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가씨, 힘 주십시오! "
" 나도 최대한 힘 준거야... "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치장. 씻는 것만 1시간이 걸렸다. 모든 치장을 다 끝내는데 걸리는 시간 5시간... 난 죽음을 맛보는 줄 알았다.
" 역시 아가씨는 아름다우셔요. "
" 입에 침 바르는 소리 하기는. "
" 진짠데... "
성인식이라 함은 20살이 되는 날에 귀족들의 자녀들만 황궁에서 여는 성인식에 참여해 성인식을 치르는 날이다. 각자만의 색깔로 자신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꾸민 후 황궁으로 향한다.
매년 열리는 이 성인식, 하지만 소설에서도 본 적 없는 스토리기에 성인식이 어떻게 치러지는지도 모르는 세아는 궁금했다.
성인식이라...
감회가 새로웠다. 성인식을 치르고 나자마자 도망을 가기로 한 내가 성인식을 치르고 여전히 이 집에서 머물 생각에 느낌이 이상했다.
...별일 없었으면 좋겠네.
붉고 화려한 드레스가 세아의 외모를 더욱더 빛나게 해줬다. 정호석 덕분에 세아의 마녀의 눈을 숨길 수 있게 되었다.
눈동자도 붉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랬다간 마녀인 게 들통나고 말 것이다. 어쩔 수 없지 뭐.
" 배... 고프시죠? "
" 당연한 소릴... "
" 참으세요. 단 한 번밖에 없는 성인식을 완벽하게 꾸며야 되지 않겠어요? 아님 물이라도 조금 드실래요? "
" 됐어... "
드레스가 구겨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편하게 앉아 있을 수도 없었다. 욕이 나오기 직전쯤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똑, 똑, 똑
" 아가씨, 김태형 도련님입니다. "
" ...? 뭐지... 들어오셔라 해라. "
덜컥 -
" 무슨, 일이세요? "
" 줄게... 있어서. "
" ...? "
김태형은 작지만 예쁜 상자를 건넸다. 상자를 받아 열어보니 귀걸이가 놓여 있었다.
드레스 코드와 어울리는 붉은 보석이 달려있는 화려한 귀걸이였다. 디자인도 특이했으며 이상하게 이 귀걸이를 멍하니 쳐다보게 됐다.
" 마력석으로 만든 거야. "
" 아... "
어쩐지 느낌이 다르다 했다.
" ...고마워요. "
" 그래, 나중에 보자. "
" 네 "
김태형은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다 잠시 멈추더니 뒤를 돌아봤다.
" ...? "

" 축하해. 성인이 된 걸. "
처음이다. 축하한다는 얘기를 들은 게. 다소 어색한 말투였지만 진심은 느껴졌다.
" 감사해요. 오라버니. "
세아도 약간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서로 향한 미소는 조금의 거짓이 없는 미소였다.

" 아가씨, 이제 가야 할 시간입니다. 마차 준비가 끝났다고 합니다. "
" ...그래, 가자. "
약간 떨리는 마음을 가진 채 방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문이 열리자 화들짝 놀라는 김여주가 보였다.
아무래도 문 앞에서 들어오지도 못하고 망설이고 있었던 것 같다.
" ㅈ...저... "
김여주. 작가가 김여주의 몸에 들어가 날 괴롭혔지. 그런데 작가가 빠져나간 후부터는 완전 새사람이 된 듯 변했다. 내 눈치를 보는 건 기본이었으며, 항상 불안에 휩싸여 있었다.
" ... 무슨 일이냐. "
" 성인이 되신...걸... 축하드려요...! "
" ...그래. "
" 그리고...이거요... 성에도 안 차시겠지만... "
그녀가 건넨 건 김태형처럼 작은 상자였다. 안 받기는 좀 그래서 받아들였다. 상자를 열어보니 팔찌가 놓여 있었다. 이미 내 손목엔 충분히 많은 팔찌가 차지하고 있었다. 팔찌가 화려한 건 아니었다. 깔끔 하면서도 존재감이 있는 예쁜 팔지였다.
그녀가 직접 신중히 고른 팔찌라 한다. 내가 팔찌를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으니 벌벌 떠는 김여주가 보였다.
내가 화라도 낼까 봐 그런 건지 눈을 아래로 깔아 애꿎은 손만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 고마워. "
" 네? "
세아는 자신의 손목에 있던 여러 팔찌를 빼낸 후 김여주가 준 팔찌를 꼈다.
" 예쁘네. "
세아가 약간의 미소를 지어 보이자 김여주의 표정은 풀리는 동시 울먹거렸다.
어... 울리려는 게 아닌데...
소설과는 완전히 틀어진 지금, 모든 걸 바르게 고치기 위해서는 먼저 내 주변 사람들로부터 시작한다.
비록 정말 내가 싫어하던 캐릭터였지만 이젠 쟤도 나도 변했기에 변한대로 살아가야 한다.
" 어서 가자꾸나, 전부 기다리고 있을 거야. "

" ...네! "
얘랑 단둘이 옆에 나란히 서서 걸어갈 거라고 누가 알았을까?
.
.
.
.
정문으로 걸어 나가자 크고 화려한 마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나와 여주를 기다리는 3명도 보였다.
우리는 마차에 올라탔고 어색하지만 좋은 마음으로 함께했다.

" 긴장하지 말거라. 좋은 하루가 될 거야. "
내게 저렇게 말했지만 오히려 긴장한 건 대공님 같았다.

" 잘할 수 있을 거야. "
" 네. "
" 성인이 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게 뭐야? "
태형 오라버니가 물었다.
" 글쎄요. "
그러게, 뭘 해야 할까? 생각보다 아무 계획이 없다. 그냥 흐르는 대로 움직이고 싶다. 물 흐르듯.
" 가족과 함께 잠시 먼 곳으로 떠나 시간을 보내고 싶네요. "
민망도 잠시, 성인식 끝나자마자 가자며 어디로 가고 싶냐고 묻는 대공님에 진이 다 빠졌다. 대공님, 저 아직 성인식 치르지도 않았어요...ㅋㅋ
마차가 멈추자 우리는 내렸다. 화려함의 극치를 달하는 황궁.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정말 대단하다.
" 가자꾸나. " 대공
" 네...! "
한 발, 한 발 내딛는 발걸음. 내 삶의 시작은 이제부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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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를 원하시길래 아주 약간 스포를 해드리죠.
다음편에 사건이 터져요. 아주 큰 사건. 난리가 나요.
세아 흑화 합니다^^
ㅋㅋㅋㅋ 손팅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