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écrivain regarde

쓰러진 지 오 일차.

다행히 초콜릿 조공으로 원작처럼 남주인공들과 죽고 죽이는 사이는 되지 않았고, 나도 당이 떨어지지 않고 즐겁게 있을 수 있었다.

문제는 하루에 한 번씩 찾아오는 엑스트라들과 이여주가 극도로 거슬린다는 거.

박지훈과 김석진도 병문안을 와주는데, 그들이 전해 주는 소식이 조금 별로다.

정확히 말하자면 별로라기보단 내가 무의식 중에 거부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헐, 나 설마 한예화랑 통합되어가고 있는 건가?

뭐 내가 거부하고 말고 할 만한 이야기가 아니지만 말이다. 요즘 진짜 한예화가 속에서 튀어나올라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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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애들은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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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아, 좀 흉흉한 소문이 돌긴 해. 니가 김태형한테 극성으로 따라붙어서 이여주가 김태형을 보호해주려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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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너랑 같이 떨어졌는데, 김태형은 착한 이여주를 보호해줬다. 뭐 그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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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뭐?

참아야지, 참아야지 했는데 얼굴이 제멋대로 일그러진다. 카라멜 녹은 것처럼 입꼬리가 추욱 처지는 게 느껴진다.

아니, 시발. 소문을 그따구로 내? 리얼리티를 일 퍼센트라도 살려라!

나는 얼굴을 찹찹 때리고 박지훈이 있는 자리를 바라보았다. 표정은 안 보이지만 눈빛 정도는 느껴진다.

참… 그래, 너도 내가 안쓰럽지? 나도 내가 안쓰러웡. 왜 하필 정신이 떨어져도 예화한테 떨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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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너도 그 말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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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진짜 그렇게 생각해? 다 개소리야. 너같이 멍청한 애가 어떻게 사람을 따라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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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그거 칭찬이냐 욕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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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또라이 대표주자 한예화니까 그럴 수 있는 거지. 그리고, 김태형을 왜 따라다니겠냐 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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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고오맙다.

아, 쫌 슬퍼지려고 하네.

그 때 둔탁하지만 진심이 가득 담겨 있는 말들에 코를 잠깐 훌쩍거렸었다.

좋은 소식을 전해 주자면, 내 시력은 점차 좋아지는가 싶더니 일주일이 넘어가자 모든 게 보이기 시작했다.

아직 완벽하게 다 보이는 건 아니지만….

그리고 일주일 째. 이제 밤이 되었다.

나는 여느 날마냥 자려고 눈을 감았다.

이미 적응된 가벼운 몸으로, 병동 천장이 서서히 흐려진다.

000

뭐, 뭐야?

얼빠진 내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한예화가 아니라, 내 목소리.

미친, 나 돌아가는 건가?

내가 서 있는 곳은 새까만 곳이었다. 내 눈 앞에는 눈을 감고 서 있는 한예화가 있고, 나 역시도 눈을 감은 거 같았다.

눈을 천천히 뜨자.

…뭐야, 이제는 시발 홀로그램이냐?

자동으로 튀어나온 육두문자를 뱉어내자 한예화와 내 눈이 마주친다.

한 달 동안 매일 본 얼굴이지만 아직도 여상히 예쁘다. 한 달이 아니네, 제대로 계산하면 오늘이 두 달째….

…설마?

그래, 처음 박지민이 쓰러트렸을 땐 모두가 돌아가고 싶다는 욕망을 내비쳤으니 돌아갈 수 있었을 진 몰라도,

지금의 우리는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여태까지 지내왔다.

그렇다면 오늘이,

내 예상을 증명해 주듯 다시 한 번 그 글자들이 떠다닌다.

그래, 언제까지고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할 수는 없으니까.

한예화도 놀란 기색이다. 그럴 만하지, 갑자기 남의 몸에 떨어진 것도 놀랄 노잔데 이제는 영화 자막이 어른거리기까지….

내가 가만히 그 홀로그램을 바라보고 있자, 한예화가 나에게 손을 뻗는다.

우리 사이에는 얇은 막 같은 게 쳐져 있다. 그녀가 뻐끔거리면서 내게 말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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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당신이, 000이에요?

000

…네. 반가워요, 예화 언니.

우리의 대화를 방해하듯이 글자가 다시 한 번 위로 붕, 떠오른다.

머리 위로 표시하라는 건지 소리를 지르라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들라는 거 보니까 팔로 그리라는 거겠지?

나는 생각할 겨를 없이 O를 들 준비를 했다.

나 자신이 아니니까 제약도 많고,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닌지라 이대로 계속 살아가다간 뒷목 잡고 쓰러질지도.

무엇보다 한예화가 쓰레기가 되어야 하는 일들이 잘못되었다. 내 성격 때문에.

허허, 시밤. 그럴 리가 없지. 내 생각이지만, 한예화도 예쁜 얼굴로 살고 싶을 것이다.

이쁜 호구 언니, 나 좀 돌려보내 줄 거죠?

한예화가 비장하게 팔을 들어올릴 준비를 한다. 나는 이미 O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한예화는….

000

…에엥?

X를 들어올렸다. 너무나도 당당하게 겹쳐진 두 팔이 보인다.

잠깐만요, 언니? 아니… 아니 이게 지금 뭐 하는….

내가 당황할 틈도 주지 않고 그 쓰레기같은 글자는 다시 또 두둥실 떠오른다.

알긴 뭘 알아 이 새끼야! 지금 이건 뭔가 잘못되었어!

망치! 망치 가져와! 구라치면 피 보는 거 안 배웠냐! 손모가지 날라가붕게!

내가 입을 쩍 벌리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한예화를 바라보자 언니가 미안하다는 듯 고개를 푹 떨군다.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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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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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전… 전 여기가 더 행복해요….

아니, 너 여기서 더 예쁘잖아요?! 그 와중에 언니 목소리 너무 예쁘네요. 옥구슬이 도로로로롱!

얼 빠진 상태로 가만히 서 있다가 두어 번 눈을 깜박거리자, 내 몸이 한예화로 바뀐다.

시, 시발!

익숙해진 얇고 하얀 다리를 내려다보는데, 홀로그램이 서서히 흐려진다. 내 몸이 깨어나고 있는 것 같다.

뭐라고? 아니, 어이가 없네. 한 번의 제스쳐로 모든 걸 결정하는 이 더러운 세상!

저 말이 맞다면 난 이제 돌아갈 수 없는 셈이 된다. 시발, 그건 진짜 좀 아니잖아.

H118… 그게 한예화인가, 필사적으로 마지막 문구를 보려 눈을 검벅였다.

나가는 방법이라도 알려줘요, 님아.

글씨는 내 바램도 들어주지 않고 제멋대로 움직여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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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뭔 행운… 야! 야…!

이 시발새끼들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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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허어억…!

숨을 날카롭게 들이쉬면서 눈을 떴다. 웬일로 앞이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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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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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정신이 좀 들어?

시발, 역시 못 돌아갔구나. 내 귀에 울리는 수달 목소리만 듣고도 알 수 있었다.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정신이 안 들어서인 건 아니고, 아플까 봐.

그런데 왠지 오늘따라 몸이 덜 아프다. 평소랑 좀 다르네. 막 삭신이 쑤시고 그랬는데, 나는 이대휘 쪽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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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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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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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나 앞이 잘 보여!

미친, 미친, 한예화 원래 시력으로 돌아왔다! 이 정신으로라면 모공까지 볼 수 있겠어!

나는 이대휘의 속눈썹 개수까지도 세어지는 내 시력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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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다행이다. 오늘 김지원 선생님이 포션 주시고 가셨었거든. 회복제. 그게 톡톡히 발휘된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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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그래도 내재된 통증이 나올지 혹시 모르니가 하루만 더 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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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땡큐, 보노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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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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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아, 아니야. 고마워!

지구로 못 돌아갔다는 슬픔이 감돌 새도 없이, 내 병실에는 사람들이 그득 찼다.

참…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더니, 소문이 빠르기도 하다.

박지훈, 김석진, 이지은, 히라이 모모, 미나토자키 사나, 김태형, 전정국까지. 사람이 빽빽하게 들이찬다.

면면이 한 번씩 인사를 나누자, 적어도 내가 이 곳으로 온 후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도 서서히 걸어왔다.

무슨 모세의 기적마냥 사람들이 갈라진다.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누군지는 알 수 있었다. 한예화의 과거에서 봤던 사람이다.

짙은 보라색 머리카락에 전형적인 수수한 미인 상. 음, 딱 그대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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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예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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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어, 벨라…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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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아프다는 소식 듣고 최대한 빨리 왔는데… 옥상에서 떨어졌다며, 죽을 뻔했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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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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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진짜 나도 죽는 줄 알았잖아.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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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누가 벌인 일인지 안 봐도 뻔하네. 그래도, 여기 와서 친구 많이 만들어서 다행이야….

벨라가 지인들로 가득한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나를 껴안는다.

아직 아플까봐 살살 안아 오는 것이 전신으로 느껴지고, 나는 그저 가볍게 그녀의 등을 두드렸다.

한예화 이 녀석 이런 팔불출 유모 밑에서 살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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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이 모모

언니, 예화 그런 말 안 해도 잘하잖아. 나도 있고, 미나토자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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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토자키 사나

맞아. 걱정 안 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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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으응, 그래두.

이 팔불출 시스콤 언니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침대 옆 탁상을 주섬거렸다.

손에 큰 초콜릿 조각 하나가 짚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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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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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응? 왜 불릅,

나는 벨라가 입을 연 타이밍에 맞추어 초콜릿 조각을 집어넣었다.

입에 들어가있는 걸 씹다가 갑자기 보라 머리 팔불출이 눈물을 뚝뚝 떨군다.

아, 아니, 뭐지. 단 거 싫어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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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언니, 미안, 그 맛있으라고 준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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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흐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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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마시써….

…헐, 귀여워.

친칠라같이 생긴 미인이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초콜릿을 우물거리는 장면은 상당히 귀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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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우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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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왜, 왜?

벨라가 그 얼굴로 혀를 낼름 내밀어보이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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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혀 씨버써….

내 심장…. 언니도 김석진이랑 같이 내 심장 입주할래요?

내 신경이 온통 보라색 친칠라에게 향해있는 동안, 누군가가 우리 쪽으로 걸어온다.

팔과 다리엔 붕대를 감고서, 목에도 붕대를 칭칭 둘러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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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박지민?

미친, 만남의 광장이야? 오랜만에 보는 낯짝들이 왜 이렇게 많아?

내가 턱이 떨어질 마냥 입을 벌리고 있었는지, 박지민이 근처 의자에 걸터앉곤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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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아프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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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어?

박지민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더 하얘진 피부하며, 군데군데 감겨 있는 붕대 떄문에 상당히 퇴폐적이다.

나만 느낀 것이 아닌지, 히라이가 근방에서 대화하다 갑자기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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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이 모모

우리 다 나가 줘야 할 분위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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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히잉, 오랜만에 예화 만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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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아, 어, 그럴 필요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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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

아냐,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박지민이잖아. 괜찮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박지민이라서 안 괜찮은 거야, 언니.

벨라의 말을 마지막으로 다들 썰물 빠져나가듯이 한 명 한 명 나가기 시작한다. 간간이 끝나면 다시 들어올게, 라는 인사를 남기고.

김태형은, 나를 한참 동안 뒤돌아보다가 박지민을 한 번 째리고 나간다. 눈빛에 살기가 어려 있는 게 짐작되었다.

덜덜, 존나 공포인데.

결국 방에는 둘만 남았다. 데자뷰가 느껴지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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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어어.

너무 핏빛 가득한 만남 바로 다음이라 뭐라고 운을 떼야 할지 모르겠다. 자꾸 쓰러져 있던 박지민이 떠올라서.

내가 따듬거리고 있자 박지민이 고개를 푸욱 떨군다.

한예화도 푸욱, 박지민도 푸욱. 그거 혹시 빌런들 패시브 스킬이니? 고개 떨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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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나는….

박지민이 나 대신 말을 이어준다.

그저 고개를 열심히 끄덕일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예상도 하지 못한 말이 입술 틈새로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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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사랑받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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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응…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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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내가 받아야 하는 만큼, 너한테 준 만큼. 사랑받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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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나한테 너밖에 없으니까. 떠날 수가 없으니까. 어딜 잘라서라도 꼭….

마른 입술을 몇 번씩이나 깨무는 박지민은, 극적으로 약해 보였다.

예나 지금이나 얘는 참 진짜 불쌍함의 극치다. 분명 쓰레긴 건 알고 있는데, 힘내라고 어깨를 도닥도닥 해주고 싶은 마음.

조커나 할리퀸을 좋아하는 애들의 심리가 이런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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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쓰러져있으면서 와 주길 기다렸어. 전처럼 사랑한다고 해 주기를 기다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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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근데… 아무도 안 오더라. 병실이 그냥 단순히 차갑기만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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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나한테 온기 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던 거야? 네가 날 도와줬을 때, 그 느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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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야.

박지민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천천히 다가온다. 난 그냥 방금 그가 앉아있었던 자리만을 바라봤다.

한예화가 너무 착해서 이런 사람도 생기고 그러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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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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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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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안 닿을 거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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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병실 창문 너머에, 네가 강다다에게 유리 비커를 맞는 순간에, 십 분 후의 모습을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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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그래, 뭘 하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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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김태형이 널 사랑하고 있었어.

대체 저 발 없는 말은 언제까지 달리게 될 것인가. 그리고 언제쯤 헛소문인 게 밝혀질까.

진심 가득 다짐하건대, 내가 강다다마냥 섹시하게 죽어라 걔네를 꼬셔도 넘어오지 않을 놈들이다, 그 새끼들은.

남주인공인데 악녀한테 왜 넘어오냐?

나는 그저 관전자의 마음으로 유티를 계속 다니고 있는 것 뿐이었다.

이여주와 김태형, 전정국, 민윤기의 면상 구경용이 아니었다면 난 진작에 한예화의 예쁜 얼굴로 연극 배우 같은 걸 하며 돈을 벌었을 것이다.

잘생긴 얼굴 구경하러 다니는데 이 소문 저 소문이 다 돌아다니다니 허허, 시방.

박지민은 천천히 혀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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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김태형은 원래 너를 구해야 했어.

아, 설마. 절로 닥쳐오는 안 좋은 상상에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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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내가 바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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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장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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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장난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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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걔는 손이 미끄러졌다고 생각했을 거야, 근데… 그럴 리가 없잖아. 걔 같은 천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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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마력을 그렇게나 많이 안고 있는 애가, 한 명만 구할 수 있었을 리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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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왜, 왜 날 죽이려고 했어?

왜 김태형이 이여주를 구했는지 깨달은 나는 그것까지 생각이 미치자 박지민에 대한 배신감에 치를 떨었다.

그 때 내가 정말로 죽었을 수도 있는 건데… 이 새끼 정말 나를 죽이려고 했다.

내가 진짜 한예화가 아닌 거야 당연히 아는데, 그렇다고 사람 하나를 죽이려고 해?

박지민은 내게 한 발짝 더 다가오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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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죽이려고 한 게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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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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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난 널 다시 살리기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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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원래 선생이 너한테 먹이려고 했던 건 희석된 치료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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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난 그걸 버리고, 강도가 존나 센 치료제를 너에게 먹였어. 한 달 동안 일을 죽어라 해야 벌 수 있는 돈으로 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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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내가… 널 살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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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씨발, 살리고 자시고 처음부터 안 떨궜으면 되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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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한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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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화

내가 얼마나 아팠는데 지금 그걸 간단하게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옥상에서 밀어놓고 아, 미안. 병원비 줄게. 내가 너 살렸지? 사랑해~ 하는 인성 파탄 고등학교 일진들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는 박지민의 태도.

지금의 박지민은 꼭 흥부 놀부의 놀부 같았다.

제비의 다리를 부러트리고, 마치 우연히 부러진 것처럼 가정하여 그것을 고쳐 주고는, 사랑과 집착을 당연시하는 태도가 그랬다.

과정에서 이용된 불쌍한 제비는 한예화고, 다리를 부러트리기 위해 사용된 손은 김태형이었다.

나는 금방이라도 박지민의 뺨으로 직행할 것만 같은 손바닥을 내리눌렀다.

참아, 그래도 살렸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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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아무 말 하지 않고 입술을 잘근 깨물고 있자, 박지민이 내게 손을 뻗는다.

설마 이 새끼가 치려는 건가? 선빵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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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있잖아.

설날 중에 업로드하기 힘들 것 같아 오늘 미리 올려둡니다! ㅎㅎ

왜 김태형이 이여주를 살렸는지, 왜 지민이가 서브남주가 아닌 악역인지 알려주는 화가 되었네요.

설날 연휴 잘 보내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오늘은 육천 자 썼네요, 다행이에요.

인예와 애기님들 채팅방에 오시면 즐겁게 작가와 친목을 쌓으실 수 있답니다~

일반 팬픽 신작, twiLIGHT도 재미있게 봐 주세요!

좋은 하루, 좋은 오늘 되세요. 사랑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