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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번째 이야기




고깃 씀.









“어서와, 정국아.”




유성의 목소리가 한껏 들떠 보임과 동시에 그녀의 목소리가 두 개로 줄어들었다. 곧 있으면 정국과 같은 한 음으로만 나게 될 것이다. 어쩌다가 아무런 목소리도 가지고 있지 않던 유성이 그 많은 목소리를 갖게 되었는지, 감정을 배우며 목소리가 점점 한 음으로 나기 시작한 것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 한다. 심지어 신조차도.




“오늘은 많이 힘들어 보이네. 기분이 안 좋아 보여, 정국아.”




“너 말하는 게 되게 많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래? 정국이 네가 그렇게 말해 주니까 기쁘다.”




“말할 때마다 내 이름을 붙이네. 내 이름이 그렇게 좋아?”




정국이는 유성이 자꾸 본인의 이름을 넣어서 말을 하는 게 사랑스럽고 귀여웠는지 쿡쿡 웃어댄다.




“응. 좋아, 정국아.”




그 순간 정국은 당황하고 만다. 유성이 말한 좋아의 뜻이 저를 향한 게 아니란 걸 아주 잘 알지만 저도 모르게 멈칫한다. 좋아라는 말과 정국이라는 말이 동시에 뱉어졌을 뿐인데 이렇게 심장이 빨리 뛰다니. 정국의 얼굴은 한껏 달아오른다. 그리곤 숨을 조여오듯 빠르고 크게 뛰는 심장을 달래본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고… 그러나 심장은 진정할 줄 모르고 여전히 요동친다.




“왜 그래, 정국아. 어디 아파?”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유성은 정국을 유심히 쳐다본다. 그리곤 꼭 끌어안는다. 저번에 정국이 불안해 보였을 때 안아 줬던 것처럼. 그때처럼 이번에도 꼭 안아 준다. 이번에도 어딘가 불편해 보여서. 그러나 유성의 그런 행동은 정국의 설레는 감정을 더욱 더 크게 만들 뿐이었다.




저번에 안아 줬을 때는 편안해지는 것 같았는데 정국이 불편해하자 유성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게 아닌가? 유성은 정국을 유심히 바라본다. 정국은 유성의 시선에 얼굴이 더 달아오른다. 유성은 한껏 빨개진 정국의 얼굴을 보며 물어본다. 왜 이렇게 얼굴이 빨개? 어디 아프다는 건가? 정국은 괜찮다며 놔주라고 말한다. 유성은 알겠다 대답하며 정국을 놔준다. 정국은 유성에게서 고개를 돌린다. 그리곤 숨을 내뱉는다.




“혹시 내가 뭐 잘못했어?”




유성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본다. 어느새 저 감정까지 배웠을까.




“아니, 아니. 그냥……”




유성은 정국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냥 뒤에 말이 나오길 기다리는 듯하다. 정국은 변명을 할까 좋아한다고 고백을 할까 고민한다. 근데 과연 유성이 좋아한다라는 감정을 알까. 사랑이라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을까. 정국은 머뭇거리다 이내 유성의 얼굴을 바라본다. 그러자 갑자기 별빛들이 쏟아지며 유성의 모습이 빛나기 시작한다. 마치 가로등 아래에 서 있는 느낌이다.




가로등 같은 저 별들의 빛 때문이었을까 아님 그저 상대가 유성이라서 그랬을까 정국은 힘들었던 일들은 전부 잊은 채 돌이킬 수 없는 말을 내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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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해, 유성아.” 












다음 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