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u sedang berada di rumah Jeon Jungkook.

Episode 9

[9]

좀 더 다가가고 싶다고 느끼면 항상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작업실에 들어설 때 나는 다시 한 번 현실을 마주했다. 이게 바로 연예인의 작업실이구나. 나 홀로 녹음을 할 때는 몰랐던 진짜 연예인의 녹음실이구나.

 

"햄이의 방탄소년단 작업실 방문을 환영합니다."

"우와, 나 진짜 여기 들어와도 되는 거야?"

"그럼, 무려 민윤기님이 초대하셨으니까."

"사실 작업실은 거의 윤기형 소유라고 해도 무방하거든. 작곡이나 작사는 윤기형이 거의 다 하니까."

 

뭐든 대적하려고 했던 정국이가 순순히 인정하는 걸 보면 윤기가 작업실에 지분이 제일 많은 것 같다.

 

"햄아. 근데 언제까지 반말 할 거야? 나 너보다 오빠인데."

나도 모르게 버릇처럼 윤기를 계속해서 윤기라고 부르고 있었다. 어쩌면 좋지? 사실 눈앞에 보고 있어도 현실감이 없다. 꼭 꿈을 꾸는 것처럼. 기분이 많이 상했을까?

"저.. 죄송합니다."

"바보야. 바로 겁먹어. 그냥 편하게 말 해. 전정국은 안 되도 너한테는 허락해줄게. 나도 햄이랑 편하게 지내고 싶으니까."

"그래도 돼?"

"이미 편해졌잖아."

윤기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다정하고 친절한 사람이다. 나라면 인기에 힘 입어서 거만해지기도 했을 텐데 윤기는 그런 것도 없이 겸손하다.

 

"너 저번에 작곡하던 거 가지고 왔어?"

"아, 너한테 보여준 거?"

"응. 그거."

"그건 왜?"

"줘 봐."

 

나는 엉겹결에 윤기한테 내 악보를 전했고 윤기는 악보를 받아든 뒤 악보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너 이거 부를 수 있어?"

"조금 불러보긴 했는데."

"한 번 해볼래?"

"우와. 햄이 노래 불러? 듣고 싶다. 우와!"

 

본래 정국이한테 들려주려고 만든 곡은 맞지만 이렇게 멍석을 깔아주니 민망하기 그지 없다. 윤기는 막힘없이 나를 녹음실 안으로 밀어 넣었다.

 

"헤드셋 쓰고 편하게 평소처럼 노래하면 돼."

 

난 평소에 이런 곳에서 노래를 부른 적이 없답니다. 하지만 나를 바라보고 있는 정국이를 마주하니 용기가 난다. 너를 위해서라면 부를 수 있을 것 같아. 어차피 이 곡은 정국이가 아니었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노래니까.

 

"내가 피아노 반주를 넣을게."

 

윤기의 손가락이 악보의 음표를 따라 달콤한 멜로디를 만들어 냈다. 전할 수 있을까. 전해 질까?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보며 너를 생각해. 이 넓은 우주에서 운명처럼 눈 맞춘 별 하나.]

 

처음에는 떨리던 목소리가 점점 안정을 찾아갔다. 노래라면 자신을 가지고 정국이를 마주볼 수 있다.

 

[빛나 줘. 빛나 줘. 넌 나의 불꽃. 밝혀 줘. 밝혀 줘. 넌 나의 등불.]

 

[닿을 수 없다해도 바라볼 수는 있어. 내 두 눈은 널 담을 수 있을만큼 커.]

 

[닿을 수 없다해도 사랑할 수는 있어. 내 심장은 널 담을 수 있을만큼 뜨거워.]

 

노래가 끝나자 마자 나는 녹음실 밖으로 달려 나왔다. 저 안은 내 마음으로 후끈후끈 달아오른 것만 같아서 서있을 수가 없었다. 녹음실 밖으로 나오자 정국이가 박수를 치다가 내 앞으로 엄지를 들어보인다.

 

"햄아. 너 목소리 진짜 예쁘다."

"그냥 평범한 건데."

"노래도 너무 예뻤어."

 

정국이의 입술이 내 귓가에 가까워졌다. 꼭 너처럼. 순간 내 세계의 시간은 멈췄다. 아니, 어쩌면 멈추길 바랐을지도 몰라. 그 순간이 너무 행복해서. 정국이가 내 마음에 꼭 yes라고 답해주는 것 같아서 기뻤다.

 

윤기는 내 노래를 듣고 나서 잠시 생각에 빠졌다. 나는 덩달아 긴장하고 말았다.

 

"좋네. 목소리도 곡도."

"후하."

 

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윤기가 나와 정국이를 작업실에 두고 홀로 작업실 문을 연다.

 

"나 잠시 나갔다 올 테니까. 얌전히 있어라."

"그럼 얌전히 있지."

 

정국이의 명쾌한 대답에 잠시 문이 닫히는 듯 싶더니 윤기가 다시 문을 열어 젖혔다.

 

"둘이 뽀뽀하고 그러면 안 된다. 경고했어. 내 신성한 작업실 안 이야. 나만 뽀뽀 가능하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빨리 나가기나 해!"

"전정국, 네가 제일 걱정이야."

 

윤기는 장난스러운 얼굴로 작업실을 빠져나갔고 윤기의 농담 때문에 나와 정국이 사이에는 어색한 공기가 맴돌았다.

 

"미안해. 형이 괜한 소리를 해서."

"아니야. 정국이가 그럴 리가 없는 거 아는데. 뭐."

"음,"

 

정국이를 믿는다는 뜻으로 말한 건데 정국이는 내 대답에 뭔가 떨떠름해보이는 반응이다.

 

"조금은 긴장해도 되지 않아?"

"응?"

"그래도 나 네가 좋아하는 아이돌이고."

"그렇지만 친구라고."

 

 

정국이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어떤 감정에 의해 일렁거렸다.

 

"나도 영 그런 생각이 안 드는 건 아닌데.“

 

무슨 말을 하는 걸까. 아니, 정국이는 저 말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길 바란 걸까.

 

"그게 무슨?"

"그렇잖아. 햄이 넌 나를 좋아한다고 하면서 긴장이 안 될 수 있는 거야?"

"그건 내가 홈마니까 그렇지."

"홈마도 좋아하서 하는 거잖아."

"팬심이니까."

 

네가 생각하고 있는 좋아한다는 감정은 팬심 정도이겠지만 나는 달라. 그래서 정국이한테 당당해질 수 없다.

 

"그래. 그렇구나. 어쨌든 좋다는 거니까?"

"..."

"노래 좋던데. 그 곡, 누군가 생각하며 쓴 거지?"

 

어떻게 안 걸까. 내가 너무 티나게 작사를 해서 정국이가 알아버린 걸까. 꼭꼭 숨겨둔 내 마음을. 정국이는 눈치채 버린 걸까. 쿵쾅거리는 심장소리가 너무 커서 머리가 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응."

"좋아하는 사람이야?"

"응?"

"햄이가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이지?"

"..."

"이런 팬심 같은 게 아닌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

 

맞아. 정국아. 그게 너라고 몇 번이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닿을 수 없는 마음이라는 걸 알기에 그저 팬심으로만 남을 생각이야.

 

"맞아. 진짜로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노래."

"..."

"하루에도 수십번씩, 잠들기 전에도 늘 그 사람의 행복을 기원했으니까. 더 밝게 빛나는 별이 되도록."

"나였으면 좋겠다."

 

정국이는 시선을 바닥으로 고정시킨 채 혼잣말처럼 속삭였다.

 

"햄이가 좋아하는 그 사람."

"..."

"그럴 리는 없겠지만."

 

정말 알 수가 없다. 다가서려는 용기가 나려고 하면 정국이는 선을 그어버린다. 그럴 리가 없다는 건 내가 친구자리에 있어주길 바란다는 말인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뽀뽀는 안 했지?"

"왜 자꾸 뽀뽀타령이야?"

"네 눈빛이 너무 이글거리길래. 뽀뽀라도 할 줄 알았지. 난."

 

윤기는 나갈 때와 마찬가지로 정국이를 놀리며 작업실 안으로 들어왔다.

 

"뭐야. 뽀뽀가 아니라 욕이라도 했냐?"

"그건 또 뭔 소리야?"

"햄이, 얼굴 완전 울상인데. 햄아, 말해 봐. 내가 전정국 혼내줄 테니까."

 

윤기는 너무 눈치가 빠르다. 내 감정을 숨기지 못할 정도로 너무 잘 알아서 당황해버렸다.

 

"아니. 아무 일도 없었어."

"음, 그럼 한 대만 맞아라."

 

윤기가 짝 소리나게 정국이의 등을 때렸고 정국이는 등을 부여잡으며 소리를 질렀다.

 

"아! 왜 때려?"

"햄이 괴롭혔잖아."

"안 괴롭혔다니까?"

"네 의도가 어땠든 햄이가 싫어하면 괴롭힌 거야."

 

윤기의 말에 정국이는 장난기가 없는 얼굴로 윤기를 마주봤다.

 

"형이 그걸 왜 신경 써?"

"내가 신경써야할 사람이니까. 햄이는."

"어째서?"

"내가 키울 거야. 햄이."

"뭐?"

"내가 가수로 키울 거라고. 햄이."

 

분명 덕질로 시작했는데. 아무 것도 하지 못 할 거라고. 정국이도 윤기도 모두 먼 사람처럼 느껴졌는데. 나는 오늘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메인 프로듀서에게 캐스팅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