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261






정국은 겨우 잠에 든 여동생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여동생이 보검을 떠올리면 다시 우울증에 빠질 게 분명했다. 아니, 어쩌면 그 이상의 일이 일어날지도 몰랐다.
"돼지야. 왜 자꾸 아프고 그래."
정국이 여동생의 이마 위에 손을 얹는다. 여동생을 바라보는 정국의 눈동자에 슬픔이 가득하다.
"오빠가 대신 아플게. 그러니까 너는 아프지마."
여동생의 손을 맞잡은 정국의 두 손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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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에서의 윤기는 항상 여동생을 바라보고 있었다. 단순하게 새빨간 치마에 노란색 저고리를 입어도 윤기의 눈에는 여동생이 제일 아름다워 보였다.
윤기는 자신의 집 담을 넘고 나오는 여동생을 얼떨결에 품으로 받아냈다. 여동생과 윤기의 눈이 맞닿았다. 짧은 순간이지만 윤기에게는 그 어느때보다 강렬했다.
'저기 죄송합니다.'
'잠시만. 낭자.'
단 하나만 묻겠소. 무엇입니까. 이름이 무엇이오? ㅇㅇㅇ이라고 하옵니다. 오늘 일은 잊어주시길 바랍니다. 허둥지둥 달아나는 여동생의 모습에 윤기는 절로 웃음이 나왔다.
'윤기야. 너도 이제 혼례를 올려야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
'꼭 정인으로 품고 싶은 여인을 만났습니다.'
'어떤 여인이냐.'
여동생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윤기는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윤기의 꿈 속에서 여러 장면이 급하게 지나간다. 벚꽃잎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흩날리는 벚꽃 아래에 그녀가 있었다. 그녀의 곁에는 윤기가 아닌 다른 남자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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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봉지부터 치워야지. 정국은 여동생이 깨기 전에 약봉지를 꺼내 현관을 빠져나갔다. 집 안에 버리면 여동생이 의심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였다.
근처 분리수거 통에 약을 버리고 오는 길에 정국은 잔잔히 뺨을 스쳐지나가는 바람에 걸음을 멈췄다. 정국은 하늘을 향해 손바닥을 폈다. 정국의 손 위로 핑크색 벚꽃잎이 떨어져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