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ôpital psychiatrique


동공이 흔들리는 지훈의 대답만을 애타게 기다렸다. 성공하면 나의 인생은 완전히 바뀔테니.


옹 성우
"너한텐 좀 갑작스럽고 힘든 부탁이겠지만, 나도 그만큼 힘들고 간절해서 부탁하는 거야."


박 지훈
"무슨 일인진 알아야 내가 뭘 돕건 말건 할게. 그럴 시간은 있지?"


옹 성우
"..좋아, 조용한 곳에 가서 얘기하자."


결국 좀 외진 곳에 자리잡힌 카페에 들어왔다. 아마 그였다면, 날 이런 곳에 들어오게 해주긴 커녕 바로 정신병원으로 향했겠지.

참, 생각하다 보니까 좀 의아해졌다. 박지훈은 내가 정신병자라고 알고 있는데, 왜 이리 거리낌없이 대해주며 내가 정신병자란 걸 인식하지 못하는 듯해 보일까.


옹 성우
"바로 말할게. 음, 내가 정신병원에 입원했잖아, 즉 정신병자여야 하고. 그런데 난 정신병자가 아니야."


옹 성우
"한 마디로, 정신병자라서 입원한게 아니라 이기적인 사람 때문에 어쩌다가 입원하게 된 거야."

내 말에 눈을 크게 뜨는 저다. 이런 얘길 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지만, 또 절호의 기회일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이런 얘기하는게 어려울 것도 없긴 하다.


옹 성우
"나는 4년을 정신병원에서 살았고, 그래서 미치겠는 거지. 그래서 이번에 나오게 된 김에, 정신병원에서 퇴원하게 해달라는 거야."


박 지훈
"난 형을 믿어. 정신병자같지도 않아서 의아할 정도였으니, 정신병자가 아니란 말도 믿기고. 하지만, 이게 내 마음대로 정해도 될 일일까."


옹 성우
"..너한테 피해가는게 있을 거야. 그런데 난 이기적이게도, 날 도와주면 좋겠다. 난 4년이란 긴 시간을 사는 것 같지도 않게 살았어.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도 있고."


옹 성우
"난 이렇게 살고 싶진 않아. 너무 억울해,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렇게 살아야 해."

이 대화는, 참 어이없는 대화였다. 나, 옹성우라는 사람이 잘못없는 착한 사람에게 이기적인 하소연이나 하는 그런 대화였다. 나에게 유리하도록, 나의 부탁을 들어주도록 유도하는 식의 대화이고 말이다.

나도 내가 못된 걸 안다. 박지훈은 잘못 하나없이 나의 부탁을 들어줬다가 피해를 입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만약 부탁하는 것의 상대가 그였다면, 미안하지도 않았겠지. 그가 자초한 일이니까.

하지만 이는 아무 잘못도 없으면서 이기적인 날 위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그래서 너무나 미안하다. 부탁을 들어주게끔 말하는 내가 나도 싫지만,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 모르기에 간절하게 잡아봐야 한다.


박 지훈
"후우, 가족 안 계신댔고.. 아, 친구 한 명 있다고 했지? 그 친구 전화번호 기억해?"

온 몸이 떨렸다. 저 말, 날 도와주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는 거잖아. 4년동안의 고생을 더 안 해도 된다는 거고, 내 인생이 확 바뀐다는 거잖아.


옹 성우
"응..! 아, 근데 기억은 하는데, 4년 전 번호라.."


박 지훈
"혹시 모르니까 말해봐."


옹 성우
"010-1995-0809"

내가 불러주는 전화번호대로 번호를 입력하더니, 전화를 걸어보는 이다. 그에 침을 꿀꺽- 삼키며 간절히 기도했다.

제발 받아.


박 지훈
"..어, 여보세요-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상대가 받은 건지, 그 사람에게 이름을 묻는 이다. 그러자 내게 물어오는 박지훈이다.


박 지훈
"혹시-"

제발,

이름이 황민현이냐고 물어줘-


박 지훈
"성함이 황민현이셔?"

질문 하나에 벅차올랐다. 아니, 그런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복잡하고 많은 감정이 생겼다. 금방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옹 성우
"...응,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