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garde du corps de la dame
♤9.


아니....나보다 4살이나 많은 오빠도 약혼은 커녕 연애조차도 안 하고 있었다.

그런데 동생인 내가 먼저 약혼을 한다고? 이게 무슨 신종 개소리냐고.


황지아
할아버지 그치만..!! 저 아직 연애도 한번 못 해봤다구요!!

할아버지
누가 지금 바로 결혼 한다고 했니 지금은 약혼만 해놓고 결혼은 나중에 하는거지


황지아
아니 그래도오..!!!

할아버지
네가 어렸을때부터 이미 다 정해져 있었던 사항이다 억울해도 따라주거라

...헤이 그랜드파덜 두유 노우 인권?

21세기 대한민국 사회에서 인권도 보장 받지 못 한 채 억지로 약혼을 하게 되었다.

무슨 서류에 도장을 찍은 것도 아니고 그냥 어른들끼리 얘기만 나누면 되는 거인 이 상황은 그냥 한 마디로

젠장.

그냥 젠장 그 자체였다.


황지아
후...상대가 누군데요

할아버지
들으면 좀 내키는 마음이 생길거야

할아버지
너도 잘 아는 친구거든


황지아
그러니깐 누구냐고요

할아버지
W그룹 손자다 내가 알아본 바로는 어렸을 때 그렇게 친했다지?

역시나 요즘들어 계속 W그룹이랑 엮인다 싶었다.

크게 놀란건 아니었다. 우리 기업은 예전부터 줄곧 W그룹과 친목을 다졌었으니.

그런데 그건 그거고 내가 말로만 듣던 정략결혼을 하게 될 줄은 누가 알았겠냐고..


황지아
할아버지 그건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 이야기죠


황지아
지금은 그 친구가 어디서 무얼 하고 사는지도 몰라요

할아버지
아니 넌 이미 알고 있단다


황지아
예?

할아버지
내가 직접 네 곁에 붙여놓았어


황지아
네..?

할아버지
내가 경력도 실력도 경호원 자격이라곤 1도 없는 사람을 왜 네 옆에 두었다고 생각하냐?


황지아
...할아버지 설마..

우리 할아버지가 워낙 특이하시고 예상 못할 일들을 자주 저지르시는건 이미 잘 아는 사실이었으나, 이건 좀 너무하잖아.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이런 반전의 반전은 23년 인생 제일 충격 받은 일이었다.

아니 어느 기업의 회장이 자기 손녀딸의 약혼자를 경호원으로 붙여놓냐고

그것도 W기업 손자를.


황지아
왜...이런 짓을 하신거예요

할아버지
많이 당혹스러웠다면 미안하구나

할아버지
하지만...사회란 이런것이다 당황스러운 일들의 연속이지


황지아
...가볼게요

쾅)

혼자 가만히 멍을 때리고 있자, 곧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 그러고보니 오늘이 벌써 그 인간 돌아오는 날이구나.


전웅
아가씨 저 왔습니다


황지아
...


전웅
아가씨?

아가씨라...ㅋ 어이가 가출하다 못해 증발해버릴 지경이었다.

이게 다 할아버지가 시키신거라는걸 알면서도 화가 났다.

하기야 나는 원래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사람이었고, 내가 믿고 있던 사람들이 나를 기만했다고 생각하니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황지아
경호원씨..아니 이젠 이름으로 불러드릴까요 전웅씨?


전웅
..네?


황지아
굳이 존댓말 쓸 필요도 없을 것 같네 안 그래 W그룹 손자씨?


전웅
화나셨습니까

그럼 당연하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을 묻는 전웅이 꼴 보기 싫었다.

내 눈 앞에서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썩 꺼져버렸으면 좋겠었다.

사실 이 모든 화는 다 할아버지을 향한거였지만, 난 지금 전웅을 화풀이 상대로 쓰고 있었다.

그게 나도, 전웅도 둘 다 상처를 받을 만한 점이란걸 알면서도 멈추는게 불가능했다.


황지아
그 존댓말 집어치워 상당히 꼴 보기 싫어


전웅
어쩔 수 없는 선ㅌ..


황지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그래 맞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


황지아
나는 아직 23살이라 힘도 권리도 능력도 없는데 저쪽 회장님께서 하라니 해야겠고..뭐 그런거였지?



전웅
야

야?

살벌한 말투에 기가 살짝 눌렸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더 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제발 누가 나 좀 말려줘. 이 화 좀 멈쳐줘. 나 이러다 진짜 사고 칠 것 같단 말이야.

이러다간 곧 큰 폭풍이 몰아칠 것 같다고.


전웅
나라고 뭐 짜증 안 난 줄 알아?


전웅
그래 네 말대로 처음엔 하기 싫었어


전웅
내가 왜 고작 약혼녀 하나 때문에 팔자에도 없는 경호원 노릇을 해야하냐고


황지아
...


전웅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전웅
근데 넌 할 말이 그것 밖에 없냐?


전웅
너 잘 생각해봐 너는 줄곧 나를 상대로 아가씨 노릇하다가 오늘 내가 경호원이 알게 됐지


전웅
너한테 피해가 간건 뭔데, 없잖아


전웅
나는 너 하나 때문에 부잣집 도련님 대접 받을 시간에 경호원 노릇하느라 고생했어


전웅
그런 나한테 네가 할 말이라곤 고작 화 내고 윽박지르는거야?


황지아
내가 뭘 더 해야하는데


전웅
뭘 더 해야하냐고? 여기서 다 읊어줘?


전웅
난 맨 처음부터 서운했어 처음에 널 만났을 때부터 말이야


전웅
어렸을 때지만 그래도 나랑 반년은 짝이었었는데 네가 날 못 알아보는게 서운했어


전웅
그리고 또 뭐?


전웅
근무 시간에 전화? 로맨티스트?


전웅
하..진짜 로맨티스트는 무슨 그거 김민주야 이 멍청아


황지아
..그만


전웅
내가 왜 자꾸 집안 사정으로 일을 빠졌는지 알아?


황지아
그만!!


전웅
뭘 그만해


전웅
네가 잘한게 뭐가 있다고


황지아
그만하라고!!!!!!!


황지아
그래 미안해 잘 알겠어 너 힘들었던거


황지아
근데 나도 괴롭다고


황지아
나도 괴로워 미치겠어


황지아
그러니깐 제발 그만해


전웅
하...


황지아
이만 방이든 어디든 들어가봐 나 지금 머리가 깨질 것 같아


전웅
...




전웅이 들어가고 혼자 머리를 쥐어뜯고 있을때 슬그머니 오빠가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황민현
너 경호원...아니 웅이가 누군지 다 알았다며?


황지아
오빠도 걔가 나 속인거 다 알고 있었어?


황민현
그걸 말이라고


황민현
너 빼고 모르는 사람 없었어


황지아
아 걔가 떠벌리고 다녔어?


황민현
으이그- 그게 할 소리냐 넌? 대체 언제 철들래?


황지아
아 아파..


황민현
넌 아파도 싸 이것아


황지아
도대체 왜 때리는건지 이유나 좀 들어보자


황민현
뭐? 이유? 그걸 말이라고 해?


황지아
왜에..


황민현
어후 진짜


황민현
넌 있잖아, 웅이한테 그딴 식으로 절대 굴면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