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éduire un homme de f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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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신은 존재하지 않았어. 존재 했으면 이미 내 말을 들어줬겠지. 내가 완창을 몇 번이나 했는데.


전정국
형,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김태형
독서실에 있다보니까 너무 피곤해져서... 그냥 빨리 왔어.


전정국
아, 형 학교 끝나자마자 여 앞에 독서실 바로 오시는 거죠?

내가 전정국을 싫어하는 이유가 3가지있다. 딱 3가지. 첫 번째로는 인맥이 넓다. 한마디로 발이 넓다. 얘랑 같이 다니면 여러 아이들과 선생님을 만나는데 학원을 조용히 다니는 나는 같이 있으면 조금 부담스럽다.

심지어 전정국 모르면 간첩이라는 소문이 학원에 많이 퍼지고 있다. 두 번째로는 조금 노는 애같다. 집 가면서 우연히 들은 소문인데 술이랑 담배도 한다고 들은 나에게는 조금 꺼림찍해졌다고 해야할까. 근데 또 보면 전교권.

그래도 조금 꺼림칙했다. 그리고 마지막. 말을 조금 비꼬는, 공격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전정국
에이, 형 뭘 그렇게 열심히해요. 쉬엄쉬엄해요.


전정국
형 그렇게 하다가 쓰러지면, 우리 학원의 동경의 대상이 사라지잖아요.

툭툭, 살며시 어깨를 두드리는 손에 저도 모르게 인상이 구겨졌다.


김태형
아, 응.

계속 이렇게 아무 감정 없이 반응해 주고 있는데, 안 그래도 요새 이러는 게 더 심해진 것 같다.

주변의 공기가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둘은 아무 말 없었다. 태형은 그저 가방을 꽈악 끌어안고 바닥에 있는 카펫 문양만 응시했다. 와 저거 호피인가. 뭘까. 이런 생각들을 하며.


그때, 와아하며 여러 아이들의 목소리가 복도에 웅웅 울려 퍼졌다.

싸늘했던 주변 공는 점점 식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전정국
아, 애들 온다. 먼저 가볼게요.

둥글게 웃는 입꼬리가 보기 싫었다. 약 올랐다. 나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는 얼른 교실로 들어갔다.



전정국
...

싸늘해진 표정으로 혼잣말을 곱씹은 정국은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아이들을 보고는 씩 웃으며 반갑게 맞이 했다.



시간은 꽤 빨리 흘러갔다. 너무 많이 흘러가서 어느새 중간고사가 코앞이였다.

쿵 그대로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믿을 수가 없었다 곧 있으면 중간고사라니.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특히 공부해야지라는 생각은 더 들지 않았다.

꿍얼꿍얼 입을 열심히 움직이기 시작한 여아가 류아에게 중간고사에 대한 얘기를 늘어 놓았다.

백여아
야, 나 사실 저번 모의고사 망쳤다.

끄덕 고개를 대충 끄덕인 류아는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었다. 대체 뭘 보는 거지. 갑자기 궁금해진 여아는 류아가 보고 있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뭐야, 흠칫 놀란 여아는 류아를 빤히 바라봤다. 류아가 보고 있는 것은 수학 강의였다.

그것도 꼼꼼하게 잘 알려주신다는 1타 강사 ㅇㅇㅇ선생님 강의를 말이다. 사실 그만큼 비용도 비쌌다. 그래서 웬만하게. 정말 집중적으로 공부를 안하면 잘 안 끊는다는 그 강의인데...

백여아
너 뭐야? 갑자기 왜 끊었어?

궁금증이 많이 늘어났다. 여아는 류아 옆에 꼭 붙어 폭탄처럼 질문을 마구마구 던졌다. 왜 보는 거야? 혹시 뭐 전교 1등이 된다는 게 목표야? 왜? 대체 왜? 류아는 강의가 끝나기 전까지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이류아
하. 나 저번에 망쳤잖아. 등수 떨어지고. 그래서 이번에 좀 올리려고.

백여아
...

할 말이 없었다. 저번 기말고사 때는 공부를 열심히해 놓고 평균 점수가 뚝 떨어졌으니까. 물론 동반으로 점수가 왕창 떨어졌다. 그래서 둘 다 등수가 떨어지고 이류아는 엄마한테 엄청 혼났다고 했나. 아무튼 그랬다고 했다.



이류아
어쨌든 이번에 시험 점수 높일 거야.

그니까 이번에는 절대 나 찾지 마.



그리고 학교가 끝 마쳤다.

툭툭 눈앞에 보이던 돌을 발로 가볍게 찼다. 돌은 가볍게 찼어도 머리 속은 절대 가볍지 않았다. 시험 성적에 김태형 일까지 오만가지 생각들이 다 섞여져버렸다.

백여아
아 됐어, 그만 생각해.

도리도리 눈을 꼬옥 감고 고개를 저었다. 아무생각도 라지 말자 다짐을 하는 것이였다. 또 다시 돌을 툭툭 차기 시작했다.

한 2, 3개쯤 찼을까.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걸어오는 소리가 들려오자 나도 모르게 반응하여 고개를 돌리자 김태형이 보였다.

백여아
오, 김태ㅎ


김태형
백여아 미안한데 오늘은 먼저 가라.

싸늘한,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저 대화 좋아해요 같이 대화 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