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tes] JoKer

Episode 34

“머니까 좀 자 둬.”

“운전 괜찮겠어?”

“당연하지.”

드디어 기대하던 스키장을 가는 날이다.

한껏 들뜬 지아이다.

“우와.. 예쁘다...”

“탈 수 있겠어?”

“몰라. 해보지 뭐. 다니엘이 가르쳐주면 되잖아.”

나란히 리프팅을 타고 올라간다. 높은 곳에서는 더 예쁜 풍경에 흠뿍 빠져 있는 지아와, 그런 지아의 모습에 빠져있는 다니엘이다.

“봐. 내려갈때는 일자로. 그리고 멈출때는 A에이자로. 천천히 내려가자. 할 수 있겠어?”

“생각보다 좀 무서운데..”

“발끝만 봐. 에이자로 조금씩 내려가자.”

“손.. 손잡아줘.”

“응.”

초보자코스에서 주위 사람들이 넘어지건 빠르게 내려가건. 둘은 서로의 얼굴밖에 보이지 않았다.

다니엘은 지아의 앞에서 양손을 잡아주며 천천히 새하얀 눈 사이로 내려오고 있었다.

집중한 지아의 입술이 귀여워서

자신의 입술을 맞추고 싶다는 생각이 내려오는 내도록 들었지만 참고 또 참았다.

주위에 사람이 너무 많고, 자기때문에 지아가 넘어지면 안되니까.

“오! 다니엘 나 잘하지? 한번도 안넘어졌다?”

“그래. 잘한다. 또 올라갈까?”

“좋아!”

리프팅을 타고 올라가는 동안 지아는 꽤 재밌었는지, 아까전 올라갈 때보다도 더 환한 미소를 지었다.

“너무 재밌어. 오길 잘 했다 그치?”

“응.”

“근데 다리가 좀 아파..”

“좀 익숙해져서 다리에 힘 좀 빼고 타면 괜찮을거야.”

리프팅을 내리자 이제 손 안잡고 혼자 타보겠다는 지아이다.

“괜찮겠어?”

“응! 한번 해보고싶어.”

“너무 빨리 타지 말고 천천히 알겠지?”

“알겠어. 먼저 갈테니까 다니엘 따라와!”

“하.. 진짜 널 누가 말려..”

사실 다니엘은 스키장에 도착한 순간부터 긴장상태였다. 재밌지만, 그만큼 위험한 곳이니까. 혹시나 지아가 다칠까봐.

그런데도 지아의 모습에 다니엘은 안 웃을 수가 없었다.

“악..! 다니엘..!”

웃는 사이 이미 앞에서 넘어져 있는 지아지만 말이다.

“괜찮아? 다친덴 없고?”

“응. 괜찮아. 별로 안아픈데?”

넘어진 지아를 일으켜주고 다니엘은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잡아. 또 넘어질라.”

“...혼자 타보고 싶은데..”

“그럼 한 손만 잡고 갈까?”

“좋아.”

원래 운동을 잘하던, 알고보면 다니엘과 같이 비밀요원 출신인 지아는 스키도 남들보다 빠르게 배웠다.

두번째 내려오는 내리막길도, 한 손은 다니엘에게 의지했지만 점차 다리에 힘도 빠지고, 땅만보던 시선도 앞을 향할 수 있게 되었다.

햇살이 눈부시다.

햇살에 하얗게 빛나는 눈이 보고싶어서 지아는 잠시 끼고 있던 고글을 내렸다.

지아가 햇살에 비치는 눈을 본다. 눈이 햇살 때문에 반짝여 눈이 부시다.

이 장면. 어디선가 본적이 있다. 그날은 밤이었고, 그래서 햇살은 없었지만 불빛이 눈을 괴롭게 했다. 굉음에 귀가 찢어질 것 같았고, 머리는 어지러워서 시야가 심하게 흔들렸으며, 나를 태우고 가는 사람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그날의, 기억이다.

그날, 차 라이트에 비치던 그 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