡히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그런데 검사 후 표정이 어두우셨다.

악성이라고.

몇만명 중 한명이 걸릴 확률을 내가 가졌다고.

거기다 진행속도도 너무 빨라서 빨리 잡지 않으면 위험할것 같다고 해서 한 입원.

그런데 나는 또 들어버렸다. 쌤이 지민이와 하는 얘기를.

진짜 희귀한 케이스로ㅡ 이 또한 몇 백명중에 한명이 걸릴만한 확률인데.

약이 안듣는단다.

그런데 지금으로써는 더이상의 치료방법이 없단다.

그날 지민이는. 의사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아무말도 못하고 계속 울기만 했다.

그리고 조용히 병실로 돌아온 나도. 펑펑 울었다.

나 아직 20대인데.

하고싶은것도. 할수 있는것도 많은데.

지민이한테는 나밖에 없는데. 나 없으면 우리 지민이 돌봐줄 사람이 없는데.

이런 운명에 원망했다가. 빌어도 봤다가. 지민이 생각에 오열하던 그때.

의미없이 힘들기만한 항암치료를 받고 나오던 어느날. 나는 결심했다.

우리가 함께 할 시간은 정해져있는데. 지민이의 기억에 이 시간마저도 웃을 수 있는 추억으로 새겨줘야겠다고.

하루하루. 반짝였던 누나로 기억에 남자고.

박서희 image

박서희

와아- 도시 너무 오랜만이야!

박지민 image

박지민

촌스럽게 흥분하긴.

좋아하는 서희를 보며 지민이 일부러 장난스레 대꾸한다.

누나는 일부러 밝게 웃지만. 때때로, 그 웃음때문에 더 슬퍼질때가 있다.

보통의 삶이었다면 이런 거에 감동하지 않았을테니까.

마스크에 따듯한 모자 밑으로 쓴 가발을 보던 지민의 표정이 잠깐 어두워졌다.

박서희 image

박서희

화장품부터 사야돼!!

앞에 보이는 로드샵에 서희가 지민의 손을 잡아 이끌었다.

화장품을 보며 이것저것 발라보는 서희의 모습에 지민이 픽 웃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누나도 여자네.

박서희 image

박서희

그럼 누나가 남자겠니.

박지민 image

박지민

봐봐. 어울리나 봐줄께.

박서희 image

박서희

웅. 골라죠ㅡ

입술에 주황빛이 도는 립스틱이 튀었다.

서희의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던 지민이 갑자기 손가락으로 빡빡 입술을 지웠다.

박서희 image

박서희

아!바보야!! 그렇게 지우면 다 번져!!

박지민 image

박지민

그 색깔 아니야.

서희가 제대로 입술 색을 지우는 동안 하나하나 색깔을 확인하던 지민이 연한 분홍빛 립글로즈를 들었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얼굴 줘봐. 발라줄께.

박서희 image

박서희

발라준다고??

돌아보는 서희의 아랫턱을 지민이 조심히 잡았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이어케 해(이렇게 해),입술.

지민이 어색하게 벌린 서희를 보며 자기 입술을 바짝 당겨 시범을 보였다.

박서희 image

박서희

야, 박지민.....ㅋ 이거 뭔가 어색한데.

박지민 image

박지민

뭐가 어색하냐, 가족인데. 빨리. 이어케이어케. (이렇게 이렇게)

지민의 입술을 따라하며 서희가 쭉 입술을 끌어당기자 지민의 손이 조심스레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

바짝 다가온 지민의 얼굴에 서희가 눈동자를 요리조리 돌렸다.

.....동생아. 누나가 모쏠이야.

너의 이런 행동이 .... 참 적응 안되는구나.

너가 내 동생이라는게 참 한스럽다.

언제 이렇게 컸니 ....? 멋지게 컸네. 내동생.

속으로 아무말이나 하며 시간을 보내자 지민이 만족스럽게 웃으며 한걸음 떨어졌다.

박지민 image

박지민

응. 이 색깔이 훨씬 예쁘다, 누나ㅡ

[작가의 말] 시한부 컨셉이라고 슬프지 않을거예요. 왜냐면- 여기는 설렘 가득한 매직샵이니까요 :) 혹시 애옹빵빵님. 슬픈 내용을 상상하시며 의뢰하셨다면....죄송...😭

지민님. 당신은 천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