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me obsessionnel
녤뭉ㅇ슈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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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g Minhyun
Blanche-Neige et le Chasseur


학교에 가는 것이 싫었다. 상한 우유냄새가 밴 체육복을 겨울에도 찬물에 몇 번씩 빨아야만 하는 내 상황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청소년기의 하찮은 반항 따위가 아니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찬물에 씻고, 청소를 하고, 추운 날엔 손을 비비며 겨우겨우 학교에 갔다. 챙겨줄 사람이 없다는 건 일찍이 알았고,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그렇게 말하던 주변어른들이 생각나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언제쯤이었지.ᆢ아침에 자리에 앉으면 서랍 안에는 커터칼 조각이 있었고, 사물함이 걸레냄새로 썩어갈 무렵에 나는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열심히 살았다고 부귀를 누리자하는 것이 아니었다. 평범을 원했으나 불가했고, 차라리 무관심을 바랐으나 나는 또 사람을 믿고 버려졌다.

바보같이.

자해를 한 적도 있었다. 칼날이 있음을 알면서 일부러 책상을 엎었다. 모두에게 외면받던 그 곳이 나에게는 이미 지옥이었다. 이 이상 더 갈 곳도 없을테니 내가 먼저 보여준 것이었다. 이 밑바닥이 난 이제 두렵지 않다고.

나는 지금 그 행동을 뼈저리게 후회한다. 죽으려고 해서? 그럴리가. 단숨에 죽지 못할 질긴 생명끈임을 알면서도 내 숨을 한 번에 끊지 못했던 것을. 난 그것을 후회했다.

은연 중에 나는 두려웠겠지. 아픈 걸 무서워했겠지. 적어도 14살의 나는 그랬겠지. ᆞ ᆞ

어쩌면 그래서 나는, 이 세상에 일찍 적응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말이 적응이지 사실 나도 이기적이게 변해버린 것이지만은.

사람이 참 간사해서, 죽고싶다고 입밖으로 그렇게 내뱉어도 사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음을 바라는 것임을 알았기에. 죽음이라는 단순한 언어구성체 하나로 나를 농락하려는 그들에게 내가 처음으로 버티고자 한, 간절했던 그날이 아직 생생하다.

자존심 밖에 남은 것도 없는 마당에, 뭘 애원하며 살려달래.

죽일거면 죽이는데, 같이 죽을 자신이 있으면 그러던가.

눈에 온기 따위는 남아있지도 않던, 15살의 나였다.


황 민현
"음.. 아, 그래서 장례식은.."

You
"마무리 잘했어요. 근데 이.. 가디건은.. 왜.."


심지어 이거 여자거잖아. 자기 것도 아닌 옷을 나한테 내밀어서 두르게 하다니. 어지간히 치마 찢어지는 게 싫었나보구나. 아니지, 이상한 사람인건가, 그냥?

내 허리에 묶인 가디건의 손목부분을 만지작 거렸다.


황 민현
"길에서 치마를 찢으면 어떡해요. 근데 왜 찢으려고 한거에요?" 궁금하단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게 아까의 어린 백설공주님과 얼추 비슷한 모양새였다.

바람빠진 웃음소리를 내뱉곤 눈 앞에 앉은 어른이 된 백설공주를 바라보다, 문득 호기심이 생겼다.

"왜 계속 존댓말 쓰세요? 저 학생인데. 아깐 반말 잘 하시더니." 내가 그렇게 노안인가. 나름 힘들게 살았다 하겠지만 그 정도로 치부할 정돈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웅얼웅얼거리자 눈이 동그랗게 커지며 손사래를 치는 황 민현에 좀 귀엽다, 하고 있을 즈음.


황 민현
"아, 아니. 그게 아니라요. 제가 존댓말 쓰는 게 습관이 되어버려서.."

음, 네에. 그래서요? 네? 치마, 왜 찢으려고 그랬냐고요.

You
"..비 오는데, 거추장스럽잖아요."

시덥잖은 이야기가 오가다 내 대답이 웃겼는지 한참을 웃는 황 민현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어디가 웃음포인트인거야. 대체? 치마가 거슬려서 찢으려고 했던거? 그건 너무 길어서 그런거잖아. 진짜 이상한 사람같아.



황 민현
"아, 하하.. 크흠. 웃어서 기분나빴으면 죄송해요. 제가 아는 사람이랑 되게 닮아서 사실 처음에도 그 사람인줄.. 알았거든요."

뭐야. 누군지 모르겠지만 개그맨이기라도 했는지 나를 보며 미소짓는 게 백설공주가 숲속 새를 보듯 하다. 검은 머리카락, 예쁘게 웃는..

You
"..오, 예쁘다."

아, 실수. 이상한 사람 앞에서 더 이상한, 오해의 소지가 충분한 말을 뱉었다.

정신을 차리고 앞을 보니 이상한 백설공주가 나를, 이상한 사람 보듯 보고있었다.

아, 이상한 애로 찍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