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u akan menjalani hidup ini bersamamu.

회의실 안의 공기가 이상하게 조용했다.

“이번 생에서도.”

“당신, 한 달 뒤에 죽어요.”

정국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지만, 윤서의 머릿속은 그 한 문장으로 완전히 멈춰버렸다.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장난이라고 넘기기에는 그의 표정이 너무 진지했다.

 

하지만 팀장은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말을 이어가고 있었다.

(팀장님) “두 분 이번 프로젝트 같이 진행하시면 됩니다. 일정이 급해서 바로 투입된 거니까, 협업 잘 부탁드릴게요.”

 


회의는 평범하게 끝났다. 사람들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고, 윤서도 기계적으로 노트북을 정리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방금 들은 말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

회의실 문을 나서려는 순간이었다.

“윤서 씨.”

정국이 조용히 불렀다.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문이 닫히고, 둘만 남았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른 뒤 윤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아까 그 말, 무슨 뜻이에요?”

정국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윤서의 손목으로 향했다. 소매 아래로 희미하게 드러난 검은 선이 어제보다 조금 더 또렷해져 있었다.

“기억 안 나죠.”

“무슨 기억을요?”

“이 시간.”

윤서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려 했지만, 입꼬리가 올라가지 않았다. 정국의 말투에는 장난기가 전혀 없었다.

“지금 무슨 이상한 얘기 하시는 거예요.”

정국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휴대폰을 꺼냈다.

“그럼 하나만 확인해 보죠.”

그는 화면을 윤서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오늘 점심에 회사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쏟습니다. 뒤에서 사람이 부딪히고, 유리컵이 깨질 거예요.”

윤서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걸 어떻게—”

“왼손을 다칩니다.”

정국이 말을 끊었다.

“병원은 안 가고요. 괜찮을 줄 알고 그냥 넘어갑니다.”

윤서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이상할 정도로 구체적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윤서는 일부러 다른 식당으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팀원들이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왔다.

“윤서 씨, 같이 카페 갈까요?”

거절할 타이밍을 놓쳤다.

카페 안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윤서는 주문을 하면서도 주변을 계속 살폈다. 괜히 몸이 긴장되어 있었다.

‘설마.’

트레이를 들고 자리로 돌아서려는 순간이었다.

뒤에서 누군가와 부딪혔다.

뜨거운 커피가 손등 위로 쏟아졌다. 동시에 균형을 잃고 발이 미끄러졌다. 바닥에 떨어진 유리컵이 깨지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윤서는 반사적으로 손을 짚었다.

날카로운 통증이 올라왔다.

왼손이었다.

잠시 멍해진 상태로 손바닥을 내려다봤다. 붉은 피가 천천히 번지고 있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퇴근 후.

윤서는 회사 건물 앞에 서 있었다.

하루 종일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사고 순간보다도, 그 일을 정확히 알고 있던 정국의 표정이 계속 떠올랐다.

 

 


 

 

잠시 후 정국이 건물 밖으로 나왔다.

윤서는 그에게 다가갔다.

“알고 있었죠.”

정국은 부정하지 않았다.

“네.”

윤서는 숨을 크게 들이켰다.

“…당신, 뭐예요.”

정국은 잠시 하늘을 올려다봤다. 해가 거의 져서 주변이 어둑해지고 있었다. 잠깐의 침묵 끝에, 그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 시간은 처음이 아닙니다.”

윤서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당신은 매번 같은 날에 사고를 당합니다. 한 달 뒤, 퇴근길 횡단보도에서.”

윤서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그때마다.”

정국의 시선이 윤서를 향했다.

“…당신은 죽습니다.”

 

바람이 불었다.

윤서는 겨우 입을 열었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

잠시 침묵이 흐른 뒤, 정국이 말했다.

“제가 되돌렸으니까요.”

“뭐라고요?”

“당신이 죽을 때마다.”

그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시간을 다시 돌렸습니다.”

윤서는 숨이 막힌 것처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정국의 손목이 눈에 들어왔다.

검은 선이 짙게 번져 있었다. 윤서의 것보다 훨씬 어두웠다. 마치 여러 번 덧칠된 것처럼.

“…왜요.”

윤서의 목소리가 떨렸다.

정국이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당신이 사라지는 걸.”

그리고 아주 작게 덧붙였다.

“…한 번도 못 견뎠거든요.”

 

 

윤서의 심장이 세게 흔들렸다.

그 순간이었다.

손목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윤서는 놀라 소매를 걷었다. 검은 선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 동시에 정국의 손목도 같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두 개의 문양이 서로 반응하듯 떨렸다.

정국의 표정이 처음으로 굳었다.

“…이건 처음인데.”

“뭐가요?”

정국이 낮게 말했다.

“이렇게 빨리 반응하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때였다.

멀리서 하늘이 아주 잠깐 일그러졌다.

검은 균열 같은 것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눈을 의심할 만큼 짧은 순간이었다.

정국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그의 목소리가 한층 낮아졌다.

“…시간이 불안정해지고 있습니다.”

윤서의 손목이 다시 한 번 강하게 빛났다.

정국이 윤서를 바라봤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이번 반복.”

잠시 멈춘 뒤.

“…생각보다 빨리 끝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