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jesté, je vous aime.

06. La personne en qui je veux croire

눈을 뜨자마자 눈이 부시도록 빛나는 샹들리에가 제일 먼저 보여졌다. 눈을 떠도 눈을 뜬 것 같지가 않고, 오히려 몸도 마음도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데 뭐였더라? 곰곰히 생각하며 눈을 데굴데굴 굴러 보았다. 헉. 그러다가 입을 떡 벌리고 벌떡 일어서서 설마, 설마를 반복하였고. 귀가 사과처럼 빨갛게 되며 볼을 두 손으로 감싸쥐었다. 이대휘 정말 미쳤지, 미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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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아, 설마 악몽 꿔서 그 쓰레기한테 안긴 거야? 미쳤……. 이대휘 정신 안 차리고 뭐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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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설

대휘 님~ 저 들어가도 될까요? 방금 일어나셨나?

문을 똑똑 두드리며 들어가도 되냐는 설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지금 내 몰골 상태가 말이 아니니 조금만 있다가 들어오라고 말한 뒤 화장대로 후다닥 달려가서 머리 손질을 해놓았다. 뭐, 그렇게 해서 그 전과는 다를 게 별로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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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이, 이제 들어와……! 기다리게 해서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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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설

아니에요, 일단 오늘은 특별한 일이 별로 없으니 간단하게만 할게요.

설아에게 간단하게는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오늘도 푹신푹신한 의자에 앉아서 다 꾸며지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다가 문득 폐하 생각이 나서 귀와 볼이 빨개졌고. 그럴 때마다 설아는 어디 아프냐면서 걱정하지.

그나저나 천하에 이대휘가 고작 악몽 때문에 울면서 안겼다니. 머릿속에 당황한 폐하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아아, 그때 왜 그랬을까. 분명 나를 보러 다시 찾아올 텐데, 만나면 어떻게 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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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하……제발 모른 척 해줬으면 좋겠다. 오늘은 나갈 일 없다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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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설

네, 그래도 산책이라도 한 번 하시는 게 어때요? 오늘 날씨도 좋은데, 잠깐 나갔다 와요.

별로 나가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설아가 부탁하고, 부탁해서 투덜투덜 옷을 입고 나갈 준비를 했다. 아 참, 나가기 전에 창문 밖으로 폐하가 있는 지 확인까지 다하고. 피해서 다닐 준비가 다 되었을 때 큰 문을 열고 복도를 지나쳐 나갔다.

그러다 복도 모서리에 누군가가 두고 간듯한 곰 인형 하나가 놓여져 있는 걸 보았다. 빨간색 리본에, 갈색 털. 그렇게 특별하지도 않은 인형인데 왜인지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누가 안 보겠지? 주변을 휙휙 둘러보았다. 왜 그렇게 눈치를 보냐고? 이렇게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 고작 이 평범한 곰 인형 줍는 게 웃겨 보이니까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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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귀엽다. 어릴 때 인형 많이 좋아했는데…….

귀여운 인형을 보물처럼 품 안에 꼬옥 안고 가볍게 총총 걸어갔다. 과하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걷다 보니 앞에 누가 있는지도 모르고 갔다. 역시나 또 어떤 사람과 부딪히고, 그 사람은 인형을 들고 있는 나를 보고 이상하게 쳐다보고.

복도에서도 고생고생하며 드디어 마지막에 있는 문을 열었다. 열자마자 꽃 냄새가 온 몸에 퍼졌고 따뜻한 느낌이 마구 들었다. 저절로 웃음이 나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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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행복하다, 이렇게 예쁜 꽃들도 다보고 말이야. 이대로 아무 일도 없었으면.

하늘만 바라보다가 어디선가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 말 소리가 들려왔다. 시끄러운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하얀색 고급진 말에, 진한 흑발, 그리고 한 손에는 날카로운 채찍을 들고 있는. 아주 낯 익는 사람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눈이 커지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떨리는 마음에 입이 떨어질락, 말락을 반복하다 결국 나보다 그 사람이 먼저 말을 꺼냈다. 말에서 내려 무서워 보이는 채찍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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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훈

그래, 나 없으니 아주 행복해 보이네. 우리 노예, 언제 도망쳐서 이런 곳까지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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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아, 아……. 그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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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훈

일단 보는 눈이 많으니 다른 곳에 가서 말하자?

나의 손목을 꽉 잡은 채 끌고 갔다. 피가 안 통해서 손이 하얗게 될 정도로 세게. 그렇게 아무도 없는 깊은 곳으로 들어가 떨고 있는 나를 보고 기분 나쁘게 비웃었다. 속이 울렁거리고 금방이라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것 같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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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훈

이렇게 떨 거면서 도망을 왜 했을까? 당당하네, 여기 있으면 내가 모를 줄 알았나 봐. 난 한 번 눈에 거슬린 놈은 놓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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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자, 잘못했어요……! 한 번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등을 세게 내리쳤다. 오랜만에 고통과 두려움을 한꺼번에 느껴서 그런지 눈물이 찔끔 나왔다. 아파, 아프다고. 이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를 못했다. 비명 소리도, 아파서 우는 소리마저도.

옛날부터 나는 박서훈 앞에서는 무릎을 꿇었다. 나에게 가장 두렵고, 무서운 존재였으니까. 나의 주변 친구를 죽이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부모님마저 다른 곳으로 팔려고 했다.

아, 그래서 지금은 부모님이 어디에 있는 지, 무엇을 하는 지, 죽었는 지도 모르고. 그저 그렇게만 살았다. 이제 겨우 도망쳐서 평생 박서훈을 못 볼 줄 알았다. 그렇게 풀려난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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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훈

내가 그렇게 쉬운 놈인 줄 알았나 봐? 너 내 성격 몰라?

악마같이 웃으며 등을 한 번 더 내리쳤다. 아팠다.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내 몸이 따라주질 않으니 누가 와주기만을 기다렸지. 그 중 제일 생각나는 사람은 정말 웃기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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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폐하.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가장 믿고 싶은 사람이랄까. 이렇게 부르면 폐하가 바로 달려올 것 같았다. 폐하, 폐하. 마음 속으로 반복해서 불러보았다. 제발 와줘, 부탁이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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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훈

그럼 이제 다시 돌아가서 나의 노예로 평생 지내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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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아, 아니 잠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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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역시, 박서훈 너는 여전하구나.

지금까지 들었던 목소리 중 가장 반가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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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그래도 무섭기는 한가 봐, 그 시선들이. 안 무서우면 그 자리에서 바로 때렸을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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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훈

……시X. 꺼져, 내 일에 끼어들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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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응, 너야말로. 내가 바로 죽이지 않는 것만으로 만족해. 그리고 쟤는 이제 노예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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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훈

그럼 뭔데? 노예 새X가 뭐길래 이런 곳에 있냐고.

땀으로 젖어있는 내 머리채를 거칠게 잡으며 욕을 퍼부어댔다. 당장이라도 죽여버릴 것 같은 눈빛을 하고 있어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얼른 이 무서운 손에서 벗어나 새벽처럼 폐하에게 울며 안기고 싶었다.

몸에 힘이 다 풀려갈 때쯤 총소리가 들리더니 박서훈 손에 빨간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것은 칼에 찔려서 나는 게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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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죽여. 끌고 가서 네가 때리고 싶은 만큼 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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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웅

……네, 폐하.

희미하게 전 웅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뒤로는 폐하에게 안겨서 울었던 기억밖에 나지 않았다. 박서훈이 나를 마지막으로 때린 다음에는 내가 정신을 잃었었으니까. 그 다음에야 폐하가 안아줬으니.

아파서 잠들어 있는 와중에도 곰 인형을 안고 있는 대휘를 빤히 바라보았다. 아기 같고, 나보다 한참은 어려보였다. 겨우 3살 차이 밖에 안 나는데. 숨을 힘겹게 내쉬는 대휘를 보고 동현은 또 머리를 쓸어 넘겨주지.

뜨거운 숨을 내뱉는 대휘의 입술에 살며시 키스하고 다시 깨어나기만을 기다렸다. 입술이 부드럽고, 한 번 더 입을 맞추고 싶어졌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안다면 소리지르며 왜 그랬냐고 말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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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이 마음을 네가 아는지 모르겠다. 난 널 정말로, 진심으로 좋아하는데.

이 말을 하고 떠나려 했는데, 차가운 손이 내 손목을 붙잡았다. 얼음같이 차가운 손이었지만, 마음만은 그 무엇보다도 따뜻했다. 뒤를 돌아 대휘를 보니 작은 말로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었고. 귀를 기울이고 자세히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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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폐하……가지 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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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너 나 싫어하잖아. 내가 여기 있으면 더 불편한 거 다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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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제가 폐하를 그렇게나 싫어한다면, 왜 폐하에게 안겨 울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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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나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쁜놈이야. 너도 알잖아.

내가 한 짓을 하나하나 다 알게 된다면 저 멀리로 도망칠 게 뻔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 지 안다면, 이 자리에서 죽이고도 남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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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휘

알아요, 제일 나쁜 사람인 거. 그런데 먼저 저에게 잘해줬으면, 가지마세요.

이대로 가버리면 또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아 차마 무슨 말을 더 할 수가 없었다. 다시 옆에 놓여진 의자에 앉아서 대휘를 바라보기만 했지.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주며 있으니 정말 아기처럼 곧 눈을 감으려했다.

그런 대휘가 귀여워 가볍게 손에 입맞춤을 했다. 잠에 들고 나서는 몰래 방문을 열고 나갔고. 혹시라도 또 가지마라고 할까봐 발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조심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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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응, 지금 자고있으니까 좀 봐주고.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불러.

“네. 문 밖에서 있겠습니다.”

문 밖을 지키고 있는 한 병사에게 그 자리를 지켜달라고 했다. 평소에도 잘 따르는 병사라 믿고 맡겼다. 그것 때문에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모른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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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 / 로휘

헉헉 썼던 글 거의 다 수정하느라 좀 늦었네요😭 다시 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 이번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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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 / 로휘

아 그리고 이 글은 거의 다 새벽이나 오후 늦게 올리더라고요...(불성실 작가) 저번에는 제가 마음대로 안 올린 게 아니라 팬플이 말썽을 부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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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 / 로휘

아무튼 이번 화 별로라서 정말 죄송하고요..! 다음 화에는 더 완벽한 걸루 들고오겠습니다..!! 안녀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