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u sedang berada di rumah Jeon Jungkook.

Episode 5

"안녕하세요. 우리 아미들! 우리 많이 보고 싶었죠?"

엄청난 함성소리와 함께 방탄소년단이 등장했다. 인원이 많은 그룹이었지만 나에게는 선명하게 정국이만 보였다. 정국이는 그 어느 때보다 활짝 웃으며 내가 앉아있는 좌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우와. 정국이가 나한테 손 흔들어 줬어."

"대박."

어쩌면 아닐 지도. 내 주변에도 다른 팬들이 많으니까. 나는 카메라에 오롯이 정국이의 모습만 예쁘게 담았다. 정국이가 열심히 준비했다는 말이 이해될 정도로 정국이와 다른 멤버들은 멋진 퍼포먼스를 실수 없이 해냈다. 자랑스러워. 저렇게 빛나는 사람이 내 친구인 게.

"어? 정국이 왜 저래?"

"얼굴이 안 좋은 것 같은데."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카메라를 통해 정국이를 바라보고 있던 나도 카메라를 내렸다. 렌즈 속의 정국이의 안색이 창백했다. 춤을 추는 줄 알았지만 휘청임이 심했다. 애써 버티고 있는 것 같았지만 정국이는 얼마 안 되서 무대 위에서 쓰러졌다. 곧바로 멤버들이 정국이의 주위를 둘러쌌고 관계자들이 정국이를 옮겼다.

"정국아!"

나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정국이를 불렀지만 정국이를 부르는 목소리는 나 하나뿐만이 아니었다. 콘서트장에 있는 모두가 정국이를 불렀고 정국이를 위해 눈물을 흘렸다. 너무 놀라 눈물을 흘리지 못한 내가 이상해 보일 정도로 나는,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였다. 정국이 없이도 콘서트는 계속 됐지만 나는 더 이상 콘서트에 집중할 수 없게 됐다.

'햄 : 정국아. 괜찮아?'

'햄: 정국아. 정신이 들었어?'

'햄 : 그럴 정신없겠지만 확인하면 꼭 연락해줘.'

수없이 무대의 불빛이 켜지고 꺼지기를 반복했지만 콘서트장이 텅 빌 때까지 정국이에게 답장은 오지 않았다.

정국이는 과로로 인해 쓰러졌다고 했다. 당분간이라고 해도 이틀이지만 정국이는 휴식을 취한다고 기사가 떴다. 여전히 정국이는 소식이 없다. 정말 나는 정국이에게 이토록 먼 사람이었구나. 알바 시간이 다가왔지만 알바에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대로 누워있으면 잡념만 들 것 같아서 대충 모자를 눌러쓰고 알바 중인 카페로 향했다.

"병아리 알바생, 오늘 기분 안 좋아?"

"네? 아니요. 좀 피곤해서."

"어쩐지 쳐져 있는 것 같은데. 손님 없을 때 단 것 좀 타 먹어."

지점장님은 무심해보이지만 나를 신경 써 주신다. 점장님을 향해 살짝 웃어 보이고 카운터 일에 집중했다. 반쯤 영혼이 뜬 것 같았지만 계속 일했다. 집에 들어가기 싫은 날은 이상하게도 시간이 빨리 간다. 어느새 알바가 끝날 시간이 되었으니까. 다음 알바생에게 인사를 건네고 카페를 빠져나왔다. 순간 누군가가 내 손을 잡아 당겨 골목으로 이끌었다.

"왜 이러세요?"

"..."

"이거 놓으세요!"

나는 강압적인 그 남자의 손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일이 닥치면 소리조차 지를 수 없게 된다고 했던가. 내가 딱 그 상황이었다. 눈앞에 남자가 내 손을 잡아 골목에 끌려 들어올 때까지 나는 찍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굳어 있었다. 검은 모자를 눌러 쓴 남자는 손가락으로 내 입을 막았다.

"조용히 해. 들키면 안 돼. 햄아."

"햄?"

"나야. 정국이."

"아. 나 진짜."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정국이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리는 걸 느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긴장이 풀리니 왠지 서러워 져서 눈물이 났다.

"저기 햄아. 많이 놀랐어? 왜 울어? 울지 마. 나 정국인데."

"나 정말 놀랐단 말이야."

"미안해. 햄아. 화 풀릴 때까지 때려."

"너를 어떻게 때려?"

후아앙. 소리를 내어 우는 내 모습을 지켜보는 정국이는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고 안절부절하다 자신의 엄지손가락으로 내 눈물을 꾹꾹 눌러 닦아줬다. 따뜻한 정국이의 손가락에 정국이를 마주보자 정국이가 멍하니 나와 눈을 맞추다가 화들짝 놀라며 나에게서 손을 뗐다.

"울지 마. 햄아. 나 달래는 거 잘 못 해. 여자애들 울면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

"거짓말. 완전 잘 할 것 같은데."

"아니야. 나 여자 친구는 햄이가 처음이고."

정국이가 말하는 여자 친구가 단순히 성별을 말하는 친구라는 걸 알면서도 정국이의 말이 기분 좋게 느껴졌다. 내가 처음이구나. 정국이의 여자친구. 힐긋힐긋 내 눈치를 보는 정국이의 모습이 새삼 귀엽게 느껴진다.

"너 몸은 괜찮은 거야?"

"아, 쉬니까 말짱해졌어. 멋진 모습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어쩐지 무리해 버려서."

헤실헤실 웃는 정국이의 얼굴이 많이 핼쑥해져 있다.

"넌 지금도 충분히 멋져.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모습 보여주는 게 팬들한테는 제일 고맙고 멋진 일이야."

"햄이도 그래?"

"당연하지."

그럼 걱정시키면 안 되지. 정국이는 나를 향해 환하게 웃어 보였지만 저건 나 혼자만이 만끽할 수 없는 미소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내일부터 다시 일정 시작하잖아. 쉴 수 있을 때 쉬어. 정국아."

"그래도 햄이랑 있고 싶은데."

"그거 엄청 위험한 발언이야."

"그렇지만 날 아이돌이 아니게 봐주는 친구는 햄이 뿐이라. 어쩐지 마음이 편해."

그렇구나. 역시 정국이는 안식처가 필요했던 거야. 자기 또래의 평범한 친구가 필요했던 거겠지? 연예인이라는 건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 싸여있어도 외로운 직업이구나.

"그래. 그렇다면 조금 더 쉬고 가."

"그래도 돼?"

"뭐. 파파라치한테 찍히지만 않으면."

"나 완전 무장했는데!"

모자를 손에 들고 있는 상태로는 전혀 분장이라고 할 수 없는데. 누가 봐도 전정국이거든요.

"모자부터 써."

"네!"

정국이는 순순히 모자를 썼다. 얼굴이 가렸지만 정국이의 기럭지는 다르구나. 연예인이라는 말이 잘 맞는 반짝반짝한 사람. 평범한 나에게는 너무나 먼 사람. 나는 지금 닿지 못할 별을 곁에 두고 있다.

"이게 정말 맞는 걸까."

나 지금, 잘 하고 있는 걸까. 별이란 건 하늘에 있어야 되는 건데. 나 혼자만의 손에 넣을 수 없는 건데. 이대로라면 자꾸만 가지고 싶어질 텐데. 정국이는 별다른 생각 없이 바람을 쐬며 기분 좋은 콧노래를 불렀다. 바람을 타고 귓가에 흘러 들어오는 정국이의 목소리가 머릿속의 잡념을 하얗게 날려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