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ksi Penggemar Sanghyun & Lipwoo/Sanglip] Demam

대만은 생각보다 더웠다. 비행기 문이 열리자마자 훅 끼쳐오는 공기에 상현은 순간 숨을 멈췄고, 한국에서 막 넘어온 봄의 온도와는 전혀 다른 계절 속에 혼자 던져진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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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한자 간판과 빠르게 흘러가는 중국어, 그리고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까지 모든 게 어딘가 현실감이 없었고, 교환학생이라는 단어 하나로 설명하기엔 이곳의 공기가 너무 생생하게 피부에 와 닿았다. 


 “와… 진짜 덥다…” 작게 중얼거리면서 상현은 셔츠 깃을 조금 잡아당겼다.


 “이거 적응… 되긴 하겠지…” 학교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도 상현은 계속 창밖만 바라봤다. 


오토바이가 끝없이 이어지고, 습한 공기가 창문 너머로까지 느껴지는 풍경 속에서 ‘여기서 진짜 한 학기를 보내야 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뒤늦게 실감 났다. 



그때 옆에서 조심스럽게 들려온 “Excuse me”라는 말에 고개를 들었고, 이어진 어색하지만 또렷한 한국어 “자리 괜찮아요?”라는 질문에 상현은 잠시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를 바라봤다. 


 “…아, 네. 앉으세요.” 처음 보는 사람이었지만 이상하게 눈에 남는 얼굴이었다. 


그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자리에 앉았고, 잠깐 망설이다가 다시 말을 꺼냈다. “한국에서 왔어요?”



 “네. 교환학생으로 왔어요.” 


“…아.” 짧은 대답이었지만,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나도 여기 학생이에요.” 


“아, 진짜요?” “응. 최립우.” 낯선 이름이었지만 한 번에 기억에 남았다. 상현은 조금 늦게 반응했다. 


 “상현이에요.” “…상현.” 그가 천천히 이름을 따라 불렀다. 발음이 아주 조금 달랐는데, 이상하게 그게 더 또렷하게 들렸다. 


 “발음… 괜찮아요?” “응. 좋아요.” “…다행이다.” 그가 작게 웃었다. 


 “처음이에요? 대만?” “네.” “힘들 거예요, 처음엔.” 상현은 잠깐 시선을 피했다. 이미 조금 느끼고 있었으니까. 


 “…그럴 것 같아요.” 립우는 창밖을 한 번 보고, 다시 말했다. “덥고, 습하고… 시끄럽고.” “…지금도 좀 그래요.” 


“그래도” 그가 잠깐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어갔다. 


 “괜찮아질 거예요.” 그 말은 이상하게도 위로처럼 들렸다. 짧은 말이었는데,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았다. 


 버스가 멈추고 함께 내린 뒤 기숙사까지 같이 걸어가게 되었고,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는데도 어색하지 않은 침묵이 이어졌다. “기숙사 어디예요?” 


“아… 저기.” “같네.” 상현이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진짜요?” “응.” 잠깐, 둘 다 웃었다. “한국에서는 뭐 했어요?” “대학교 1학년이에요. 이제 막 입학하고…” 


“아, 신입생.” “…네.” “그럼 여기서 처음 많겠다.” 


“처음이요?” “처음 사는 거. 처음 느끼는 거.” 그 말이 이상하게 남았다. 기숙사 앞에 도착해 “고마워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그는 “별거 아니에요”라며 가볍게 웃었고, 돌아서려는 순간 상현은 자신도 모르게 “학교에서 또 볼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또요?” “…아, 아니 그게…” 상현이 말을 흐리자, 립우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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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 거예요.” “…진짜요?” “같은 학교니까.” 그 말이 이상하게 안심이 됐다. 그가 돌아섰다.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면서 상현은 이유 없이 시선을 떼지 못했다. 


 “…이름, 또 기억해야겠다.” 작게 중얼거린 말이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 같았다. 그날 밤, 낯선 기숙사 침대 위에 누운 상현은 쉽게 잠들지 못했다. 이상하게 머릿속에서 계속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올랐고


“최립우…” 조용히 이름을 한 번 불러보는 순간 심장이 아주 조금, 빨리 뛰었다. 


 이게 뭔지 아직은 몰랐지만 분명, 평소와는 다른 감정이었다.