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yez gentils avec moi.

Épisode 18. Yeoju

김태형 image

김태형

큼큼...

김태형 image

김태형

어제 내가 무릎 꿇을 만큼의 잘못을 했었나요?

"나 예뻐해 주세요_" _18화

태형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곳이 어째 더 추워지는 건··· 기분 탓일까.

백여주 image

백여주

결론은, 아무것도 못 기억한다는 거네.

김태형 image

김태형

기억 조금은 나는데···!

백여주 image

백여주

···일단 나 퇴근하고 나서 이야기하죠.

백여주 image

백여주

어디로 도망갈 생각 하지 말고,

백여주 image

백여주

하루 내내 여기에 딱 붙어있어요. 알았어요?

김태형 image

김태형

딱 붙어있는 건 내 전문이죠-.

여주는 말 끝나기 무섭게 옷장 문을 열어 입고 나갈 옷을 대충 챙겨 방을 나선다.

태형이가 마중이라도 나가려 무릎 꿇은 자세를 풀려고 하면,

백여주 image

백여주

어허! 딱 거기 가만히.

김태형 image

김태형

앗. 알았어요 알았어-.

뒤통수에 눈이 달려있는 것 마냥 재차 경고하며 방문을 닫고 나가는 여주지.

그렇게 방에 혼자 남게 된 태형.

신경을 곤두세운 채 밖의 소리에 주의를 기울이다- 30분가량이 지났을까, 인기척이 들려오지 않길래 접혀있던 무릎을 펴고 스트레칭 몇 번 시원하게 해보는 그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하루 종일 무릎 꿇고 있으면 요정 무릎 나가요-.

여주에게 전하는 말인 듯, 미소 한 번 씨익 띠고는 태연하게 방을 나서는 태형.

후우, 깊은 숨 한 번 내쉰 남자는 온통 보랏빛 안개로 가득한 이곳을 둘러보다 망설임 없이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탄다.

인간이 아닐 법한 피지컬을 자랑하며 여유로운 미소를 띤 채 손잡이에 팔을 기대 삐딱하게 서지.

그렇게 자동으로 높은 층까지 다다르게 되면, 횟빛 대리석으로 도배된 바닥에 한 발 딛이며 여전히 주변에 시선을 두는 중.

그렇게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그와 겹쳐 들리는 발걸음 소리에, 그는 이상함을 눈치채고 멈춰 섰다. 아니나 다를까, 저 멀리서 또 다른 누군가가 걸어오는 중이고.

김태형 image

김태형

오랜만이네.

아직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거리에서, 자신을 걸어오는 사람을 향해 인사를 건넨 인물은 태형.

그리고 긴 정적 끝에 태형의 앞에 다다른 자는,

김태현 image

김태현

그러게. 얼굴 좀 비추지.

태형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생김새를 한 태현. 머리부터 발끝까지 복제인간이라 해도 믿을 비주얼에, 다른 게 하나 있다면 머리 색뿐.

김태현 image

김태현

자주 좀 와. 누가 보면 사람인 줄 알겠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자주 오면 형 잔소리밖에 더 들을 게 있나.

자연스레 태형의 옆에 선 태현이 걸음을 옮기자, 그를 따라 한발 늦게 움직이는 태형.

김태현 image

김태현

이럴 줄 알았으면 목걸이를 땅속에 묻었지, 내가.

김태형 image

김태형

누구 마음대로.

김태현 image

김태현

너 모르게.

김태형 image

김태형

······.

김태현 image

김태현

그곳에 계속 있으려는 건 아니지?

태현의 질문에 아무런 반응 없이 걷는 태형.

김태현 image

김태현

···다음 주까지 정리하고 돌아와.

김태형 image

김태형

형.

김태현 image

김태현

더 봐줄 생각 없어.

김태현 image

김태현

내가 하라는 대로 해.

태형은 그대로 자리에서 멈춰 섰고, 태현은 그런 태형을 신경 쓰지 않은 채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간다.

더 이상 자신의 뒤에서 들려오지 않는 발걸음 소리를 눈치챈 태현이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천천히 뜨고서 뒤 돌아 하는 말.

김태현 image

김태현

네가_ 무뎌진 감정을 느끼게 되는 날에는

김태현 image

김태현

너도 나도 끝이야.

사나운 눈빛으로 태형에게 일종의 경고를 남긴 태현은 다시 뒤돌아 앞서 걸어갔고, 자리에 남은 태형은 고개를 떨군 채 애꿎은 머리칼만 뒤로 쓸어 넘긴다.

무슨 이야기라도 해보고자 하는 마음에 찾아간 형이었지만, 별 소득 없이 돌아오게 된 태형은 별 의미 없이 밖을 서성이다 여주를 찾아가기로 한다.

분명 집에서 한 발짝도 떨어지지 말고 자신을 기다리라던 여주였건만, 그런 약속은 잊은 지 오래.

여주는 구경도 못 했을 법한 이름만 들어도 억 소리 나는 차를 몰고 와 여주의 회사 앞에서 기다리는 중이다.

요정이 이렇게 돈이 많았던가.

김태형 image

김태형

······.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조수석 창문 너머로 현관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유심히 훑던 태형.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체형과 머리 길이, 그리고 얼마 전 자신이 만들어준 앞머리가 있는 여주를 찾아낸다.

반가운 마음에 조수석 창문을 내려 여주 씨!라고 부르고픈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뒤이어 여주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나오는 남자 직원에 표정이 단번에 굳어버렸지.

김태형 image

김태형

뭐야, 저 자식은.

여주의 표정을 유심히 살피던 태형은 딱 봐도 그녀가 불편해하고 있음을 단번에 알아차리고 망설임 없이 조수석 창문을 내린다.

그리고는 소리 치지.

김태형 image

김태형

여주야-.

여주에게 한정인 달달한 미소와, 나긋나긋한 목소리는 덤으로 얹어다가.

어디서 들려오는 자신의 목소리에 주변을 둘러보던 여주는, 마침내 태형과 눈이 마주치고 나서야 자신의 눈을 못 믿겠다는 듯 계속해서 눈가를 비벼본다.

저 요정이 여길 왜. 라는 표정으로.

한 편, 태형의 예상대로 구겨질 대로 구겨진 옆 남자 직원의 표정을 확인하고서는 운전석에서 내리지.

백여주 image

백여주

···?

마침내 여주 코앞으로 다가선 태형은 여주에게 알게 모르게 눈 한 번 찡긋하고 남자 직원을 향해 쏘아붙인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미안한데, 그 팔 좀 어떻게 안 될까.

여주의 어깨에 보란 듯이 얹은 남자의 팔을 노려보며.

그러자 그 남자 직원은 초면에 무슨 반말이냐고 심기 불편해하더니 남자친구 없다고 하지 않았냐며 여주에게 말을 건다.

여주는 이 상황이 아직도 파악되지 않아 어? 만 반복하고 있는 와중에 여주의 어깨를 제 쪽으로 끌어당겨 품에 가까이한 건 태형.

백여주 image

백여주

···!?

그리고선 자신보다 키가 작은 여주의 눈높이를 맞춰주며 앞에 서있는 남자 직원 들으라는 듯이 중저음으로 낮게 속삭인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아직 직원들은 모르나 봐, 애인 있는 거.

귓가에 들어오는 태형의 알 수 없는 말들의 연속에 여주는 정신이 혼미할 지경.

그제서야 둘을 번갈아보며 헛기침 해댄 남자 직원이 제 갈 길을 떠나고··· 문제가 다 해결된 줄 알았다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퇴근하던 직원들의 눈길이 모두 여주와 태형에게 쏠리는 중.

"와···. 살다살다 저렇게 생긴 사람은 또 처음이네."

"어머 어머, 백 대리 애인인가 봐-!!"

"정말이네-. 웬일이야!!!"

여주는 쥐구멍을 찾기에 바쁘고, 옆에서 여전히 여주의 어깨를 감싸고 있던 태형은 앞에 세웠던 차로 여주를 데려간다.

백여주 image

백여주

이게 지금 무슨···!

이때를 틈타 사람들에게 안 들리도록 태형의 귓가에 소리 지르는 여주에, 차에 타서 이야기하자며 웃으며 여주를 조수석에 태우는 태형이다.

조수석에 탄 여주는 태형이가 운전석에 타자마자 뭐 한 거냐며 한숨을 푹 내쉬지.

김태형 image

김태형

연기 좀 해봤죠.

김태형 image

김태형

사람들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 분위기던데.

백여주 image

백여주

······.

백여주 image

백여주

내가 집에 있으라 했는데 여기까지 온 이유는?

김태형 image

김태형

이렇게 하면 여주 씨 화가 조금이나마 덜어질 것 같아서.

내일 출근하면 뭐라고 둘러대야 할지 고민하느라 머리 아픈 여주에게, 자신의 화를 덜어주려 왔다는 사람에게 뭐라 할 수도 없게 된 상황.

김태형 image

김태형

···그런데 지금은 여주 씨가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

맞는 말. 그 상황에서 여주를 빼내어준 건 고마워해야 하는 게 백 번 천 번 맞지. 그런데 직원들이 쉴 새 없이 태형에 대해 물어올 미래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울리는 탓에 감사 인사를 전할 겨를이 없던 셈.

백여주 image

백여주

···맞아요, 고마워요.

김태형 image

김태형

나 잘했죠?ㅎ

이 와중에 또 칭찬받고 싶어 여주에게 해맑은 미소 한 번 띠는 태형의 모습에, 나오는 거라곤 헛웃음뿐.

매번 하는 행동마다 순수하지만 덩치만 큰 아이 키우는 것 같네-라며 속으로 웃고 있던 여주.

김태형 image

김태형

나 순수한 편은 아닌데.

자신의 마음을 읽은 것처럼 말하는 태형에, 자세를 고쳐 앉으며 두 눈을 크게 뜬 여주가 말한다.

백여주 image

백여주

뭐야, 내 생각 읽었죠?

김태형 image

김태형

속으로 너무 크게 말하길래.

김태형 image

김태형

다 들려요-ㅎ

백여주 image

백여주

···이제 요정 앞에서는 마음대로 생각도 못 하겠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이제 혼내지도 못하겠네-라고 생각했죠?

백여주 image

백여주

아 뭐야, 이것도 들려요?

김태형 image

김태형

다 들린다니까.

김태형 image

김태형

지금 배고프다고요?

백여주 image

백여주

어? 이런 것도 다 들린다고...?

김태형 image

김태형

이건 방금 꼬르륵 소리 나길래.ㅎ

백여주 image

백여주

···아.

그런 여주가 웃긴 모양인지 주먹 쥔 손으로 입을 가리며 활짝 웃는 태형이다.

김태형 image

김태형

뭐 먹고 싶어요, 집에 가서 내가 해줄게요-ㅎ

++ 연재 텀이 길어졌죠ㅜ 죄송합니다. 그래도 오늘은 분량 꽤 채워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